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과 오픈페이…빗장 푸는 금융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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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킹과 오픈페이…빗장 푸는 금융사들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2.11.17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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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대두에 따른 환경변화
폐쇄·배타적→개방형 서비스
오픈페이는 카드사 생존전략
핀테크 vs. 카드업계 경쟁구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오픈뱅킹에 이어 오픈페이가 등장할 예정이다. 폐쇄적·배타적으로 페이 서비스를 제공하던 카드사들이 이처럼 개방형 서비스를 준비하는 건 핀테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전략이다. ⓒ시사오늘(그래픽 : 김유종 기자)

은행과 카드사가 자사 서비스 뿐만 아니라, 타사의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등 과거와 달리 영역을 개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9년 말 본격적으로 시작된 ‘오픈뱅킹’과 현재 준비 중인 ‘오픈페이’다. 금융사 별로 앱을 설치할 필요없이 한 앱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들이 연합해 오픈페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현재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등이 연내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며, 엽합전선에 참여한 카드사들 역시 채비를 하고 있다.

오픈페이 연합에 참여한 카드사는 신한카드, 하나카드, KB국민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 비씨카드 등 전업 카드사 6곳과 은행계 카드사인 NH농협카드 1곳 등 총 7곳이다.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는 참여하지 않는다. 향후 참여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선 오픈페이 준비 상황을 지켜보는 수준으로 전해진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카드의 경우 모바일 간편결제 수단인 삼성페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고,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도입을 준비 중이라, 이들 두 카드사는 오픈페이 참여 동기가 다른 카드사에 비해 떨어진다”고 귀띔했다.

국내 7개 카드사가 준비 중인 오픈페이는 현재 각 카드사가 보유한 페이 앱에 다른 카드사의 카드도 등록할 수 있도록 빗장을 푸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어, KB Pay 앱에서 신한카드 등록은 물론 결제도 가능해지고, 반대로 신한pLay 앱에 KB국민카드를 등록해 결제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은행권이 서비스 중인 ‘오픈뱅킹’이 하나의 앱에서 다양한 은행의 계좌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하고 송금과 조회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카드사 역시 빗장을 풀겠다는 것이다.

특히, 오픈페이는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핀테크 업계에 경쟁에 밀리고 있는 카드업계의 생존 전략이다.

카드업계의 경우 과거에는 각 카드사들이 서로 경쟁 관계였다면, 지금은 카드업계 대(對) 핀테크업계라는 경쟁 구도가 자리잡았다.

한국은행의 ‘2022년 상반기 중 국내 지급결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모바일기기 등을 통한 결제(일평균 1.3조원)에서 카드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은 45.1%를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 결제에서 카드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 비중은 2020년 39.1%에서 2021년 상반기 41.4%, 올 상반기 45.1%로 꾸준히 늘고 있다. 카드 정보를 모바일 등에 미리 저장해 두고, 거래 시 간편인증수단(비밀번호 입력, 지문인식 등)을 이용해 결제할 수 있어 결제 편의성에 따른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모바일 결제 시장이 커졌지만, 카드기반 간편결제에서 카드사보다 핀테크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고, 그 비중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핀테크업계 비중은 66.0%에 달한다. 2020년 60.8%에서 2021년 상반기 63.0%, 올 상반기 66.0%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카드사가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건 폐쇄적인 사용환경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카카오페이를 예를 들면 삼성카드, 현대카드, 국민카드, 신한카드, 비씨카드, 씨티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 NH농협카드 등 대부분의 카드를 등록해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각 카드사들이 내놓은 페이 서비스가 자사 카드 등록 만이 가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금융소비자들이 등록 가능한 카드의 범위가 훨씬 넓은 핀테크 업계의 페이 서비스를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카드업계가 이대로 있다가는 핀테크 업계에 종속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오픈페이 구축을 위한 연합전선으로 이어진 것이다.

한편, 오픈페이는 카드업계 내부에서 테스트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스템 구축이 곧바로 서비스 시작을 의미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오픈페이라는 연합전선을 구축하긴 했지만, 각 카드사의 이해관계가 달라 준비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카드사 마다 오픈페이 시스템 구축 시기도 다르고, 언제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지도 아직 의견조율이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시작 시점과 관련해 카드사마다 의견이 다른 부분이 있다. 순차적 출시 또는 일정을 맞춰 출시할 지 등에 대해 이견이 있어 현재까지도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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