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서민 “대장동, ‘인허가권’ 남용으로 횡령·배임한 사건” [특별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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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율·서민 “대장동, ‘인허가권’ 남용으로 횡령·배임한 사건” [특별좌담]
  • 정진호 기자,김자영 기자
  • 승인 2022.12.03 11: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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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인처럼 행동해 비판 시급…끊임없이 알려야”
“줄리 의혹, 건드려선 안되는 여성인권 영역…특히 거북”
“정진상·김용, 증거 앞에서 의리 만으로 버티기 힘들 것”
“대장동 통해 기초자치단체 패악성 적나라하게 드러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김자영 기자]

ⓒ 시사오늘
(사진 왼쪽부터) 서민 단국대 교수와 김경율 회계사가 지난달 21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 시사오늘

참여연대 위원장 출신 김경율 회계사와 기생충학 박사 서민 교수가 이번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밝히기 위해 만났다. 김 회계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다스 비자금 사건 등 거대 정치·경제 권력 비리를 파헤쳐 온 인물이다. 그는 조국 사태를 거치며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다 참여연대를 떠났다. 

서 교수는 4~5년 전 “대깨문에 학을 뗐다. 그땐 차라리 이재명 대표가 낫겠다 싶어 우호적 감정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해 “이 대표의 무서운 면을 보고 학을 뗐다”며 집필 참여 이유를 밝혔다. 

김 회계사와 서 교수는 ‘조국 흑서’라 불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민주주의는 어떻게 끝장나는가>를 통해 만났다. 조국 사태를 겪은 후 ‘586 세대’의 모순점을 지적하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지난달 7일 김경율 회계사와 서민 단국대 교수의 <맞짱, 이재명과의 한판>(이하 <맞짱>)이 출간됐다. <맞짱>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대장동·백현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김혜경 씨 법카 불법 유용,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성남FC 기업 후원금 의혹 등을 다루고 있다.

서 교수는 앞서 “조국 흑서 인세 받고선 뿔뿔이 흩어졌는데, 우리 둘은 우정을 유지하고 있다. 영혼의 파트너를 만났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후로 쭉 이어졌다. 책은 그 협업의 결과물이다. 

진보 진영에서 활동해온 이들이 만나 ‘이재명 저격수’ 역할을 자처한 이유는 뭘까. <시사오늘>은 지난달 21일 홍대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김경율 회계사와 서민 교수를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장동 전말 박제 필요 느껴…국민의힘은 여전히 국민의힘”
“민주, 진보·개혁 자처하지만 합리적 근거 의거한 정치 아냐”


ⓒ 시사오늘
(사진 왼쪽부터) 서민 교수와 김경율 회계사가 지난달 21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에 대해 “극우적 멘탈리즘이 강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 시사오늘

- 대장동 사건 관련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책으로 출간하게 된 이유는.

김경율 “민주당과 친민주당 성향 언론이 반지성적이라 볼 수 있는 대응을 내놓고 있다. 국민에게 팩트 파인딩을 통해 사실 그대로를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흔한 용어로 ‘박제’의 필요성이다.

검찰 수사, 언론, 시민단체 노력을 통해 대장동 사건이 7부 능선에 도달했다면, 책은 이 7부 능선을 확정 짓는 역할로 기능하길 바란다. 친민주당, 일부 진보 진영 인사들은 7부 능선이 아닌 1부, 2부 능선에서 헛짓거리를 한다.”

- 책은 주로 서민 교수가 쓴 건가. 

서민 “시키는 대로 썼다(웃음). 아는 것과 쓰는 일이 다른데, 김경율 회계사는 대장동 사건을 낱낱이 알지만 글재주와 시간이 부족했다. 나는 글재주가 있었고. 공동작업이 가능했던 이유다.”

- 조국 사태 이후 민주당에 비판적으로 스탠스가 바뀌었다.

김경율 “스탠스가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계속 해오던 일이다.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일. 지난 3~4년간 소위 진보, 개혁 인사라고 불렸던 이들의 위선과 거짓을 너무 많이 목격했다.”

- 특히 어떤 점에 실망했나. 

