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결제 여파에 앱·OTT 이어 음원까지…“구글, 스마트폰 3대 시장 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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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앱결제 여파에 앱·OTT 이어 음원까지…“구글, 스마트폰 3대 시장 독점”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6.20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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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 이용료 10% 인상…지니뮤직·벅스는 검토中, 유튜브 뮤직만 '그대로'
구글, 인앱결제 강제하며 수수료 30% 가져가…정책 거부하면 앱마켓서 퇴출
유튜브뮤직, 끼워팔기로 국내 시장 2위까지…"구글, 스마트폰 3대 시장 독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구글이 자사 앱마켓(플레이스토어)의 인앱결제를 강제하면서 국내 음원 시장마저 흔들리고 있다. ⓒ와이즈앱 인사이트 보고서
구글이 자사 앱마켓(플레이스토어)의 인앱결제를 강제하면서 국내 음원 시장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앱마켓 △OTT △음원 서비스 등 국내 스마트폰 3대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와이즈앱 인사이트 보고서

구글이 앱마켓(플레이스토어)의 인앱결제를 강제하면서 국내 음원 시장 경쟁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굳건한 1위를 유지했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멜론’과 구글의 ‘유튜브뮤직’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구글의 수수료 정책으로 멜론이 이용료를 약 10% 일괄 인상하게 된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구글이 국내 ‘인앱 시장’,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에 이어 스마트폰의 3대 요건인 ‘음원 서비스 시장’까지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멜론, 29일부터 이용권 10% 인상…"구글 인앱결제로 부득이한 결정"


2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의 음원 플랫폼 멜론은 오는 29일부터 이용권 가격을 일제히 인상할 계획이다. 

멜론 이용권은 △모바일 스트리밍클럽 6900원→7600원 △스트리밍클럽 7900원→8700원 △스트리밍 플러스 1만900원→1만2000원 △Hi-Fi 스트리밍 1만2000원→1만3200원 등으로 평균 10% 가격이 상향됐다. 

멜론 측 설명에 따르면 이번 가격 인상은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 때문이다. 멜론은 최근 공지사항을 통해 “구글 정책에 의거한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적용으로 부득이하게 안드로이드 앱 내 멜론 이용권 가격이 인상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구글은 올해 4월부터 국내 앱의 외부 결제 방식(아웃링크)을 금지하고, 해당 정책을 준수하지 않는 앱은 이달부터 구글플레이에서 삭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인앱결제란 구글이 자체 개발한 내부 결제 시스템으로, 자사 ‘플레이스토어’에서만 유료 앱을 결제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구글은 이용자들이 결제한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가고 있다. 

구글의 조치에 따라 음원 플랫폼을 비롯한 국내 콘텐츠 기업들은 일제히 서비스 이용 요금을 10~20% 수준으로 인상 중이다. 실제로 토종 OTT 시즌은 9900원에서 1만1400원으로(15.2%↑), 네이버와 카카오는 웹툰·웹소설 이용료를 100원에서 120원으로(20%↑) 올렸다. 멜론의 경쟁사인 KT의 '지니뮤직'과 NHN의 '벅스' 역시 가격 인상과 시기를 검토 중이다.

 

유튜브뮤직, 2위 올라 멜론 턱밑 추격…경쟁사 가격 올려 점유율 높이나


이러한 가운데 음원 부문에서 구글의 유튜브 뮤직이 국내 1위 멜론과의 격차를 큰 폭으로 줄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유튜브뮤직 CI
유튜브뮤직은 국내 출범 첫 해인 2019년 월 사용자가 64만 명에 불과했으나, 구글의 '끼워팔기'에 힘입어 올해 국내 음원 시장 2위에 등극했다. ⓒ유튜브뮤직 CI

업계에서는 이번 멜론의 이용료 인상이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지다가, 구글의 유튜브뮤직에게 1위를 뺏길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앱 분석 기관 '와이즈앱'에 따르면, 만 10세 이상의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 조사 결과 지난 5월 음원 서비스 사용자 수는 멜론이 649만 명, 유튜브 뮤직 586만 명으로 집계됐다. 양사 격차는 현재 63만 명으로, 이는 지난해 4월(233만 명) 격차를 구글이 큰 폭으로 따라잡은 수치다. 2021년 4월 기준 멜론 이용자는 531만 명, 유튜브 뮤직 298만 명이었다. 

유튜브뮤직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2019년 월 사용자는 64만 명에서 출발했으나, 2020년 2월 122만 명을 기록하더니 지난해부터 단숨에 국내 시장 3위로 올랐다. 또한 올해 2월부턴 1년 만에 가입자가 200만 명 이상 증가하더니 이용자 497만 명을 돌파했다. 

유튜브뮤직의 빠른 성장세는 사실상 구글의 측면 지원 행보인 '끼워팔기' 전략 덕분이다. 구글은 글로벌 동영상 업계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유튜브를 기반으로 유료 구독자인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들에게 유튜브뮤직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엔 앱마켓 플레이스토어의 인앱결제까지 더해, 경쟁사들의 이용료 인상과 경쟁력 약화를 유도하고 있는 셈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올해 2월 결제액 기준 국내 앱 마켓 점유율은 △구글플레이 73.8% △원스토어 14.4% △애플 앱스토어 11.8%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구글 인앱결제 강행이 본격화된 이달부터 멜론과 유튜브뮤직의 격차가 더욱 빠른 속도로 좁혀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심각한 문제는 이런 구글이 유튜브에 이어 국내 음악 시장까지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며 "구글이 ‘인앱 시장’,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에 이어 ‘음악 서비스 시장’ 마저 독점하려는 의도로 보여진다. 통신 소비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에 따르면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로 OTT·음원 서비스 가입자는 연간 2300억 원, 웹툰·웹소설 이용자는 690억 원을 추가 부담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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