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 “‘김건희 특검법’ 정쟁 도구일 뿐 국익 도움 안돼…당적보다 국적 중요” [현장에서]
스크롤 이동 상태바
조정훈 “‘김건희 특검법’ 정쟁 도구일 뿐 국익 도움 안돼…당적보다 국적 중요” [현장에서]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2.09.23 15:1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정훈, 강성지지층 문자폭탄 뭇매에 23일 ‘시민들과의 만남’ 진행
법사위원 11명 찬성해야 특검법 통과…캐스팅보터 ‘조정훈’
“1시간에 문자 700여개…상당부분 욕설, 화나신 이유 듣고파”
“반대 의견 들지 못해 속상…의견 듣고 조율하는 게 민주주의 본질”
“우리편 선, 상대편 악으로 규정해선 타협 못해…사람·제도 바뀌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특검법’을 두고 반대 입장을 밝힌 시대전환 조정훈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시민들과의 만남’을 갖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회 법사위 소속인 시대전환의 조정훈 의원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특검법’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때문에 문자·전화 폭탄 등 이른바 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의 뭇매를 맞았다. 이에 조 의원은 “직접 듣겠다”며 23일 현장 간담회를 제안했다. 하지만 실상은 조 의원에 찬성하는 지지층 또는 정치권에 불만을 가진 시민들과 만나는 시간이 됐다. 23일 오전 여의도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입을 열었다. 

“김건희 특검법에 반대 의견을 낸 뒤 의원실이 전화를 받느라 콜센터를 방불케하는 상황이었다. 1시간에 700여 개의 문자를 받은 적이 있다. 상당수가 욕설이었다. 딸이 그 모습을 보고 핸드폰을 보지 말라더라. 왜 이렇게 화가 나셨을까. 제 설명이 왜 마음에 안 들었을까 직접 만나서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며 “우리가 지켜내야 할 민주주의가 익명에 기댄 댓글부대, 문자폭탄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닐 것.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이 있다면 의견 바꾸겠다. 내 말이 맞다면 지지해달라. 많은 의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국회 법사위원 18명은 10명은 민주당, 7명은 국민의힘, 1명은 시대전환 의원으로 구성됐다. 김건희 특검법의 소관위원회인 법사위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이(11명) 찬성하면 신속처리대상안건(패스트트랙)으로 의결된다. 때문에 조 의원은 특검법의 캐스팅 보트를 쥐었다. 

 

“우리편 맞고 상대편 틀린 패거리 문화 잘못…제도와 사람 변화 필요”
“소선거구제로 승자독식구조…패거리 정치 숨어 재선만 노려선 안돼”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시대전환 조정훈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시민들과의 만남’을 갖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간담회는 조 의원과 시민이 일 대 일로 마주 보고 앉아 시민 5분 발언, 조 의원 2분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해당 간담회는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에서 실시간 중계되기도 했다. 500여 명이 영상을 시청했는데 ‘배신이다’, ‘어이가 없다’, ‘특검법 해야 한다’ 등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이들 중 현장에 비판하러 온 사람들은 없었다. 다음은 조 의원과의 대화에 참여한 시민들의 발언이다. 

80대 남성 천모 씨는 “야당은 김건희 특검, 여당은 대장동 특검을 말한다. 떳떳하다면 둘 다 특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혈세로 먹고사는 사람들이다. 대통령에겐 사면권, 국회의원에겐 불체포특권·면책특권 등이 있는데 국민들은 말 잘못하면 무고죄·명예훼손죄로 고발된다”며 “뉴스에서 의원들의 싸움을 보면 여야를 떠나 환멸감을 느낀다. 나만 살면 괜찮은데, 내 자식들이 미래에 이 나라에 살아야 하지 않냐. 기성 정치인들은 사라지고 신선한 정치인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정훈 의원은 “우선 면책특권 폐지 찬성이다. 그 권한은 박정희-전두환 군사 정권 때 탄압받아 고초를 겪은 정치인들이 있어서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고 생각한다”며 “외국 생활 오래 했는데 한국 정치를 볼 때마다 부끄러웠다. 국민에게 맞는 품격 있는 정치를 해보고 싶었다. 우리 편은 무조건 맞고, 저쪽 편은 무조건 틀려야 하는 패거리 문화 잘못됐다. 타인에게 6을 주고 내가 4를 얻더라도 이야기를 통해 타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나더러 사쿠라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정치판에 초등학생이 봐도 부끄럽지 않은 장면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 의원은 ‘패거리 정치 문화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취재진 물음에 “제도를 바꿔야 한다. 1등만 이기는 게임이 아니라 은메달, 동메달 딸 수 있는 올림픽 수영 경기 종목처럼 됐으면 한다. 우리나라는 소선거구제이기 때문에 1등 아니면 다 죽는다. 윤석열 대통령도 0.73% 차로 이겼지만 대통령 권력을 100% 행사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권력을 어떤 세력과도 나누지 않았다. 이를 극복하고 싶다”고 답했다.

