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로더도 편할 수 있다’…지프 랭글러 4xe, 터프함과 안락함의 완벽한 공존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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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더도 편할 수 있다’…지프 랭글러 4xe, 터프함과 안락함의 완벽한 공존 [시승기]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2.10.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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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만 잡아먹는 오프로더? 가장 진화한 랭글러…전기 모드로 우수한 연료 효율성 발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지난 20일 강원도 양양에서 시승한 랭글러 4xe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지난 20일 강원도 양양에서 시승한 랭글러 4xe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지프의 대표 오프로더인 랭글러는 아웃도어 활동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드림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자연과 도심이라는 극단적 환경에선 이 모두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단적으로 도심 주행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면, 기름 많이 먹고 승차감이 불편한 단점 등을 무시하기 어렵다.

하지만 도심과 오프로드 주행 모두를 아우르는 모델도 분명 존재한다. 거친 자연에선 담대한 오프로더가 되고, 아스팔트 길 위에선 정숙성과 편안함을 갖춘 '친환경' 전동화 모델의 특성을 구현하는 플러그인 하이드리드 SUV '랭글러 4xe'가 그 주인공이다.  

기자는 지난 20일 강원도 양양 일대에서 '랭글러 4xe'를 직접 몰아보며 그 다재다능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도부터 산길, 모래해변, 인공의 오프로드 코스 등을 거치며 랭글러 본연의 오프로드 성능과 함께 전기 주행의 장점까지 녹여 낸 이 차만의 매력을 느껴봤다.

랭글러 4xe는 우수한 접지력을 바탕으로 진흙길도 가뿐히 빠져나간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랭글러 4xe는 우수한 접지력을 바탕으로 진흙길도 가뿐히 빠져나간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랭글러 4xe의 오프로드 성능이야 두말하면 입아프다. 파워트레인부터 시스템 총출력 375마력과 64.9kg.m의 막강한 토크를 자랑한다. 2.0 싱글터보 PHEV 엔진에 두 개의 전기모터를 장착한 덕분이다. 단순히 힘만 센 게 아니라 독보적인 4x4 주행(셀렉 트랙 4WD) 성능을 통해 지형을 가리지 않는 험로 주파 능력까지 보여준다.

'2022 지프 캠프' 행사를 위해 송전 해변 일대에 조성한 극한의 오프로드 코스들조차 랭글러 4xe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통나무와 바위, 물길, 자갈, 진흙 등으로 구성된 14개 코스는 언뜻 봐도 빠져나가기 힘들어 보였는 데, 랭글러 4xe는 유유히 빠져나갔다. 

깊이만 70cm를 넘는 물웅덩이, 경사각 25도 이상의 언덕을 마주해도 역시나 머뭇거림이 없다. 각 바퀴마다 접지 면적을 최대한 높일 수 있도록 트랙션 컨트롤 센서가 구동력 배분을 담당해 주는 등 차량은 슬립이 나는 것을 쉽게 허락치 않는다. 뒤틀림 강성이 뛰어난 차체를 통해서도 험로 주행에 최적화된 면모를 내비친다.

지프 캠프 내 시소 코스를 건너는 랭글러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지프 캠프 내 시소 코스를 건너려는 랭글러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충격 흡수도 탁월하다. 시소 코스에서 반대쪽 바닥으로 내려갈 때 차체에 큰 충격이 전달됐지만, 둔탁하다기 보다는 잘 튕겨내며 받아내는 느낌이 강했다. 서스펜션과 액슬 아티큘레이션의 유연성을 극대화함으로써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지프 측의 설명이다. 

랭글러 4xe는 거친길을 내달리는 오프로더이기에, 배터리는 차체 바닥 대신 2열 시트 밑에 놨다. 차량에 탑재된 360V 리튬 이온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한 선택이다. 이를 통해 오프로드 주행 간 외부에서 전해지는 충격에도 손상될 우려가 없다. 2열 시트 풀플랫이 어렵다는 점을 빼면 실내 공간 상의 손해마저 거의 없다.