김경율 “조국, 윤미향, 박원순, 이재명 등과 관련한 일련의 사건들에서 그들의 민낯이 드러났다. 명명백백한 횡령에 대해서도 똘똘 뭉쳐 반박하고, 반박을 넘어 지적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극우적 멘탈리즘이 강하다고 생각했다.”

- ‘극우적 멘탈리즘’이란 표현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김경율 “반지성주의, 노동자나 소수자를 동원의 대상으로 삼는 것, 민족주의 등 몇 가지 특징들이 있다. 최근 민주당 국회의원 7명이 대통령 퇴진 집회 단상에 섰다거나, 김의겸 의원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근거 없이 제기한 것들을 보면 합리적인 근거에 의거해 정치하는 사람들이 아닌 것 같다. 본인들 스스로는 진보와 개혁을 자처하지만 정치사적으로 보면 극우로 범주 짓는 게 맞지 않나.”

- 유시민 작가의 경우 스스로 어용지식인을 자처하며 민주당과 함께가는 스탠스를 유지했다. 참여연대에서 활동했던 사람으로서 입장을 바꾸기 어려웠을 것 같다.

서민 “유시민은 추종자가 있고 책도 팔아야 되는데, 김 회계사는 없다. 몸만 오면 된다. 재산이 많으면 버리는 게 아깝지 않겠나. 이 사람은 인간관계 빼고는 남는 게 없다.”

서 교수가 던진 농담에 자리에 함께 있던 모두가 웃었다. 두 사람은 웃다가도 금세 진지한 이야기로 돌아갔다. 

김경율 “별로 고민하지 않았다. 나는 원래 참여연대에서 합리적이지 않다 싶으면 화내고 심하게 싸우기도 했다. 그런데 조국 사태, 그 이전에 윤미향 사건은 충격적이었다.”

김 회계사는 그런 상황이었다면 어디서든 싸우고 나왔을 거라고 했다. 

 

“국민의힘과 네트워크 없어…진보적 비전 확보 고민 中”
“인지도 올려 정치하려는 의도? 본인들 사고 메커니즘일 뿐”
“시민 사회 운동은 여론 추이보다 ‘옳고 그름’ 생각해야”


김경율 회계사가 지난달 21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나에게 시민사회운동은 여론 추이를 따르기보다 옳다고 생각하면 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 시사오늘

- 방송, SNS 등을 통해 여전히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보다 민주당에 대해 더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김경율 “본인들이 대단한 역사적 명분이 있는 것처럼 떠벌리고 의인처럼 행동한다. ‘당신들은 의인이 아니다. 이익을 위해서 하는 행동이다’라는 것을 끊임없이 지적하고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은 의인처럼 행동하진 않는다. 물론 공적 영역에 있음에도 사회적 역할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해악은 있다. 하지만 일단 급한 건 민주당에 대한 비판이다.”

- 일각에서 여당 지지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 

김경율 “우선 나는 국민의힘과 네트워크가 거의 없다. 민주당 의원 중엔 지금이라도 전화하면 만나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국민의힘은 누구도 없다. 만나자는 사람도 있었고, 편견 없이 대해보려고 협업도 해보고 했는데 역시 국민의힘은 국민의힘이더라. 기대치가 없다. 그래서 고민이 더 깊어진다. 진보적 비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 이런 식으로 인지도를 올려 정치하려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도 있다. 

김 회계사는 질문을 듣고 인터뷰 중 가장 큰 웃음을 터뜨렸다. “진중권 교수도 그런 말을 들으면 농담조로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열받게 하기 위해서라도 정치권 안 간다’라고 하더라. 나도 그런 사람들 때문이라도 안 간다. 그건 본인들의 사고 메커니즘이다.”

- 본인을 향한 비판에 대한 걱정은 없었나.

김경율 “과거 쌍용자동차,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하다못해 다스 비자금 사건을 파헤칠 때도 여론이 그리 좋진 않았다. 나에게 시민사회운동은 여론 추이를 따르기보다 옳다고 생각하면 하는 일이다.”

