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스마트폰 안 산다…‘초비상’ 전자업계, ‘피눈물’ 반도체 [고물가 경영전략]
스크롤 이동 상태바
TV·스마트폰 안 산다…‘초비상’ 전자업계, ‘피눈물’ 반도체 [고물가 경영전략]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6.27 1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LG 유톻망 베스트바이, 재고 쌓였다…삼성전자, 생산 감축으로
삼성-LG, 위기관리 대응 '총력'…가전·모바일·IT용 반도체 기업 '한숨'
메모리 가격 곤두박질…증권가, 삼성·SK하이닉스 영업익 전망 하향
삼성·SK, 기업 서버용 SSD에 '집중'…"하반기 산업 둔화는 불가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국내 전자업계가 역대급 고(高)물가에 휘청이고 있다. 고물가에 고금리까지 더해지자 가전과 모바일 등 IT 기기 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LG전자 CI
국내 전자업계가 역대급 고(高)물가에 휘청이고 있다. 고물가에 고금리까지 더해지자 가전과 모바일 등 IT 기기 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LG전자 CI

국내 전자업계가 역대급 고(高)물가에 휘청이고 있다. 고물가에 고금리까지 더해지자 가전, 모바일 등 IT 기기 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는 생산량을 조정하는 등 위기관리체계에 돌입했으나 올해 2분기 실적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LG '큰손' 유통망 재고…재고자산 55%, 28%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체 양강(兩强)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고물가로 인한 수요 부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TV와 스마트폰 등 가전·IT 제품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재고가 점차 쌓이고 있어서다.

이달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에 따르면, 세계 최대 가전제품 유통망 ‘베스트바이’(Best Buy)의 올해 1분기 재고회전일수는 60일에서 74일까지 늘었다. 재고회전일수란 재고가 전부 소진될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으로, 물건이 팔리지 않아 재고로 남아 있는 시간이 2주 가량 늘어난 셈이다. 

특히 베스트바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제품을 유통하는 ‘큰 손’으로, 양사의 5대 매출처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해당 유통업체에 재고가 쌓일수록 양사도 직간접적 피해를 입는 셈이다. LG전자의 경우 디스플레이 패널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의 재고일수도 67일로 늘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약 47조5907억 원)은 전 분기 대비 약 15% 증가했고, LG전자의 재고(10조2143억 원)는 5% 늘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55%, 28% 가량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 삼성D에 구매 일시중단 통보…LG전자 비상회의


결국 삼성전자는 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예 생산량을 줄이기 시작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한 부품 업체에 스마트폰·TV용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부품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닛케이아시아〉 등 일본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재고 급증에 대한 우려로 신규 조달 주문을 일시 중단하거나 하청업체에 부품 출하를 지연시켜줄 것을 당부했다. 

삼성과 LG는 또한 실적 저하 우려에 따라 그룹 전체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종합 리스크 관리 전담 조직 ‘BRM’(사업위기관리)을 올해부터 신설하고, 통합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기존 각 사업 부문별로 리스크를 관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유관부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발 빠르게 점조직처럼 대응하기로 변경한 것. 이번 고물가 사태를 무겁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LG그룹도 지난달 30일부터 LG전자 HE(홈엔터티엔먼트) 사업본부를 시작으로 계열사별 전략보고회를 개최하고 있다. 계열사 최고경영자가 구광모 회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형식이다.

 

가전 울면 반도체는 피눈물…소비자향에서 기업향으로 사업전략 변화


D램 생산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수요 둔화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각사 CI
D램 생산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수요 둔화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각사 CI

메모리반도체인 D램은 특히 IT 업황에 크게 좌우된다. PC·노트북 등 IT 기기 수요가 줄어들자, D램 생산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수요 둔화 위기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D램은 최대 8%, 낸드플래시는 최대 5%까지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분기 하락폭(0~5%)의 2배 수준이다. 완성품(IT 기기) 수요가 줄어 메모리 재고가 남는 공급 과잉 상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5조 원대에서 14조 원대 후반까지 떨어졌으며, SK하이닉스 연간 영업이익도 당초 18조 원대에서 15조 원 대로 낮아졌다.

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모바일 등 IT 완제품의 부진과 여러 어려운 상황으로 인해 메모리 가격의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양사는 PC·모바일 등 소비자향 제품에서 기업향 서버용 제품으로 사업 전략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데이터 센터 서버에 사용되는 기업용 SSD 가격은 올해 2분기 5~1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전반적인 하락세가 전망되는 3분기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측은 보고서를 통해 "수요 업체(가전·IT 업체)들은 D램 재고가 10~14주 이상으로 연장되면서 구매 수량을 줄이는 동시에 공급계약 협상에서도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DSCC 측도 "유통업체가 경기 침체로 재고를 최소한으로 유지하면서 산업 가동률이 급격하게 둔화될 수 있다"며 "정확한 금액이나 시기에 대해 확신할 수 없지만 올해 하반기 산업이 둔화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