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주고 컵 주고’…편의점 ‘일회용컵 보증금제’ 반납처 지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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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주고 컵 주고’…편의점 ‘일회용컵 보증금제’ 반납처 지정 논란
  • 손정은 기자
  • 승인 2022.06.20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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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주협의회 "편의점은 재활용 수거장이 아니다"
점주들 "공병도 스트레스…담배꽁초 등 더러운 경우 많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오는 12월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일회용 컵 반납처로 편의점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픽사베이
오는 12월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일회용 컵 반납처로 편의점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픽사베이

오는 12월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일회용컵 반납처에 편의점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져 관련 업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환경부는 한국편의점산업협회와 GS25, CU 등 국내 대형 편의점 본사 관계자와 첫 대면회의를 하고 일회용컵 회수를 각 편의점에서도 시행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회용컵 반환 장소를 커피전문점 이외의 장소인 편의점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커피전문점의 수거 부담을 줄이고 외부에서 10% 이상을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각 편의점은 커피전문점에서 발생하는 일회용 컵 1개당 4원씩을 받고 대신 회수하는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편의점 점주들은 강력히 반발했다. 서울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A씨는 "반납을 받게 되면 일거리는 늘어가고 얼마 되지 않는 돈을 받고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엄청 많아질 게 뻔하다"라며 "만약 본사와 협의가 된다면 직영점 같은 경우는 어쩔 수 없이 하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점주 B씨도 "편의점 규모도 넓지 않은데 재활용 쓰레기까지 모아두게 되면 편의점 이용 고개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병 수거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일회용 컵까지 받으면 일이 배가 된다. 공병 같은 경우도 담배꽁초가 들어가 있는 등 더러운 경우가 많다. 편의점은 고물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점주들의 집단행동도 예상된다. 지난 16일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편의점은 재활용 수거장이 아니다. 일회용 커피컵 수거처로 편의점을 포함하겠다는 환경부 방침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이 같은 방침은 점포 환경이나 편의점주 입장·고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이자 전형적인 땜질식 처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환경부가 2년여 동안 추진한 허점투성이 컵 보증금제가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대상으로 시행하려다 반발에 부딪히자 꼼수를 내놓은 것"이라며 "공병 회수에 이어 일회용 컵까지 수거하게 된다면 편의점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 환경부가 점주 의사는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할 때 6만여 편의점주는 집단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부 관계자는 "편의점을 회수처로 확대하겠다고 강제하는 단계가 아니다"라면서 "일회용 컵 회수처를 확대하기 위해 여러 업체를 만나 이야기 나누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가맹점 점포 크기나 업무 범위, 근무 체계 등을 감안하면 무리수가 있다"라며 "예전부터 시행해 온 공병 서비스는 이미 정착이 되긴 했지만, 일회용 컵 회수건은 다소 어려움이 있다. 편의점이 주변 곳곳에 있으니 사회적 기능을 더 할수 있냐고 보는 것 같지만, 현장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 편의점, 홈쇼핑, 제약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매순간 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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