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정 vs 남원정…신구 권력 바꾼 ‘나비효과’ [북악포럼 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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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정 vs 남원정…신구 권력 바꾼 ‘나비효과’ [북악포럼 後]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2.09.27 1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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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 북악포럼 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소장파들의 작은 목소리 뒤 선거 판세 바뀐 공통점 찾는데 주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이 있지요. 나비효과라고 합니다. 

정치권 미래 권력의 판도를 바꾼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있었습니다. 

민주당에 천‧신‧정이 있었다면,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에는 남‧원‧정이 있었습니다.

천신정은 천정배, 신기남, 정동영을 지칭합니다. 남원정은 남경필, 원희룡, 정병국의 준말입니다. 

모두 당대의 소장파였습니다. 

지난 19일 국민대학교서 진행된 정치대학원 주최 북악포럼 강연자로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나왔습니다. 

그로 인해 천신정이 회자됐습니다. 더불어 남원정도 소환됐습니다. 천신정이 지금의 더불어민주당 쪽에서 활동했다면 남원정은 국민의힘에서 정풍운동을 주도한 주역들입니다. 

이들의 목소리는 크든 작든 공통점이 있다고 보입니다. 

앞서 언급한 ‘나비효과’같은 역할인데요. 왜 그런지 보겠습니다. 

 

동교동계에 대립각 세운 천신정→2002 노무현 당선


천정배, 신기남, 정동영 전 국회의원들의 이름을 따서 불리게 된 천신정 소장파 그룹은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으로 넘어오면서 당내 개혁적 목소리를 내는데 앞장섰다는 평가다.ⓒ연합뉴스
천정배(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 신기남(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 정동영(사진 왼쪽에서 첫 번째) 전 국회의원들의 이름을 따서 불리게 된 천신정 소장파 그룹은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으로 넘어오면서 당내 개혁적 목소리를 내는데 앞장섰다는 평가다.ⓒ연합뉴스

김대중 국민의 정부 후반부터 새천년민주당 초재선 중심의 소장파 그룹을 형성한 천싱정은 2002년 대선을 1년여 앞두고 법무부 장관 인사 논란 및 민심 이반을 명분으로 동교동계 핵심 2선 후퇴 및 당정 수뇌부 쇄신을 촉구했습니다. 
 

“어제(24일) 초선의원들 6명이 법무장관 인사에 따른 문책을 요구한데 이어 오늘은 바른정치 모임 소속인 천정배, 신기남, 송영길 의원이 전면적인 당정 쇄신을 요구했습니다. 이들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당.정의 요직에 능력과 자세에 문제가 있는 인사들이 견고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비공식 라인이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해 국정의 효율적 수행을 가로막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001년 5월 25일 SBS뉴스 인사파동 '파문' 확산 기사 중- 

“민주당 내 소장파와 범동교동계가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중권 대표도 29일 중국에서 귀국하기 직전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정당에서 무엇이든 의견개진을 할 수 있지만 공식절차를 통하지 않은 방식은 적절치 못한 것”이라며 소장파 의원들을 비판했다. 범동교동계 정단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 면담 등과 관련해 (중략) 독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신뢰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그런 행동이 바로 개혁의 대상”이라고 비난했다”
- 2001년 5월 29일 <국민일보> 기사 중-


'소장파 vs 동교동계' 내 갈등의 골이 큼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표면상 정풍운동이 대두됐지만 들여다보면 신구 권력 투쟁 양상의 일환이었다는 분석입니다. 

재미난 것은 소장파들의 움직임이 훗날의 권력 판도가 바뀌는 양상을 미리 귀띔하는 징후로서의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새천년민주당은 정권 재창출에 성공합니다. 완전국민경선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라는 신진 세력을 상징하는 인물이 당선됩니다. 이후 민주당은 신파(열린우리당)와 구파(동교동계)로 분열되는데요, 그 같은 흐름을 예고한 움직임 중 하나가 천신정의 행보가 아니냐는 생각입니다. 

 

이회창에 대립각 세운 남원정→2007 이명박 당선


한나라당이 2002년 대선에서 참패하자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중심의 소장파 그룹이 개혁적 목소리를 내며 당 쇄신을 촉구했다.ⓒ연합뉴스
한나라당이 2002년 대선에서 참패하자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중심의 소장파 그룹이 개혁적 목소리를 내며 당 쇄신을 촉구했다. 사진 왼쪽부터 정병국-원희룡-남경필 전 의원이 어깨동무를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남원정’은 어땠을까요. 이들도 천신정과 마찬가지로 훗날의 권력 판세를 예고하는 징후와도 같은 역할을 했다는 데 공통점이 있겠습니다.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실패하면서 보수 내 소장파 그룹인 남경필·원희룡·정병국 의원이 당 내 중진인 구보수 세력에 맞서 세대교체론과 쇄신을 요구하며 팔을 걷어붙입니다. 

5년 뒤를 보겠습니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이라는 개혁보수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판이 바뀌는 과정에서 남원정이라는 소장파가 성장하며 목소리를 높여온 데 따른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찻잔 속 미풍 같은 영향일지라도 판도가 바뀜을 알려주는 나비효과 정도는 돼줬다는 판단입니다. 

앞으로 또 어디서 어떤 움직임이 일어날까요. 긍‧부정 역할론을 떠나 제2의 천신정-남원정, 주목해 보겠습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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