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고 탐관오리 조병갑과 기업 생존권 [역사로 보는 경제] 
스크롤 이동 상태바
조선 최고 탐관오리 조병갑과 기업 생존권 [역사로 보는 경제]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2.08.14 15: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자체 풀뿌리 독재로 떠나고 싶은 기업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기자) 

조병갑, 조선 탐관오리의 대명사다.  동학농민혁명의 원흉이다. 조병갑은 세계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악행을 저지른 조세 악당이다. 동학농민혁명기념탑 사진출처:문화재청
조병갑, 조선 탐관오리의 대명사다.  동학농민혁명의 원흉이다. 조병갑은 세계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악행을 저지른 조세 악당이다. 동학농민혁명기념탑 사진출처:문화재청

탐관오리, 말 그대로 탐욕(貪慾)이 많은 오물(汚物)같은 관리다. 일반적으로 백성의 재물을 탐내어 빼앗는 행실이 더러운 나쁜 관리를 총칭한다.

조병갑, 조선 탐관오리의 대명사다. 동학농민혁명의 원흉이다. 조병갑은 세계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악행을 저지른 조세 악당이다.

<고종실록> 고종 31년 2월 15일 의정부에서 민란의 원인이 된 충청 병사 이정규의 처벌과 고부 민란을 처리할 것 등을 간한다.

“대개 이번 소란(동학농민혁명)은 사실 원한이 쌓이고 화기(和氣)를 상하게 하는 정사에서 나온 것이니, 하루 이틀에 그렇게 된 것이 아닐 것이 뻔합니다. 해당 수령이 직책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일을 그르쳤다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이어 “고부 군수 조병갑이 소란을 초래하고 범장(犯贓)한 죄는 이미 도신의 계사에 열거되어 있으니 왕부(王府)로 하여금 나문(拿問)하여 정죄(正罪)하게 하소서”라고 청한다.. 

<고종실록> 고종 31년 5월 4일 기사를 보면 고종이 조병갑의 죄를 엄히 물을 것을 전교한다.

의금부는 “죄인 조병갑에 대하여 신문 조목을 다시 만들어 엄하게 형장(刑杖)을 쳤으나 한결같이 말을 꾸며대면서 끝내 사실대로 고하지 않고 있습니다. 고신(拷訊) 기한이 다 된 다음에 다시 엄하게 형장을 쳐서 기어이 진상을 알아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라고 보고했다.

이에 고종은 “이 죄수는 단지 횡령하는 죄만 범한 것이 아니라 백성을 학대한 일도 많아서 남도(南道)의 소요가 점점 이 지경에 이르게 하였으니 심상하게 처리하여서는 안 된다. 다시 엄하게 한 차례 형장을 치고 속히 원악도(遠惡島)에 안치(安置)하는 형전을 시행하여 당일로 압송하라”고 하명했다. 무능한 고종도 조병갑이 탐관오리임을 인정한 것이다.

고종이 인정한 탐관오리 롤모델 조병갑의 악행은 상상을 초월한다. 대표적으로 만석보 사건이다. 조병갑은 이미 상류에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보가 있었는데도 더 큰 보를 만들겠다고 백성들을 무일푼으로 부역에 동원했다. 보가 완성되자 만석보 사용료랍시고 과도한 수세를 징수했다.

또한 태인군수를 지낸 아버지의 공적 비각 조성을 위한 세금 징수와 강제 노역 동원을 강행했다. 물론 백성의 재산을 탐내 무고한 죄를 뒤집어 씌워 재산을 뺏는 등의 악행은 기본이었다.  

동학농민혁명의 발생한 결정적인 사건은 조병갑 모친상이다. 아전들에게 부조금으로 2천냥을 강요했다. 이를 보다못한 전봉준의 부친 전창혁이 대표로 항의하다가 곤장에 맞아 죽었다. 결국 참지 못한 전봉준과 백성들이 봉기한 것이다. 

하지만 고종의 무능은 일년 만에 드러난다. 이듬해 조병갑을 비롯한 동학농민혁명의 원흉 등 19명을 석방하고, 3년 후 조병갑을 법부 민사국장에 임용하고 주임관(奏任官) 5등에 서임했다. 탐관오리가 졸지에 법무부 고위 관리가 된 셈이다.

더 기가 막힌 일은 1898년에 고등재판소 판사로 중용돼 동학 지도자 최시형에게 사형선고를 하게 된다. 이후 조병갑은 호의호식하며 천수를 누린다. 자손들도 일제강점기에 친일언론에 근무하든 등 대체로 잘 살았다.

지자체의 슈퍼갑질로 기업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정부세종청사 사진출처: 정부24
지자체의 슈퍼갑질로 기업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정부세종청사 사진출처: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

비상시국이다. 풀뿌리 독재가 난무하고 있다. 지자체들이 기업 유치는커녕 슈퍼 갑질에 맛들 들였다는 소식이다. 감사원 전국 기업불편부담신고센터에 접수된 민원에 따르면 지자체의 각종 인허가권과 각종 법령과 규정 유권해석을 무기로 삼아 기업들에게 슈퍼갑질을 자행하고 있다고 한다.

기업들의 고통은 고발된 내용보다 더 심각하지만 지자체의 규제 강화가 두려워 제보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윤석열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부르짖은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싶다. 현장에 노출된 기업들은 하루하루 힘들게 운영되고 있는데.

행정은 국민을 위한 공적 서비스다. 공무원이 잘 먹고 잘 살라고 공직을 맡긴 것이 아니다. 탐욕이 지나치면 오물과 같은 존재가 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