 

“줄리에 침묵하는 이유…진정성 없이 자기 정치 대상 찾기”
“진실 직면 무섭지않나…믿고 싶은 것 믿으려는 사람 많아”

“정치권서 마타도어 재생산…말초적 감성 자극하는 방식 문제”


서민 교수는 “윤미향 사건 때 여성단체들이 지지하는 것을 보고 특히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서민 단국대 교수가 지난달 21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자기 전공분야에 대해선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 시사오늘

- 특히 어떤 점이 충격이었는지.

서민 “내가 믿었던 페미니스트들의 목적이 여성 인권 향상이 아니었구나 생각했다. 진영 논리에 매몰된 모습, 지원금 받아낼 생각으로 찬 모습을 보고 깨달았다.”

대화 주제가 ‘여성 인권’으로 흐르자 김 회계사는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줄리 의혹은 특히나 거북하다. 하나하나 혐오스러운 발언”이라고 말했다. 

김경율 “그건 여성 인권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건드리면 안 되는 영역이다. 그런데 민주당 인사들은 그걸 확대 재생산했다. 정상적인 정치의 범주를 벗어났다. 줄리가 사실이라 한들 비난받을 일이며, 그들이 근거로 삼는 게 어디 엘리베이터에서 봤다는 둥 다 택도 없는 말들이다. 말초적 감성을 자극하는 방식이다.”

서민 “김 회계사와 싸운 사람 중 하나가 호주제 폐지에 앞장섰던 여성운동가 고은광순 씨다.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을 비판하며 ‘그러니까 줄리랑 사는 거겠지’라는 글을 공개적으로 올렸다. 정의연 이사장을 맡았던 윤미향 의원의 경우 회계부정 및 개인모금 논란이 있고난 뒤 미군 기지촌 여성에 대한 목소리를 내더라. 자기 정치를 위한 대상을 찾는 것이지 진정성은 안 보인다. 그래서 줄리 논쟁에서 침묵하는 거다.”

- 그 같은 발언이 재생산되는 이유는 뭘까.

김경율 “본인들의 민낯 아닌가 싶다. 최근 이태원 참사 유족 명단을 동의 없이 공개한 시민언론 민들레 참여진을 보라. 철학자 김상봉, 신학자 김근수 등도 포함됐다. 거대 담론을 논하면서 구체적 사안에 있어선 본인들의 행동 지침을 어겼다. 위선적이다.”

서민 “유튜브 등 민주당계 변호사들이 나와 하는 말이 틀린 경우가 많다. 그래도 여전히 법률전문가로 방송에 나온다. 사실 확인보다 지지자들에게 ‘나는 너희 편이다. 같은 생각이다’라는 사실을 각인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진실을 알려고 하기 보다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진실은 직면하기 무섭지 않나.”

김경율 “어떤 사안을 지적하기 전에 법률상 문제, 팩트 체크를 거치지 않나. 그런데 팩트체크에 나태하고, 엄밀함이 부족하다. 조국 사태도 그렇고 대장동 사건도 팩트로 접근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낮은 진입 장벽으로 진보 진영에 들어와 근거 없이 아무 말이나 내뱉고. 김의겸, 김남국, 김용민, 장경태 의원 등 마타도어만 재생산한다.”

서민 “나는 의대 교수로서 최소한 의학 분야에 있어선 사실만 말한다. 이재명 대표 관련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 불거졌을 때, 그 제보자가 지난 1월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그때 여러 의혹이 나왔지만 이틀 뒤 경찰이 사인을 ‘대동맥 파열’이라 밝혔다. 그땐 나도 ‘대동맥 파열이라면 이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재명과 상관없다’고 했다. 최소한 자기 전공 분야에 대해선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 그런데 요즘 그런 합리적 판단이 줄고 있다.”

 

“대장동 의혹은 공적 권한 이용해 사적 이익 챙긴 토착비리 사건”
“野 ‘정치수사’ 주장, 아전인수격…죄수의 딜레마 상황 벌어질 것”


ⓒ 시사오늘
(사진 왼쪽부터) 서민 교수와 김경율 회계사가 지난달 21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신간 <맞짱, 이재명과의 한판>을 들고 웃음을 짓고 있다. ⓒ 시사오늘

본격적으로 책에서 설명된 이재명 대표 관련 사법 리스크, 민주당의  그중에서도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 대장동 사건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다면. 

