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침체에도 추석後 분양폭탄…“울며 겨자 먹기식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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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침체에도 추석後 분양폭탄…“울며 겨자 먹기식 공급”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9.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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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2022년 추석 명절 연휴 이후 연말까지 전국 분양시장에 지난해보다 많은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이지만 고금리에 따른 금융 부담, 장기 불황 가능성 등으로 어쩔 수 없이 분양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추석 당일인 지난 10일을 기준으로 오는 연말까지 전국에 총 16만2892가구 규모 아파트 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2021년 추석 이후부터 연휴까지, 15만7600가구) 33.58% 증가한 수준이다. 지역별 공급 예정 물량은 경기 5만2755가구, 부산 1만5339가구, 충남 1만2492가구, 인천 1만2194가구, 서울 1만1372가구, 대구 1만604가구 등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행보에 공급자들이 보폭을 맞춰 물량을 푸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건설사들은 친기업 성향의 현 정권 출범 후 올해 분양일정을 조금씩 미뤄왔다. 조만간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배경에 있었다. 그러나 기대보다 공개된 규제 완화폭은 적었고, 특히 이 과정에서 미국발(發) 금리 인상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첫 4회 연속 올리면서 분양 전까지 각 업체들이 투입해야 할 금융 비용이 대폭 확대됐다. 늘어난 부담을 버티지 못한 공급자들이 하반기에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이 지난 8일 공개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관련 연체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여신전문금융회사(캐피탈, 카드사 등)들의 부동산 지난 6월 기준 PF 고정이하여신(악성 부채) 총액은 전년 말보다 3배 늘었다. 같은 기간 연체 대출 잔액도 37.17% 증가했다.

여기에 정부의 태도 급변도 한몫했다. 정부는 15억 원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금지를 해제하는 방안에 대해 여론 간 보기에 들어갔다는 의혹을 산 바 있다. 아울러 추석 후 이달 말께 열릴 전망인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선 규제지역을 대거 해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정책에 있어 속도조절론을 지속 강조하던 윤석열 정권이 점차 규제 완화 기조를 선명하게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전국 모든 지역 집값이 하락전환하는 등 주택시장 경착륙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으로 버티는 내수경제 구조상 집값 경착륙 시 경제 전반에 충격이 큰 만큼, 연착륙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정권 출범 직후부터 이어지고 있는 지지율 하락세를 염두에 둔 것으로도 풀이된다. 부동산 규제 완화로 집토끼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공급자들이 하반기에 물량을 쏟아내는 또 다른 이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규제 완화는 지켜봐야 하는 사안이다. 진짜 이유는 이자다. 금리가 앞으로도 몇 차례 인상될 걸로 예상되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다려봤자 수익성이 더 떨어질 공산이 크니 울며 겨자 먹기로 물량이 쏟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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