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일상스케치(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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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일상스케치(55)]
  • 정명화 자유기고가
  • 승인 2022.10.02 19: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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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전령사 코스모스…울긋불긋 축제 한마당
수확의 계절…자연의 신비와 감사함이 절로 우러나
자연보다 못한 인간사, 가을 하늘 보며 성찰하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명화 자유기고가)

모처럼 들른 남녘 시골집엔 그 사이 마당의 주인공이 또 바뀌었더군요. 화사한 코스모스가 프리마돈나로 군무를 추듯 한바탕 축제가 펼쳐져 활기 넘칩니다.

이곳저곳 활짝 웃고 반기는 모습이 갓난아기 웃음처럼 해맑습니다. 바야흐로 고대하며 기다리던 가을이 우리 곁으로 돌아온 것이지요.

코스모스의 화려한 귀환

한들한들 가을의 프리마돈나 코스모스. ⓒ정명화 자유기고가
한들한들 가을의 프리마돈나 코스모스. ⓒ정명화 자유기고가

코스코스는 가을의 여왕, 온 세상을 연보랏빛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 꽃씨 한 톨의 번식력이 대단해 마당 전체를 점령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처럼 반갑고 고마운 점령군이 있을까요.

가녀린 여성을 표현할 때 코스모스 같다 합니다. 이는 코스모스가 약한 모습으로 비쳐서겠지요. 그러나 그 생명력은 결코 나약하지 않고 위대해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영글어 가는 대추알. 코스모스와 가을의 전령사. ⓒ정명화 자유기고가
영글어 가는 대추알. 코스모스와 가을의 전령사. ⓒ정명화 자유기고가

시골 마당 언저리에 자리한 대추나무는 대추가 주렁주렁 달려서 진하게 익어갑니다. 한 알 따서 깨무니 그 달콤함이란. 영글어진 대추와 그 나무 아래 풍성하게 자란 코스모스는 환상의 복식조 같습니다. 그 조화의 묘미는 또다른 기쁨을 선사합니다.

흥부네 박씨처럼 풍년이

탐스러운 호박은 자연의 고마운 결실. ⓒ정명화 자유기고가
탐스러운 호박은 자연의 고마운 결실. ⓒ정명화 자유기고가

마을을 한바퀴 돌다 만난 이웃집 지붕 위에 올려진 호박. 흥부네 박씨를 연상케되네요. 어김없이 탐스럽게 자라는 모습에 자연의 은혜와 고마움을 느낍니다.

결실의 계절, 감사함에 숙연해져

열정의 붉은 고추. 가을이 익어갑니다. ⓒ정명화 자유기고가
열정의 붉은 고추. 가을이 익어갑니다. ⓒ정명화 자유기고가

무엇보다 수확의 계절 가을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붉은 고추가 아닐까요. 허리 굽은 시골 아낙네가 조석으로 돌 본 손끝 덕에 가을 햇살을 듬뿍 머금고 열정적이고 곱게 자라고 있습니다.

토실토실 탐스러운 조. ⓒ정명화 자유기고가
토실토실 탐스러운 조. ⓒ정명화 자유기고가

풍성함의 대명사 조 무리들, 두루두루 가을이 익어감을 실감케 만들어 줍니다.

세상사 가을 하늘만 같아라. ⓒ연합뉴스
세상사 가을 하늘만 같아라. ⓒ연합뉴스

가을 하늘처럼

맑은 하늘은 가을의 정점입니다. 푸른 하늘이 캔버스처럼 펼쳐지면 온갖 색조로 자연은 그림을 멋들어지게 그려 화폭을 채웁니다.

문득 7080 시절 양희은의 노래 한구절이 떠오릅니다.

하늘

박두진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머얼리서 온다

​하늘은 머얼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하늘에
내가 안긴다 온몸이 안긴다.

가슴으로 가슴으로
스미어드는 하늘
향기로운 하늘의 호흡.

따가운 볕
초가을 햇볕으론
목을 씻고
나는 하늘을 마신다.
자꾸 목말라 마신다.

마시는 하늘에
내가 익는다.
능금처럼 내 마음이 익는다.

자연은 이토록 아름답고 평화로운데, 세상사는 국내외적으로 사적으로 시끄럽기만 합니다. '만사 가을하늘만 같아라' 라고 외치고 싶습니다.

허나 하늘은 하늘일 뿐. 우리는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묵묵히 감당해 내야겠지요. 다만 오늘이 마치 지상 최후의 날처럼, 세상만사 다 내려놓고 이 아름다운 계절을 만끽하렵니다.

정명화는…

1958년 경남 하동에서 출생해 경남 진주여자중학교, 서울 정신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연세대 문과대 문헌정보학과 학사, 고려대 대학원 심리학 임상심리전공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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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길 2022-10-07 08:56:42
잘 감상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