“공적인 지위에 있는 사람이 공적 권한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챙긴 사건이다. 그게 이 사건 시작이자 전부다. 요약하자면 4조짜리 사업에서 대략 2조의 비용을 제외하고 2조의 이윤이 남는 사업. ‘그 이윤이 누구에게 갔느냐’를 쫓는 게 핵심이다.”

대장동 의혹은 민주당 20대 대선 후보 경선 일정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지난해 8월 31일 불거졌다. <경기경제신문> 박종명 기자가 개발사업 실적이 전무한 화천대유자산관리(지주회사)의 자회사 천화동인 1호~7호 7개 사가 성남시에서 2018년 수의계약을 통해 대규모 대장동 택지를 계약하고 용지를 매각해 3000억 원대 수익을 냈다는 의혹을 최초로 제기했다.

현재까지 보도된 사실에 따르면 특수목적법인(SPC)인 성남의뜰은 지분 50%를 보유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1830억 원을 배당했디. 화천대유와 SK증권은 각각 1%와 6%를 보유했지만 각각 577억 원, 3460억 원이 배당됐다. 천화동인 1~7호 소유주는 각각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 김만배 지인, 김만배 지인,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조현성 변호사, 배모 전 기자 인 것으로 알려졌다. 

- 책에서 소개된 모든 정황 증거는 이재명을 가리킨다. 하지만 연관성 밝혀내긴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위법성을 증명할 결정적 증거가 나올 것으로 보나. 

김경율 “부동산 개발엔 결국 ‘인허가권’이 중요하다. 대장동 개발 사업은 ‘성남시’라는 기초자치단체 인허가권이 이용된 사업이다. 기초자치단체서 이뤄진 사업에서 기초자치단체장이 어떤 역할을 했겠나. 본인 스스로 대장동은 본인이 설계했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금까지 나온 것 만으로도 이재명 대표 혐의는 뚜렷하다고 본다.”

서민 “유동규, 김만배, 김용, 정진상이 구속됐다. 이재명만 남았다. 주위 사람이 모두 구속됐는데 ’나는 무죄다’라고 말하면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 유동규 전 본부장이 석방된 뒤 폭로성 발언을 시작했다. 그 이유가 뭐라고 보나.

김경율 “현금 거래는 은폐되기 쉽고, 그렇다면 유동규 한 명이 죄를 다 떠안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재명 대표 관련 사안을 불면 자신의 혐의가 줄어들 수 있다. 필연이라고 본다. 한 명 한 명 빠져나가면 죄수의 딜레마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 검찰은 어쨌든 확실한 물증으로 혐의를 확정 지어야 한다. 정치수사라는 민주당 주장은 아전인수 격이다. 배가 침몰하는데 쥐 떼들이 난동하는 모습이다.”

- 정진상과 김용도 그런 발언을 하게 될까. 

김경율 “결국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한다. 정영학 회계사, 유동규, 남욱 등 대장동 일당이 진술하는데, 나머지도 부인하기 힘들고, 다 떠안기도 어려울 거다. 앞으로 증거들은 차곡차곡 쌓일텐데, 의리나 인간적 유대만으로 버티기 힘들 거다. 증거가 무너뜨릴 거다.”

자리에 함께 동석한 천년의상상 선완규 편집자도 거들었다. “이재명 대표의 가장 큰 죄는 ‘배임’이다. 공적 권한을 사적으로 이용했다. 배임의 사전적 정의는 ‘주어진 임무를 저버림’이다. 횡령·배임죄는 형법에서 정의돼 있다.”

김경율 “맞다. 그게 이 사건의 처음과 끝을 관통하는 핵심이라 본다.”