오프로드 주행 중에는 8.4인치 디스플레이의 오프로드 페이지 기능을 통해 휠 회전과 위치, 경사도, 롤링 등의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내가 얼마나 험로를 달리고 있는지를 알 수 있어 즐거움이 배가 된다. 

8.4인치 디스플레이 내 오프로드 페이지 기능을 통해선 차량 피칭과 롤링 등의 오프로드 주행 정보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8.4인치 디스플레이 내 오프로드 페이지 기능을 통해선 차량 피칭과 롤링 등의 오프로드 주행 정보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기울기가 25도에 달하는 사면 경사로를 지날 때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양양 정족산을 누비는 임도 코스 주행도 이어졌다. 28km 거리를 2시간 넘게 달려야 했던 만큼 피로도가 상당했지만, 일반에는 개방되지 않는 곳을 차로 올라볼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라 반가웠다. 긴 시간 울퉁불퉁한 흙길을 내달려야 했던 탓에 힘든 건 부정할 수 없었다. 차가 불편해서 피로했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오히려 오프로드 주행에 특화된 지프 랭글러가 아닌 일반적인 승용 모델이었다면 감히 엄두도 못냈을 것임은 분명하다.

랭글러 4xe의 상품성은 산을 내려와 마주한 온로드 코스에서 더욱 가치있게 느껴졌다. 그 이유는 전기 모드 주행에 있다. 전기차 방식으로 구동하는 정숙한 일렉트릭(ELECTRIC) 모드 덕분에, 목적지까지 20km 가량 더 이동해야 하는 마지막 구간 주행을 편히 마칠 수 있었던 것. 

복귀하는 길은 동승했던 기자가 운전대를 잡았는데, 산악 주행에서 이-세이브(E-SAVE) 모드로 모아놓은 배터리 잔량을 쓰기로 했다. 일렉트릭 모드를 활성화하니 이제껏 느끼지 못했던 편안함에 졸음이 밀려왔다. 지금까지 시승 간에는 조수석에 앉더라도 절대 졸았던 적이 없었는데, 결국 무릎을 꿇었다. 과장을 조금 섞자면 오프로더 차량이라는 게 잊혀질 정도로 편안했다.

온로드 주행 시 전기 모드를 놓고 달리면 안락한 승차감을 누릴 수 있다. 랭글러 4xe가 오프로더라는 사실이 잊혀진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온로드 주행 시 전기 모드를 놓고 달리면 안락한 승차감을 누릴 수 있다. 랭글러 4xe가 오프로더라는 사실이 잊혀진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출시 당시 '가장 진화한 랭글러'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에 수긍이 갔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 탑재 하나로 오프로더의 단점인 연료 효율성을 극복하고 안락한 주행감성까지 구현해 냈으니 말이다. 랭글러에 붙는 '4xe'는 더 이상 이 차가 '오프로더'라는 관념과 틀에 갇혀있지 않아도 됨을 의미하는 듯 보였다.

한편 이날 인공 오프로드 코스를 제외한 임도와 국도 시승 간 실연비는 69.4km 거리에서 7.6km/ℓ를 기록했다. 전기로만 21.6km(온로드)를 주행했고, 가솔린으론 47.8km를 주행한 결과다. 산길 주행이 주를 이뤘던 만큼 극악한 연비가 나올 줄 알았지만, 전기 모드 덕분에 7.6km/ℓ에 달하는 값을 얻을 수 있었다. 배터리 없는 기본 랭글러(4도어 오버랜드)의 복합 연비가 9.0km/ℓ임을 감안하면 그 효율성을 충분히 실감할 수 있다. 

이날 랭글러 4xe의 임도·국도 시승 간 실연비는 69.4km 거리에서 7.6km/ℓ를 기록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이날 랭글러 4xe의 임도·국도 시승 간 실연비는 69.4km 거리에서 7.6km/ℓ를 기록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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