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도 에스크로 종료 수순…사업 접는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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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도 에스크로 종료 수순…사업 접는 은행들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2.11.08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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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 활성화·新 결제수단 등장 등 환경 변화
에스크로 이용 금액, 오픈마켓에 90% 이상 집중
PG사는 지급결제대행과 에스크로 서비스 연계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오픈마켓의 대형화, 결제시장의 변화, 간편결제 같은 새로운 결제수단 등장으로 은행을 통한 에스크로 이용규모가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들이 B2C 에스크로 서비스 종료를 선택하고 있다. ⓒ시사오늘(그래픽: 김유종 기자)

NH농협은행이 제공하는 NH에스크로 이체 서비스 신규가입이 중단됐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NH에스크로’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고 있다. 이번 신규가입 중단 조치는 서비스 종료를 위한 첫 단계인 셈이다.

특히, NH농협은행은 ‘NH에스크로’ 서비스 약관을 개정해 서비스 종료와 관련한 조항을 추가했다. 추가된 조항은 서비스 종료 결정 시 3개월 전에 고객들에게 해당 내용을 고지한다는 내용으로, 사실상 서비스 종료를 염두에 둔 약관개정으로 풀이된다. 해당 약관은 오는 12월1일자로 시행된다.

에스크로 서비스는 구매자와 판매자 간 거래 시 제3자가 중개를 하는 매매 보호 시스템을 말한다. 구매자 입장에서 보면 구매안전서비스인 셈이다.

개인사업자가 온라인 개인 쇼핑몰 등을 운영하려면 에스크로 이용 확인증은 필수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자상거래 피해 방지 및 소비자 보호를 위해 5만원 이상의 결제금액은 의무적으로 에스크로를 이용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결제의 형태는 계좌이체 등을 포함한 현금거래를 말한다.

NH에스크로 이체 서비스가 종료되면 은행 중 에스크로 이용 확인증을 받을 수 있는 곳은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 2곳만 남게 된다.

앞서 하나은행은 2012년 B2C 에스크로를, 우리은행은 2017년 쇼핑몰 에스크로 서비스를 각각 종료했다. NH농협은행도 신규가입 중단을 시작으로 사실상 에스크로 서비스를 접을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서비스 종료를 검토 중이나,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종료하게 된다면 내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은행들이 에스크로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는 건 현금거래 축소, 오픈마켓 활성화, 간편결제 시장 확대 등으로 사업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스크로 가입창구는 크게 3가지로, △은행 △오픈마켓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이다. 오픈마켓 입점 없이 개인이 쇼핑몰을 운영하려면 은행 또는 PG사 중 선택할 수 있다.

에스크로 사업이 활성화된 2000년대 초반에는 PG사가 은행과 제휴를 통해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했다. 에스크로 고객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생소한 PG사보다는 은행을 믿고 이용하려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PG사 규모가 커지고 위상도 과거와 달라지면서 제휴 필요성이 이전보다는 떨어졌다.

아울러 B2C 에스크로 결제시장을 오픈마켓이 주도하는 상황에서, 은행을 통한 에스크로 이용은 더욱 저조해졌다.

한국은행의 2018년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오픈마켓을 통한 에스크로 서비스 이용건수는 일평균 150만건, 이용금액은 681억원에 달하지만 금융사 에스크로 이용건수는 통계에 잡히지도 못했다. 일평균 이용금액도 4억원에 불과했다. 2017년 자료 기준으로 금융사 에스크로 이용건수는 200건에 불과했다. (한국은행은 2019년중 이용 현황 자료부터 오픈마켓과 금융사를 따로 분류하지 않고 이용건수와 금액을 통합해서 발표하고 있다.)

또한 간편결제 등 신(新) 결제수단 등장으로 결제 편의성이 높은 다른 수단으로 결제가 이뤄지면서 B2C 에스크로 시장 규모가 축소된 것도 은행의 서비스 종료 배경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PG사가 제공하는 에스크로 서비스는 결제대행 서비스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도 은행의 경쟁력 약화 요소로 꼽힌다.  

PG사는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간편한 절차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소규모 개인사업자의 경우 PG사의 신용카드 결제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통상 PG사들은 부가 서비스 형태로 에스크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실상 연계 서비스인 셈이다. 이 때문에 PG사는 에스크로 서비스를 중단할 이유가 없다.

한편,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은 에스크로 서비스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 관계자는 에스크로 서비스 축소나 종료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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