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출범 5년…시중은행 변화 ‘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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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출범 5년…시중은행 변화 ‘물꼬’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2.07.29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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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 편의성, 앱 UI개선, 비대면 상품 확대 기여
인뱅3사, 수익·혁신·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숙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2017년 4월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출범하고 같은해 7월 카카오뱅크, 2021년 10월 토스뱅크가 잇따라 영업을 시작하면서 인터넷은행 삼국시대가 열렸다.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 서비스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 혁신, 수익성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시사오늘(그래픽: 김유종 기자)

우리나라 인터넷전문은행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국내 최초의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은행업 인가를 받은 건 2016년 12월, 출범은 2017년 4월이다.

당시 케이뱅크의 은행업 인가는 여러 면에서 의미가 있었다. 제1호 인터넷은행의 탄생이자 24년만에 나온 은행 신설인가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케이뱅크의 출범이 금융소비자들에게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나아가, 중저신용자에 대한 중금리 대출 서비스 확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중은행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등 2금융권과의 폭 넓은 경쟁이 활성화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케이뱅크 혼자만으로 금융권 전반에 혁신의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건 부족한 느낌이었다. 이후 출범한 카카오뱅크가 상장을 하면서 한때 KB금융지주 시총을 뛰어넘는 파란을 일으키며 금융권에 변화를 촉진했다. 이어 토스뱅크까지 출범해 인터넷은행 삼국시대가 열렸고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은행과의 경쟁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

<시사오늘>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후 발자취와 현안,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봤다.

 

인터넷은행 등장 후 시중은행 어떻게 바뀌었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당시 최대 장점은 비대면 서비스로 꼽힌다. 영업점을 방문할 필요가 없어 금융소비자는 쉽게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인터넷은행 출범과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시중은행들에서도 디지털 전환(DT)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비대면 서비스는 일상적인 금융 서비스로 자리잡게 됐다.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박선지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7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후 4년’을 주제로 열린 e-세미나에서 인터넷은행 등장 후 시중은행의 변화로 모바일 서비스의 △접근성 개선 △수수료 무료 혜택 확대 △비대면 상품 출시 △다양한 금융서비스 제공 등을 꼽았다.

여기에 더해 최근 화두로 떠오른 앱 통합을 통한 종합금융플랫폼 구축, UX·UI 편의성 개선 등에도 인터넷은행 등장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아쉬움도 남았다. 당초 인터넷은행의 주요 목적이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는 지난해 말 목표치를 하회하면서 인터넷은행이 혜택만 받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회피한다는 지적을 불러왔다.

이에 인뱅3사는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리면서 목표치 달성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 금융혁신이 인뱅3사의 공통과제라면, 은행별로도 향후 과제를 안고 있다.

 

적자 시달리던 케이뱅크, 가상자산 업고 성장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출범 이후 한동안 적은 자산규모가 발목을 잡아 적자난에 허덕였다. 그러나 업비트와 제휴를 계기로 수신자산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유상증자 등을 거쳐 자산규모를 늘렸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2018년 말 이자순수익은 339억원에서 2020년 말 464억원으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러나 불과 1년 뒤인 2021년 말 기준 케이뱅크의 이자순수익은 198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자기자본은 2104억원에서 4641억원, 그리고 1조440억원으로 껑충 늘었다.

앞서 2020년 6월 케이뱅크는 업비트와 실명계좌 발급 제휴를 맺었다. 업비트 원화마켓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케이뱅크 통장을 개설하면서 수신액이 늘어났고 케이뱅크는 자산성장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여신사업을 펼칠 수 있었다.

금융권은 케이뱅크의 외형 고속성장에 업비트의 기여도가 적지 않다고 보고있다. 다만 업비트에 치중된 이익구조는 한계가 분명하다.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의 특성은 불안요소다.

케이뱅크는 여신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수익다각화를 꾀했고, 지난해 2분기에 분기 첫 흑자를 달성, 이어 같은해 말 연간 흑자 225억원을 기록하며 출범 후 처음으로 연간 적자에서도 벗어났다. 현재 케이뱅크는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면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진격의 카카오뱅크, 연이은 주가 하락세에 몸살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 출범 이후 약 3개월 뒤인 2017년 7월 출범했다. 인가는 이보다 앞선 같은해 4월 받았다. 제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브랜드에 힘입어 2년만에 흑자를 시현했다. 케이뱅크가 흑자 시현에 4년 가까이 걸렸다는 걸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성장이었다.

이후 카카오뱅크는 2021년 8월6일 상장한 뒤 같은달 주가가 연이어 상승하면서 한때 금융주 1위인 KB금융지주의 시총을 뛰어넘으며 금융 대장주로 등극하기도 했다.

그러나 카카오뱅크 주가는 2021년 8월19일 종가 기준 9만200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보이면서 2022년 7월28일 3만50원까지 떨어졌다.

앞서 카카오뱅크의 IPO 당시 공모가는 3만9000원으로, 상장 1년도 안돼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인뱅3사 중 가장 높게 날았던 카카오뱅크는 주가 하락을 방어하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성장 둔화 우려를 떨처내야한다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혹독한 신고식 치른 토스뱅크, 수익성 개선 과제


토스뱅크의 시작은 그리 좋지 못했다. 토스뱅크가 출범한 지난해 4분기에는 은행권에 대출 한파가 불어닥쳤던 시기였다. 가계대출총량의 한도가 차거나 한도치까지 근접한 은행들이 대출 빗장을 걸며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졌다. 이때 출범한 토스뱅크에 대출 수요가 쏠린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문제는 그 수요를 토스뱅크가 감당하기에는 금융당국으로터 받은 대출총량(5000억원)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결국 토스뱅크는 여신사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출범 후 9일만이었다.

여신은 은행에게 있어 주요 수익원이다. 한동안 수신사업만 할 수 있었던 토스뱅크는 이자비용만 나가고 수익은 없는 고난을 겪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 통틀어 예대사업이 적자를 기록한 유일한 은행이라는 불명예도 안았다.

이같은 어려움 속에서 토스뱅크는 올해 1월 대출 재개를 시작으로 ‘키워봐요 적금’ 등 새로운 수신상품도 선보였다. 아울러 올 하반기 내 ‘모임통장’ 등 새 상품을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며, 은행의 핵심 수익원으로 꼽히는 주택담보대출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토스뱅크가 주담대 시장에 진입하면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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