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반값 먹거리’ 확대…‘미끼’ 인식 벗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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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반값 먹거리’ 확대…‘미끼’ 인식 벗을까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09.16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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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모델들이 11일 서울 성산동 홈플러스 월드컵점에서 홈플5일장 행사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모델들이 11일 서울 성산동 홈플러스 월드컵점에서 홈플5일장 행사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홈플러스

대형마트가 ‘초저가’ 즉석 조리 식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먹거리 가격 부담도 커지면서 저렴한 델리 상품으로 끼니를 해결하려는 수요를 노렸다. 소비자들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인 가운데 구색 다양화를 통해 ‘미끼 상품’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치킨·탕수육·비빔밥까지 초저가 경쟁

현재 대형마트에서는 ‘반값’ 델리 상품 판매 전쟁 중이다. 시작은 홈플러스였다. ‘물가안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6월 출시한 ‘당당치킨’의 후라이드 한 마리 가격은 6990원이다. 현재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후라이드 가격은 2만 원 안팎으로, 3배 가까이 저렴한 셈이다. 당당치킨은 출시 이후 약 50일간 46만 마리가 팔려나갔다.

뒤이어 이마트도 일주일 간 ‘(9호)후라이드 치킨’을 1마리당 5980원에 판매했다. 홈플러스보다 약 1000원 저렴한 가격이다. 기존 ‘5분 치킨’과 같은 크기의 생닭을 원료로 유사한 방법으로 조리한 상품으로, 5분 치킨보다 가격은 4000원 싸게 내놨다. 

반값 경쟁은 치킨 이외 품목으로도 번지고 있다. 주로 외식 메뉴를 중심으로, 최근엔 롯데마트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는 ‘한통가득 탕수육’을 지난 1~7일까지 엘포인트(L.Point) 회원을 대상으로 2000원 할인한 7800원에 판매했다. 이 상품은 7일 만에 3만6000여 개가 팔린 것으로 전해진다.

오는 21일까지는 ‘비빔밥 도시락’ 3종을 3000원대에 선보인다. 정상가 4980원에서 1000원 할인한 3980원에 판매하며, 소비자원 가격종합포털 ‘참가격’에서 발표한 비빔밥 평균가격의 절반 이하 수준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밖에 ‘더 커진 깐쇼새우’와 ‘더 커진 크림새우’도 정상가 1만800원에서 엘포인트 회원 대상 행사카드 결제 시 4000원을 할인해준다.

초저가 기획 상품에 기존 델리 상품 매출도 덩달아 증가세다. 한통가득 탕수육을 선보인 기간 동안 롯데마트의 전체 델리 코너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이마트는 지난 7월 5분 치킨을 내놓은 후 델리 치킨 매출이 전년 동월보다 26% 늘었다. 홈플러스는 8월 한 달 간 샌드위치·샐러드류의 매출신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245% 늘었으며, 도시락류는 185% 올랐다. 같은 기간 후라이드 치킨 카테고리 매출신장률도 75%였다.

한정 판매에 미끼 상품 논란 여전

초저가 먹거리를 두고 일각에선 ‘미끼 상품’ 논란도 일었다. 대형마트에 소비자를 끌어오려는 임시 방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실제 반값 치킨 등은 일정 시간대에 조리해 한정 수량만을 판매해 오랫동안 줄을 서도 상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치킨 프랜차이즈에서는 “미끼상품으로 프랜차이즈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반값 치킨 흥행과 맞물려 치킨업계를 향한 소비자 비판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연일 가격이 오른 프랜차이즈 치킨과 대형마트의 가성비 치킨이 비교선상에 놓였고, 주요 치킨업체들의 높은 영업 이익률도 부각됐다. 

과거에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지난 2010년 롯데마트는 한 마리에 5000원짜리 ‘통큰 치킨’을 선보였지만,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 속에 일주일 만에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MB정부 당시 ‘동반성장’과 ‘공정사회’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업으로서는 몸을 사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치킨 프랜차이즈에서도 미끼 상품 마케팅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12년이 흐른 현재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각종 물가가 널뛰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저렴한 먹거리에 지갑을 열 수밖에 없다. 지난 5월 한 HR테크 기업에서 직장인 응답자 1004명을 대상으로 점심값 부담 정도에 대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95% 이상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반값 먹거리가 미끼상품인지 아닌지는 이제 소비자들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면서 “대형마트도 고물가 시대를 맞아 가격 경쟁에 돌입한 만큼 향후에도 저렴한 즉석조리식품을 지속해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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