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개발 장복만, 계속되는 자사주 매집…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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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개발 장복만, 계속되는 자사주 매집…왜?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11.08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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張회장, 올해 3분기부터 장내매수로 지분율 2배↑…아들 장호익·장재익도 자사주 매입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동원개발 창업주인 장복만 회장이 자사주 매입에 집중하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책임경영 행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일각에선 시세차익을 노린 것, 배당 확대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장복만 회장은 지난 9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약 20차례에 걸쳐 장내매수 방식으로 동원개발 주식 총 38만 주를 사들였다. 공시된 취득단가를 감안하면 이 같은 자사주 매입에 투입된 비용은 10억 원 안팎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장복만 회장의 동원개발 지분율은 지난 6월 말 0.42%(37만8000주)에서 11월 초 0.83%(75만8000주)로 2배 가량 확대됐다. 통상적으로 오너일가의 자사주 매집은 경영권 승계 이슈와 연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동원개발은 이미 장복만 회장의 장남인 장호익 사장으로의 승계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으로 평가되는 업체인 만큼, 이번 자사주 매입은 지배력 문제와는 무관한 주가 방어를 위한 결정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장복만 회장이 자사주를 사들이기 시작한 지난 9월 말은 동원개발의 1주당 주가가 3000원대 밑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점쳐진 시기다. 동원개발의 주가는 지난 8월 19일 3945원을 기록하며 4000원대 아래로 주저앉았고,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다가 9월 30일엔 장중 3145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이는 국내 증시 상황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가운데 실적 부진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동원개발은 2022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3008억7781만 원, 영업이익 529억416만 원을 기록했다. 자체 분양사업이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8.66% 급증했음에도 영업이익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방어 실패로 8.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0.59% 줄었다.

장남 장호익 사장이 부친의 자사주 매입 결정에 동참했다는 점도 책임경영 차원 조치라는 분석에 힘을 더하는 대목이다. 장 사장은 지난 9월 말 동원개발 주식 10만 주를 장내에서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복만 회장 일가의 이 같은 행보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준 걸까. 동원개발의 주가는 지난 10월 들어 반등에 성공하며 3500원선을 돌파했다. 현재 동원개발의 주식은 3640원(11월 8일 종가)에 거래되고 있다.

일각에선 주주가치 제고와 동시에 시세차익과 배당금을 염두에 둔 자사주 매입이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동원개발은 지난해 심각한 실적 부진을 겪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분의 2 수준으로 축소됐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반토막이 났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현금·현금성자산도 전년 말보다 650억 원 가량 줄었다. 이는 2021년 상반기까지 자체공사(분양)를 통해 얻은 매출이 전무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는 평가다. 자체 분양사업이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동원개발은 얼마 전부터 태영건설과 함께 경기 광주 일대에 1690가구 규모 '더파크 비스타 데시앙'을 분양 중이다. 해당 단지는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도 지난 1~2일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1073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총 6009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되며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동원개발은 이 사업 SPC(특수목적법인)인 지파크개발(G파크개발)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된다면 수천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월 공급한 '천안 성성 비스타 동원'에서 나온 분양수입도 실적에 점차 반영되고 있다. 또한 동원개발은 국내 건설업계에서 재무건전성이 우수하고 차입금이 없기로 정평이 난 건설사로, 최근 발생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리스크로 되레 도급공사 수주 등에 있어 수혜를 입을 것으로도 여겨진다.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는 판단 하에 동원개발 오너일가가 행동에 나섰다는 말이 들리는 이유다.

배당금을 노린 매집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건 동원개발 지분 2.38%(지난 6월 말 기준)를 보유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하 한투밸류) 때문이다. 지난 1월 동원개발은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한투밸류의 주주서한을 받고 배당성향을 전년 11.63%에서 18.76%로 대폭 늘렸으며, 향후에도 배당성향을 20% 안팎 수준으로 유지·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후 동원개발그룹 지배구조상 동원개발과 동떨어진 것으로 평가되는 장재익 남양개발 사장(장복만 회장 차남)의 동원개발 주식 매입이 이뤄졌다. 당초 동원개발 지분이 전무했던 장재익 사장은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동원개발 주식 총 10만 주를 장내에서 사들였고, 지분율 0.11%를 확보했다. 이어 부친인 장복만 회장, 장남 장호익 사장의 자사주 매입이 이뤄진 것이다. 본격 배당 확대 정책을 추진하기 앞서 오너일가가 동원개발 지분율을 확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도는 배경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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