구체적 방안에 대해선 “정치인들 중에 패거리 정치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시는 의원들이 계시다. 민주당에도 국민의힘에도 있다. 그런 분들과 새로운 세력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패거리 정치에 숨어 재선만 노리는 세력보다 국가에 필요한 세력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간담회 참여 다수 “여야 모두 법 앞에서 평등해야”
“김건희 특검법 나라 두쪽낸다…국익에 도음 안돼”
“패스트트랙 통과? 시위보다 캐스팅보터 설득이 빨라”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시대전환 조정훈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시민들과의 만남’을 갖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해시에서 왔다는 한 70대 남성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의원 의견이 중심을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법 앞에선 모두가 평등해야 한다. 공직에 있는 사람들은 이재명 대표건 김건희 여사, 이준석 전 대표건 모두 법 앞에 평등하게 서는 게 원칙이다”라고 주장했다.

참여에 나선 또 다른 70대 남성은 조 의원에게 “김건희 특검법 반대에 반대하는 이들의 테러가 심하다고 했는데, 이들이 공개적 토론 장소에 나오지 않고 있다. 어떻게 보느냐. 그리고 반대입장 표명하는 구체적 사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조 의원은 “지금 우리나라 경제가 어렵다. 소상공인 분들도 그렇다. 김건희 특검법은 나라를 두 쪽 낸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에게 당적이 중요하지만 당적이 아무리 중요해도 국적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 의혹은 밝혀져야 하지만 이렇게 패거리 정치를 통해 나라를 두 쪽 내는 방식으로 득 보는 사람이 누구냐”고 비판했다. 

이어 “나는 부모님 세대가 만든 대한민국을 누리는 세대다. 넉넉하진 않았지만 가난하지도 않았다. 학자들이 우리 자녀 세대가 처음으로 부모보다 못 사는 세대가 된다고 한다. 가슴 아픈 일이다. 어떤 이유던지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강성 지지자들이 많이 올 줄 알았는데 오지 않았다.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입장 정리해달라’는 취재진 질의에 “고민 끝에 김건희 특검법을 반대하는 입장을 내고 많은 항의와 함께 지지도 받고있다. 이 이슈가 중요한 이유는 ‘정쟁’에 중요한 도구가 돼서다. 국익에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반대하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만에 하나 내 생각이 틀렸으면 어쩌나 싶었다. 그런 생각이 들면 바꿀 의사도 있었다. 반대되는 의견이 있으면 마주 앉아 들어보고 조율해나가는 과정이 민주주의 본질이다. 그런데 의견을 들을 기회가 없어 속상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패거리주의 뽑아버리고 싶다. 지금 우리 사회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가족끼리도 의견이 다르다. 그런데 정치는 선악의 정치다. 우리 편은 선, 상대편은 악. 타협할 수 없다. 이런 것들을 단절시키고 대화하기 위해선 제도와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 취재진이 ‘청계광장을 비롯한 각지에서 김건희 특검법과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말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하자, 조 의원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끼리만 모여선 민주주의가 발전하지 않는다. 법사위 캐스팅보터인 조정훈을 찬성하게 하면 특검법 통과된다. 청계광장 시위보다 날 설득하는 게 패스트트랙 통과시키는 데 빠르다. 그래서 의견을 듣고 싶어 자리를 마련했는데 오지 않아 아쉽다. 청계광장으로 가야 하나”라는 의견도 전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아빠세상 2022-09-23 15:44:18
여당의원이든 야당의원이든, 당신같은사람이 정치해야 합니다. 누구든 나오면 입만 살아서 나불나불대니, 도대체 이게 정치인인지 야바위 꾼인지 알수가 없습니다. 제발 당신같은 사람들만 정치전선에서 정치하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