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계몽운동과 샘터의 나눔 [시사텔링]
스크롤 이동 상태바
애국계몽운동과 샘터의 나눔 [시사텔링]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2.08.03 09: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단법인 샘터가 펼치는 나눔 활동이 행복의 순환을 위한 마중물이 되기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기자) 

왼쪽부터 법정 스님, 피천득 작가, 김재순 전 국회의장(샘터 전 이사장), 최인호 작가가 대담집 <대화>를 출간 기념사진 ⓒ샘터

구한말 대한제국은 망국의 길을 걷고 있었지요. 대한제국의 지식인들은 기울어진 국운을 바로잡기 위한 마지막 용트림을 했습니다. 역사는 ‘애국계몽운동(愛國啓蒙運動)’으로 기록하고 있죠.

목표는 ‘국권회복’입니다. 일본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 한민족의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거족적 실력 양성이 절실하다는 시대의식이 발동했습니다.

당시 대한제국의 상황은 백척간두 그 자체였습니다. 러일전쟁에서 러시아의 패전이 짙어지자 일제는 1904년 한일의정서와 한일협약을 통해 본격적인 한반도 침탈에 나섰습니다. 1905년 일제는 을사늑약으로 통감부를 설치해 대한제국을 보호국으로 삼아 외교권을 박탈했습니다. 

한민족은 국권피탈의 위기를 그냥 두고만 볼 수 없었습니다. 무장투쟁으로 1907년 정미의병이 봉기했고, 애국계몽운동은 지식인, 관료, 개명 유학자 등에 의해 전개됐죠. 이들은 을사늑약을 전후해 학교 설립과 신문·잡지의 발간, 산업 진흥 등을 통해 경제적·문화적 실력을 양성함으로써 국권을 회복하자는 데 목표를 뒀습니다.

<대한매일신보>는 실력양성이 독립의 전제조건이 아니라 오히려 독립이 실력양성의 전제조건이라는 주장을 펼쳤어요. 1904년 보안회는 황무지 개척을 명분으로 삼아 일제의 토지약탈 계획을 저지하는 쾌거를 달성했으나 이를 빌미로 해산 당했습니다.

이들은 이에 굴복하지 않고 1905년에는 헌정연구회를 만들어 대중계몽활동을 전개했죠. 일제는 헌정연구회가 을사늑약 체결을 반대하는 등 점차 반일 활동을 펼치자 자신들의 침략정책에 맞서지 않는 문화운동만을 허용하고 일체의 정치활동은 금지하는 치졸한 탄압을 일삼았죠. 

1906년에는 교육개발과 식산흥업을 표방한 대한자강회가 계승해 전국에 25개의 지회를 두고 연설회를 열면서 활동영역을 확대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일제의 간교한 파괴공작으로 강제 해산됐네요.

애국계몽운동가들은 일제의 탄압으로 정치운동이 금지되자 학교 설립을 통한 신교육 운동, 식산흥업운동으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교육활동으로 서우학회·한북흥학회·호서학회·호남학회·관동학회·기호학회 등이 조직돼 기관지를 발행하고 사립학교를 설립했죠.

1908년 사립학교령에 의해 공인된 2,000여 개에 달한 학교들은 서구 근대문물 학습과 애국정신 함양을 통해 많은 민족운동가들을 양성했습니다. 언론을 통한 계몽운동도 <대한매일신보> <황성신문> <제국신문> <만세보> 등의 신문과 <소년> 잡지를 중심으로 펼쳤습니다. 

신문과 잡지들은 국민 계몽과 애국심 고취에 큰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이들은 여성과 소년 등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조선의 국어·역사·지리에 관한 책, 역대 호국영웅들의 전기 등을 출판했죠, 역사학·국어국문학 등을 근대적인 학문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식산흥업운동도 민족자본 형성의 모태가 됐습니다. 서북학회는 농림강습소를 설치해 농업기술 교육을 실시했고, 산업의 개량 발달을 위해 실업부를 만들어 기금을 조성했습니다. 

경제연구회, 친일적인 일진의 외곽단체인 상무조합에 반대하는 제국실업회, 해산 군인들의 기술 보급, 제조품 발명을 통해 국내산업 발달에 기여하고 무역을 성장시키기 위해 창립한 대한공업회 등이 민족 산업을 개량하고 발달시키기 위한 대표적인 활동입니다.

“내가 만드는 행복, 함께 나누는 기쁨” 

52년 역사를 자랑하는 월간 <샘터>의 목표입니다. 지난 1970년 창간한 국내 최장수 문화 교양지 <샘터>는 현대인의 변화하는 라이프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사단법인 <샘터>는 피천득, 법정, 이해인, 장영희 등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저자들의 혜안이 깃든 단행본을 출간해 사랑을 받았으며, 샘터상은 40여년 넘는 세월을 이어오고 있는 문학상으로서 신진 작가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최근 <샘터>의 나눔 활동도 글로벌 경영 화두 ESG에 연계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부터 장애인, 노숙자, 저소득층 소아암 환아, 해외입양인, 외국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지원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죠.

국군 장병을 위한 1만여 권의 무료 병영 도서 기증, 교도소 재소자를 위한 도서 기증, CJ도너스캠프와 함께하는 청소년 인성교육 캠페인 등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샘물 통장’도 눈에 띄네요. 월간 <샘터> 정기구독료 1%와 샘터의 출판물 인세의 1%를 기부금으로 조성해 지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한 나눔활동도 운영했습니다.

구한말 애국계몽운동가들은 실력양성운동을 통한 국권회복에 나섰습니다. 특히 신문과 잡지는 아동과 여성 등 문화 소외계층 국민 계몽과 애국심 고취에 큰 역할을 담당했죠. 현대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변화는 인류가 자초한 재앙입니다. 사회 양극화로 소외된 이웃들이 폭증하고 있습니다. 아픈 현실을 치유할 따뜻한 나눔과 보살핌이 필요한 때입니다.

120여년 전 구한말 애국계몽운동가들이 국민계몽활동을 펼쳤듯이 사단법인 <샘터>가 펼치는 나눔 활동이 행복의 순환을 위한 마중물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