김용태 “자리 내놓더라도 소신 지키는 게 신념” [북악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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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자리 내놓더라도 소신 지키는 게 신념” [북악포럼]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2.06.08 2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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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206)> 김용태 최고위원(국민의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국민의힘 김용태 최고위원이 6월 7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 연단에 섰다. ⓒ시사오늘
국민의힘 김용태 최고위원이 6월 7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 연단에 섰다. ⓒ시사오늘

한나라당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정당 중 하나였다. 일각에선 그들을 두고 ‘신이 내린 정당’, ‘나라를 팔아먹어도 득표율 40%를 받을 정당’이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했지만, 이런 평가는 한나라당이 그만큼 폭넓은 지지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이 같은 한나라당의 성공에는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정병국 전 의원을 주축으로 한 ‘소장파’의 존재가 있었다. 이들은 한나라당이 중심을 잃고 흔들릴 때마다 당이 극단으로 치닫지 않도록 ‘브레이크’ 역할을 하며 중도층을 붙잡아뒀다. ‘쓴소리’를 싫어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권력을 틀어쥔 후 남·원·정의 목소리가 힘을 잃자, 새누리당이 급격히 우향우 하는 모습을 보였던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렇다면 제20대 대선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연달아 승리한 국민의힘은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중 어떤 길을 가게 될까. 그 해답은 ‘신(新) 소장파’로 부를 만한 김용태 최고위원에게 달려있다. 지난해 5월 전당대회에서 청년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그는 “우리는 더불어민주당과 달라야 한다. 국민의힘은 내로남불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당정을 향해 끊임없이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시사오늘>은 보수 정치의 미래를 엿보기 위해 6월 7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 연단에 선 김 최고위원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현실 정치서 소신 지키는 건 어려운 일”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내에서 ‘Mr.쓴소리’로 불린다. ⓒ시사오늘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내에서 ‘Mr.쓴소리’로 불린다. ⓒ시사오늘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내에서 ‘Mr.쓴소리’로 불린다. 그러나 같은 당 동료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견디면서까지 소신을 지키는 건 그에게도 힘겨운 일이었을 터다. 그래서인지 김 최고위원은 존 F. 케네디가 쓴 <용기 있는 사람들>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존 F. 케네디가 쓴 <용기 있는 사람들>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여기서 그는 양심적인 의원들이 세 가지 압력을 받는다고 합니다. 우선 케네디는 ‘인간은 동료들에게 칭찬받을 때 기뻐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치인 역시 비난보다 칭찬을, 경멸보다 호평을 좋아하기 때문에 동료들의 입장을 거북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겁니다.

두 번째로는 ‘다음 선거를 생각하면서 재선을 바란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당을 향해 쓴소리 하는 사람을 어느 정당이 좋아하겠습니까. 우리나라에선 당대표가 공천권을 쥐고 있는데, 당에 쓴소리를 하는 사람에게 공천을 줄까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세 번째 압력은 ‘이익 단체의 집단적 편지 공세와 경제 단체로부터 압력, 일반 유권자로부터의 압력’이라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업계에 불리한 발언을 한 정치인은 그 업계로부터 비토를 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정치에 들어와 보니, 정치인들이 소신을 지키는 건 굉장히 어렵습니다. 동료들에게 질타보다는 칭찬을 받고 싶고, 현역 의원이라면 재선을 해야 하고,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표를 얻어서 당선돼야 하니까요. 현실 정치에서는 그게 당연한 겁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 원내에 진입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정치인으로서 소신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저 역시 당원을 대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당원들의 생각과 크게 다른 이야기를 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소신의 기준이 1부터 10까지 있다면, 우선순위 4번 안에 들어오는 가치는 그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겠다는 게 제 신념입니다.

정치를 하다 보면 선순위 가치를 지키기 위해 후순위 가치를 포기하고 타협해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정치는 결국 갈등을 조정하는 일이니, 모든 걸 제가 다 가져올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생각하는 제1순위에 대해서는 절대 타협을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 설사 제가 당선이 될 수 없더라도 그 가치는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전 장려하려면 폐기물 처리 문제부터 해결해야”


김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탈원전’에 대한 자신의 소신도 밝혔다. ⓒ시사오늘
김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탈원전’에 대한 자신의 소신도 밝혔다. ⓒ시사오늘

‘소신의 정치’를 하는 이유에 대해 밝힌 김 최고위원은, ‘탈원전’에 대한 자신의 소신도 밝혔다.

“우리나라는 원전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많습니다. 석탄 발전을 줄이고 무탄소 에너지원인 원전을 늘려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저는 조금 생각이 다릅니다. 어쨌든 원전은 핵 폐기물에 대한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준위 폐기물은 해결을 했지만, 고준위 폐기물은 처리를 못하고 다 땅에 묻어 놓은 상태입니다.

경주에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설치하는 것도 겨우 했는데,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을 우리 지역에 설치한다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그 지역 자치단체장이, 주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이건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책임 있는 보수 정치인들이라면 원전을 이야기할 때 폐기물에 대한 처리 방안도 국민들께 설명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가 원전 강국이니 만큼 원전을 이용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폐기물 처리 문제가 선행되지 않는 한 원전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우리가, 우리 아들 딸이 살아가야 할 세상에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원전을 말하는 건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모두 비판받아야 할 사안입니다. 갈등을 해결하고 정답을 내놓기 버거우니 정치인들이 피하고 있는 겁니다. 저는 우리 당이 이런 문제에 대해 해답을 내놓고 원전 사용을 장려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김 최고위원은 기성 정치권에 환경·에너지 문제라는 화두를 던지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작년에 EU가 굉장히 충격적인 법안을 발표했습니다. 탄소국경조정제도라는 건데요. 앞으로 EU에 들어오는 공산품의 경우 다른 지역에서 만들어온 제품의 탄소 배출량이 EU에서 배출한 것보다 더 많다면 거기 관세를 물리겠다는 겁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 탄소국경조정제도 이야기를 했고요. 아마 미국에서도 곧 시행되리라 예상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중이 굉장히 높은 나라입니다. 그리고 신재생에너지는 5%밖에 안 됩니다. 여전히 우리는 석탄과 LNG 가스로 발전을 하기 때문에 당연히 탄소 배출량이 미국이나 EU보다 많습니다. 즉, 저 제도가 시행되면 우리나라는 직격탄을 맞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대응책은 미미합니다. 우리 정치권이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들은 기후 변화와 에너지 문제를 연계해서 이용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대한민국이 이런 시류를 잘 읽고 위기를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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