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사태➀] 데이터 이원화 진실공방…가벽 세워두고 집 두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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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먹통사태➀] 데이터 이원화 진실공방…가벽 세워두고 집 두채?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10.17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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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데이터센터 4곳, 메인 서버 판교 제외 사전 이중화 했다"
일각선 "AZ 나누고 이중화 주장" 비판…제대로 된 분산 있었나
野 "앱 별로 이중화? 플랫폼이 이중화됐어야"…카카오 TF 설치
17일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데이터 이원화’ 사실 여부를 두고 논란이 거세다. 카카오 측은 모든 데이터를 사전에 이중화(이원화)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IT 업계와 정치권에서는 카카오의 주장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뉴시스
17일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데이터 이원화’ 사실 여부를 두고 논란이 거세다. 카카오 측은 모든 데이터를 사전에 이중화(이원화)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IT 업계와 정치권에서는 카카오가 '말장난'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뉴시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지난 15일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 계열사 전체 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카카오는 민간 업체지만 사실상 국가기반통신망”이라며 정부 차원의 대응을 시사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만큼 피해 규모도 상당한 수준이다. 같은 데이터센터에 입주했던 △네이버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 다른 회사들의 복구 속도에 비해 카카오의 서비스 중단 기간이 길어지면서, 카카오의 부실 대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편집자 주>

카카오의 ‘데이터 이원화’ 사실 여부를 두고 논란이 거세다. 카카오 측은 모든 데이터를 사전에 이중화(이원화)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IT 업계와 정치권에서는 카카오의 주장이 '말장난'에 가깝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16일 국회 과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과 가진 긴급 간담회에서 “데이터센터를 네 곳 운영 중인데, 판교(SK C&C) 데이터센터는 카카오의 메인 데이터센터라고 할 수 있다. 이중화를 한다고 했지만 이 정도 규모에 대해선 대비가 부족했던 거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카카오의 이 같은 주장에는 모순이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부가통신서비스의 메인 서버는 △정전 △화재 △침수 △지진 △해킹 등 서버가 다운되는 모든 재난 상황에 대비해, 다른 곳에 있는 서버가 기능할 수 있도록 이원화 또는 다중화 돼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판교 데이터센터 한 곳의 화재로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들이 장시간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장애 대응을 위한 이원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카카오 측 주장이 설득력을 잃었음을 방증한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일각에선 카카오가 메인 서버와 재해복구(DR) 시스템을 모두 판교 데이터센터에 보관하고, 단지 ‘AZ’를 달리 나눠 보관했을 것이란 추측과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데이터센터는 내부 구역을 나눌 때 가용영역(AZ·Availability Zone) 개념을 사용한다. 즉 수많은 데이터를 보관할 때 ‘AZ’라는 파티션으로 구분한다고 보면 된다. 이원화 시스템의 존재 의미는 ‘데이터 분산’에 있다. 업계 추론대로라면 카카오는 깨지기 쉬운 계란(데이터)을 여러 바구니(AZ)에 담아 놓고, 이를 하나의 창고(판교 데이터센터)에 넣어둔 셈이다. 

이같은 지적에 카카오가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는 점도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카카오는 현재 4곳의 데이터센터 중 판교·안양을 제외한 나머지 두 곳의 위치를 보안상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재해복구 시스템을 메인 데이터센터와 AZ만 다르게 구축했다면, 이를 제대로 된 분산(이원화) 작업이라고 볼 수 없다”며 "(그게 사실이라면) 가벽 하나를 세워두고 '집 두 채'라고 하는 말장난"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조사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도 “이중화가 개별 서비스 별로 다 돼 있다고 하지만, 플랫폼 자체가 이중화가 안 돼 있다는 게 본질적인 문제였다”며 “앞으로 재해복구(DR)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어서 플랫폼 자체와 개별 서비스 이중화를 동시에 진행해야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카카오는 현 사태 대응을 위한 컨트롤타워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위원회 소위에서 데이터센터 화재 원인과 전원 공급이 지연된 이유 등 사실을 규명하겠다고 발표했다. 위원장은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 센터장이 맡으며, 본사와 주요 자회사의 책임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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