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B04, 잇단 잡음에도 지역민 미소 짓는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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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B04, 잇단 잡음에도 지역민 미소 짓는 사정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10.16 1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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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울산 중구 B04 재개발사업 현장에서 잡음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 1·2위 업체간 물밑에서 진행된 자존심 싸움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조합 내부에선 조합원과 현금청산 대상자간 갈등이 연출됐다. 그럼에도 일대 주민들은 오히려 반가운 기색이다. 전국 각지에서 쏟아지는 관심이 침체된 지역 부동산 경기에 다소나마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지난 12일 울산MBC는 '울산 최대 재개발 B-04 보상 갈등 재점화'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울산 B04 현금청산자들이 재감정을 요구하며 집단 반발해 조합과 갈등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울산 B04 현금청산자들은 기존 시공사(롯데건설 GS건설 컨소시엄)과의 계약이 해지되기 전 실시한 감정평가로 책정된 보상가격으론 전세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조합 집행부에 현 시세에 맞는 보상 또는 분양권을 요구하고 있다. 해당 현장의 현금청산자는 전체 지주 1540명 가운데 530명이며, 이중 350여 명이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이 같은 집단행동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울산 B04 조합 측은 즉각 입장자료를 내고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없는 자극적 기사로 현금청산자의 주장을 그대로 방송했다. 편파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조합 측은 "현금청산자들이 문제 삼고 있는 보상가격은 종전자산평가다. 현금청산자는 관련 규정에 의해 현 시세에 따른 보상감정평가액으로 보상하게 돼 있으며, 보상감정평가는 아직 조합이나 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서 진행하지 않은 상황이다. 보상감정평가 후 절차대로 보상하고 수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까지 현금청산자 중 공식적으로 조합에 분양신청으로 전환해 달라는 요구를 한 사람은 0명"이라고 강조했다.

울산 B04 수주전에 참전한 건설사들 역시 최근 구설수에 오른 모양새다. 현대건설에 이어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외주홍보대행업체, 이른바 OS요원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지난 13일 〈더퍼블릭〉은 '클린수주 한다더니…삼성물산 울산B-04구역서 OS요원 동원 의혹'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삼성물산이 OS요원을 고용해 수주활동을 벌이고 있어 과거 정비사업 수주전의 진흙탕 싸움이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물산이 동원한 것으로 의심되는 OS요원들은 울산 B04 현장 내 부동산 중개업소를 중심으로 홍보 책자, 커피, 빵 등을 돌렸다. 조합원과 그 인척들이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로 다수 포진돼 있는 만큼, 사실상 불법 개별홍보가 아니냐는 내용이다. 또한 현대건설은 이에 앞서 지난 8월 OS요원을 울산 B04 현장에 투입해 조합원과 직접 대면 홍보를 펼치고, 조합원 명부 입수를 시도하는 등 불법적 활동을 벌이다 조합으로부터 경고성 공문을 받은 바 있다. 

울산 중구 B04 재개발사업 수주전에 나선 삼성물산(왼쪽), 현대건설이 조합원들에게 제시한 홍보자료 1면 ⓒ 시사오늘
울산 중구 B04 재개발사업 수주전에 나선 삼성물산(왼쪽), 현대건설이 조합원들에게 제시한 홍보자료 1면 ⓒ 시사오늘

이처럼 부정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이슈들이 잇따라 터지고 있지만 막상 지역 주민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분위기다. 일련의 논란과 의혹들이 향후 사업 추진에 있어 장애물로 작용할 만한 사안이 아닌 데다, 되레 이로 인해 서울·수도권에 비해 관심을 받지 못하는 지방 정비사업임에도 스포트라이트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 만큼, 일대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받아들이는 눈치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살펴보면 최근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국적인 집값 하락 흐름을 타고 매주 0.20% 가량 떨어지고 있으나, B04 사업 부지가 위치한 중구의 경우 지난 10월 1주차 -0.10%, 2주차 -0.13% 등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은 편이다.

한 지역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현금청산대책위에서 제기한 문제들은 앞으로 조합에서 절차대로만 진행하면 된다. 현 조합 집행부 흔들기가 주된 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동네에선 일종의 브로커가 껴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조합은 현금청산자들 가운데 법적으로 조합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은 최대한 돕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현장인 만큼,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조합원들의 의지가 강한 것 같다"며 "안전사고와 같은 정말 예기치 않은 변수가 없는 한 이주·철거에 최장 4년 정도 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경쟁도 비교적 잔잔하게 치러지고 있는 모양새다.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양사 모두 각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향한 여론 향방을 살펴야 하는 실정이어서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불거진 OS요원 사안의 경우 조합에서 철저한 단속을 시사한 상황이다. 울산 B04 조합은 '총회 홍보를 빙자해 조합원 집을 방문해 의결권을 징구하는 경우 해당 의결권은 무효(철회포함)로 한다'는 규정을 지난 2월 신설한 바 있다. 이는 OS요원 문제로 인해 시공사 해지 등 홍역을 치렀기 때문으로 읽힌다.

두 건설사도 이를 의식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조합이 OS요원 개별홍보건으로 경고성 공문을 보내자 즉각 "금품·향흥 제공은 없었다"고 설명하며 조합에 머리를 숙여 사과한 바 있다. 삼성물산도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앞선 OS요원 동원 의혹 보도와 관련해 삼성물산 커뮤니케이션팀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조합이 정한 입찰지침서 기준 안에서 적법한 활동을 하고 있다. 공인중개사무소를 방문해 의견을 청취하는 활동은 조합이 확인한 허용된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며 "그 외 개별홍보 활동은 일절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울산 지역 주민은 "요즘 집값이 떨어져서 걱정이 많은데, 울산 시민들 모두 B04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이 반가울 거다. 이미 진작에 망한 사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환골탈태해서 우리 동네에 과분한 대형 건설사들의 경쟁까지 진행되고 있으니 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울산이 고향인 한 서울 시민은 "B04가 연일 뉴스에서 나오고 얼마 전에 규제까지 해제돼 고향에 사는 친인척과 지인들의 기대감이 높다고 들었다. 정치인들은 부고 기사만 빼고 모든 기사를 좋아한다고 하지 않느냐. 아마 지금 울산 부동산 시장 상황이 그럴 거다. 가뜩이나 수년 전부터 지역경제 자체가 침체돼 왔는데, B04에 이목이 집중되면 어쨌든 좋은 거 아닌가. 일반분양이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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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 2022-10-25 20:05:32
구역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된 기사네요 기사님 대단하십니다

이매리 2022-10-16 14:34:15
삼성연세대미투 인도아랍에도 소문났다. 이재용회장 재판도 안끝났는데연말에 소문 더 날거야. 삼성건설 삼성중공업망해라. 사기집단아. 무고한 십년피해자이매리구제는 안중요하냐. 7년동안 해외비용처리도 안해줬으면서 카드론대출이나 주고 화해조서도 작성된게 없고 공익신고2년이내 십년임금손실보상도 된게 하나도 없는데 가해자들위해 카드론대출이나 받고 보상금없이 무료봉사할일 있냐! 이매리하나은행계좌입니다. 상부상조협력은 이매리계좌로만 십년정산먼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