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정쟁인가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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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정쟁인가 [기자수첩]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2.10.19 17:3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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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은 다음 세대를, 정치꾼은 다음 선거만 생각해…미래 좀먹는 갈등 유발의 정치 종식돼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상대를 설득하지 못하는 한, 여야 모두 이룰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시사오늘 김유종
상대를 설득하지 못하는 한, 여야 모두 이룰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시사오늘 김유종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국민(民)이 나라의 주인(主)인 체제다. 모든 사람에게 주권(主權)이 있고, 개개인 사이엔 높고 낮음이 없다.

그래서 민주주의와 갈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모두가 주인이니 저마다의 주장을 내세우기 때문이다. 민주 정치의 핵심이 갈등 조정인 이유다.

이런 측면에서 지금 정치권 행태에 의문이 든다. 제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포함)은 180석을 가져갔다. 반면 제20대 대선에선 국민의힘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됐다. 전형적인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다.

여소야대에서 정부여당은 야당의 협조가 절실하다. 야당 협조 없이는 법안 처리가 불가능하다. 거대야당도 마찬가지다. 여당이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지키고 있고,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까지 보장되는 현실 속에서 야당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대화와 타협이다. 서로를 설득해야 한다. 하나를 양보하고 하나를 얻는 거래도 필요하다. 그래야 일이 풀린다. 사회 구성원 간 갈등도 해소된다. 그게 민주 정치다.

하지만 여당도 야당도 그럴 기미가 없다. 요즘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인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연내에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 여당이 반대해도 강행하겠다는 태세다.

반대 입장에도 합리적 이유가 있다. 그러나 테이블에 앉아 잘 손질해보겠다는 자세는 보이지 않는다. 그저 상대를 악마화할 뿐이다. 이러니 사회 갈등이 해소될 리 없다. 오히려 온 국민을 찬성과 반대로 갈라놓는다.

여당도 마찬가지다. 최근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두고 ‘김일성주의자’라고 주장했다. 이러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문 전 대통령이 김일성주의를 추종하는 사람이 아닐까 의심하는 사람이 김문수 한 사람뿐인가”라며 거들었다.

현재 윤석열 정부 앞엔 과제가 산적해 있다. 국회 도움이 필요한 일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169석을 가진 야당 출신 전직 대통령에게 ‘김일성주의자’라는 딱지를 붙인다. 상대를 설득하기는커녕 싸우자는 태도다.

여당도 야당도 지지자들에게 약속한 정책이 있다. 이를 실현할 방법은 설득, 그리고 타협 외엔 존재하지 않는다. 상대를 깔아뭉개서 이룰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지금 양당은 될 일도 망치는 중이다.

정치인들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서로를 헐뜯는 건, 이들의 눈이 ‘민생’이 아닌 ‘선거’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공약을 성사시키는 것보다 선거에서 내 편을 들어줄 세력을 만드는 데 혈안이 된 모양새다.

정치인은 다음 세대를,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한다고 했다. 갈등을 부추기는 건 선거에 도움이 될지 모른다. 그러나 미래를 좀먹고 공멸을 가져오는 길이다. 대한민국에 민주주의가 찾아온 것도 벌써 35년이 흘렀다. 이제는 ‘정치꾼’보다 ‘정치인’이 많아질 때도 되지 않았나.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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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발이 2022-10-20 21:32:21
다가오는 총선서는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줘 윤통령의 대국민약속을 실현함에있어 고효율이되도록 해줄 생각이다.

그렇지 2022-10-20 19:49:44
정치인은 다음 세대를 생각하고 정치꾼은 다음 선거만 생각한다!
정답이네!
지금 민주당이 딱 정치꾼들 같은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