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존도 낮춰라”…북미 노리는 화장품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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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의존도 낮춰라”…북미 노리는 화장품업계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08.01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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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올해 북미 매출 증가세
LG생활건강, 인수합병으로 영향력 확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아마존 프라임 데이에 참여했던 설화수 윤조에센스, 라네즈 워터 슬리핑 마스크 ⓒ아모레퍼시픽

국내 화장품업계가 시장 다변화 교두보로 북미 지역으로 설정하고 탈(脫)중국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 높은 중국 의존도가 독이 되면서 중국 외 글로벌 시장 투자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들은 북미 지역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북미 지역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중국에 쏠린 시장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02년 북미 시장에 공식 진출한 이후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글로벌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기업 브랜드를 알려 왔다. 특히 최근에는 세포라와 같은 멀티 브랜드 스토어채널과 이커머스 중심의 영업 기반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북미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고, 2분기 매출도 66% 성장했다.

최근엔 아마존 온라인 쇼핑 행사 ‘아마존 프라임 데이’에도 참여했다. 아마존 프라임 데이는 아마존 유료 서비스 회원을 대상으로 매년 열리는 연중 최대 할인 행사로, 지난달 12~13일 이틀(미국 서부 시간 기준)간 진행됐다.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 설화수, 이니스프리 등을 중심으로 해당 행사에 참가했다. 라네즈는 뷰티 & 퍼스널 케어 카테고리 브랜드 랭킹 1위를 기록했으며, 설화수 윤조에센스 제품은 제품이 전량 매진됐다. 이니스프리 ‘데일리 UV 디펜스 선스크린’ 제품도 아마존 뷰티&퍼스널 케어(Beauty&PersonalCare) 카테고리 34위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북미 지역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2019년 미국 화장품 회사인 ‘더 에이본 컴퍼니’(The Avon Company)를 약 1450억 원에 인수하고, 미주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2020년에는 약 1900억 원을 투자해 글로벌 브랜드 ‘피지오겔’의 아시아·북미 사업권을 확보했다. 피지오겔은 독일에서 시작된 더마화장품, 퍼스널케어 브랜드다.

최근에는 미국 더크렘샵(The Creme Shop) 지분 65%를 약 1525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2012년에 설립된 크렘샵은 미국 MZ세대들의 K-뷰티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K-뷰티와 현지 감성의 조화’를 이뤄낸 브랜드로 기초·색조화장품과 뷰티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K팝, K콘텐츠의 강세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는 시점에 크렘샵이 보유한 K뷰티 헤리티지와 현지 마케팅·영업 역량을 활용해 미국 사업을 더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가 북미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는 이유는 높아진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최근 중국이 코로나19 유행을 이유로 도시 봉쇄 조치를 취하면서 국내 화장품 기업들도 큰 타격을 받았다. 2022년 2분기 LG생활건강 화장품 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7.4% 감소했으며, 같은 기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09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특히 중국 비중이 높은 아모레퍼시픽은 아시아 매출이 39% 하락한 영향이 컸다.

화장품 기업들이 북미 시장으로 눈을 돌린 데는 성장 가능성도 영향을 미쳤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시장 화장품 수출액은 8억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1.5% 증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화장품 생산·수입·수출 통계 조사에서도 지난해 화장품 수출국 가운데 북미지역(미국, 캐나다 등) 비중은 전년보다 29.5% 늘었다.

다만, 일각에선 북미 시장에서의 K-뷰티 성장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북미 지역엔 이미 에스티로더, 로레알 등 대형 뷰티 브랜드들이 버티고 있는 실정이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국내 화장품 기업의 북미사업의 규모도 아직 중국에 비하면 비중이 크지 않다. 올해 2분기 아모레퍼시픽의 북미 지역 매출액은 36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분기 국내외 전체 매출 9457억 원의 4%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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