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대표이사 여수동)가 ESG 경영 제고를 위한 책임감 있는 변화를 강조해 왔으나 정작 오염물질 배출 증가라는 후진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부터 폐기물, 물 사용량 등 환경경영 전반을 다시 세밀히 살펴봐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30일 현대트랜시스가 공개한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살펴보면 지난해 현대트랜시스의 총 온실가스 배출량은 Scope1(직접배출) 기준 2만4571tCO2eq로, 2020년 2만3449tCO2eq 대비 4.8% 늘어났다. Scope2(간접배출) 배출량도 24만1094tCO2eq에서 25만9580tCO2eq로 7.7% 증가했다.

현대트랜시스는 정부 규제와 기후 환경 리스크에 대응하고자 전사 차원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립해 저감 활동을 추진 중이라 밝히고 있는데, 그 결과물인 배출 총량은 오히려 늘어나 체면을 구기게 됐다.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도 증가세다. 먼지를 제외한 NOx(질소산화물), SOx(황산화물) 배출량이 모두 늘어나 총 배출량이 44톤에서 52톤으로 18.2% 늘었다. 

사업장 용수를 절감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총 물 사용량이 2020년 55만6000톤에서 2021년 65만6000톤으로 18.0% 증가했기 때문이다. 현대트랜시스 측은 타 산업군 대비 물 사용량이 낮은 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국내 사업장을 비롯해 해외 사업장이 있는 중국과 인도, 멕시코 등이 모두 물 스트레스(부족) 국가에 속한다는 점은 물 사용 절감 필요성을 환기시킨다.

폐기물 발생량도 ESG 경영 제고에 부담을 주는 눈치다. 2021년 현대트랜시스의 지정 폐기물은 4143톤, 일반 폐기물은 4788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된다. 2020년 지정 폐기물이 3184톤, 일반 폐기물이 4089톤 나온 것과 비교하면 증가율은 각각 30.1%, 17.1%다.

같은 기간 폐기물 재활용량이 4442톤에서 6058톤으로 늘어 폐기물 배출 저감에 기여했음은 분명하지만, 소각·매립 등 처리량 역시 예년 수준보다 소폭 증가했다는 점에서 친환경 성과로 내세우기 이르다는 평가다. 폐기물 총 발생량 증가분인 1600톤 만큼을 재활용한 셈이어서, 발생량 자체를 줄여야한다는 숙제는 여전하다.

물론 성과를 간과할 순 없다. 현대트랜시스는 총 매출액 대비 재활용 가능 제품 판매 수익 비율이 2020년 67.7%에서 2021년 69.2%로 1.5%p 늘었다. 앞서 언급한 폐기물 재활용량까지 감안하면 생산부터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수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현대트랜시스 측은 해당 보고서를 통해 "국제사회의 공동 과제인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제품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제조 공정까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밸류체인 전 단계에서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확대하고자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