서민 “사업자 선정부터 치밀하게 구성된 사업이라고 본다. 故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의 황무성 전 성남도개공 사장 사퇴 종용 의혹, 이후 사장 직무대리가 된 유동규, 그 사이 성남의뜰이 대장동 사업 SPC로 선정되고 초과이익 환수조항 삭제가 일어났다. 故 김문기 성남도개공 개발1처장은 유서에서 ‘초과 이익 (환수조항) 부분 삽입을 세 차례나 제안했는데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초과이익 환수조항 삭제 아닌 미채택? 그게 프레임”
“원주민 비롯해 성남 시민에 피해 돌아가…임대주택도 축소”


ⓒ 시사오늘
(사진 왼쪽부터) 서민 교수와 김경율 회계사가 지난달 21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는 사이다 이미지와 다르게 사적 이익을 추구해 이율배반적이고 지탄 받을 모습”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 시사오늘

‘초과 이익 환수조항 삭제’ 의혹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성남의뜰 법인 등기부에 따르면 50% 넘는 우선주를 보유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누적 배당금이 1822억 원이 될 때까지 1순위로 배당받는다. 우선주에 주고 남는 이익금은 보통주에 배당됐다. 

- 이재명 대표는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가 아닌, ’추가의견 미채택’이라고 말했다. 

김경율 “그게 프레임이다. 50% 이상 지분을 가진 성남도개공이, 1822억 원 이상 이익은 초과이익으로 개념 지은 것. 가져가면 잘한 거고, 안 가져가도 있을 수 있는 일로 만드는 것. 평범하게 뜬 플라이볼을 이었는데, 잡았으면 나이스캐치였던 식으로 구는 것. 성남도개공 홈페이지에서 ’정말 우리 성남도개공에 이것만 줘도 되냐’고 물은 것을 봤다. 4조짜리 사업에 1800억 원만 줘도 되냐는 물음이다. 답변도 ‘그것만 주면 돼. 더 이상 줄 필요 없어’였다. 그런 경우에도 배점 차이가 없도록 설계됐다.”

서민 “배임은 자신이 이익을 안 가졌을 때 말하는 개념인데, 만약 자신이 이익을 가져갔으면 다른 상황이 됐을거다.”

- 대장동을 비롯해 성남 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갔다고 볼 수 있나.

김 회계사는 질문을 듣자마자 “그렇다”고 답했다. “공적 권력을 이용해 수행했기 때문에 대장동 주민, 성남 시민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영향 미친 국부 유출이라고도 본다.”

서민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토지 ‘수용’ 방식을 취했다. 환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임대아파트 비율이 훨씬 낮아졌다.”

- 이재명 대표는 과거에 임대주택 확대를 강조했다. 실제 대장동에는 LH가 들어오는 공간이 굉장히 좁다. 왜 그렇게 작게 설계했다고 보나.

김경율 “맞다. 백현동도 그렇고 점차 축소됐다. 확대하고 법률대로 하면, 본인들의 사적 이익 영역이 줄어드니 그랬을 거라 추측한다. ”

- 그 부분에 대한 지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김경율 “당연히 지적해야 될 부분이다. 이 대표는 특히 청년층의 이해와 요구를 뚫어주는 ‘사이다’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그런 이미지와 다르게 사적 이익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부분은 이율배반적이고 지탄받을 모습이지 않나.”

 

“의혹 제기 없었다면 박달 스마트밸리 등 ‘제2의 대장동’ 가능성도”
“범죄 수익 환수·대장동 일당 처벌 가능성에 회의적…제도 보완 필요”

“기초자치단체장 구속 사례 多…금권선거 의혹서 자유롭지 못한 문제”


- 의혹이 제기되지 않았다면 다른 지역에서 ‘제2의 대장동 사건’이 발생했을 거라 보나. 

김경율 “그렇다. 실제로 경기 안양 도시공사가 추진한 ‘박달 스마트밸리’ 조성사업에 천화동인 4호 투자자들이 입찰을 시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 사실이 알려지고 경기안양도시공사는 민간사업자 공모를 취소한다고 알렸다. 대장동이 공익 목적의 외피를 띠면서 수행했던 것이니, 다른 곳에서 진행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이게 합법적이라면 우리나라 국토 관련 시행 사업은 만신창이가 됐을 거다.”

- 만약 모든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 해도, 이 사건은 대장동 일당의 징역으로만 마무리되나. 국가가 개발 이익을 환수하는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나.

김경율 “사실 법률상 미비점이 많다. 코스닥 자본시장에서도 범죄 수익 환수는 잘 이뤄지지 않는다. 200억 원 사기 쳐도 몸으로 때우면 끝나는 거다. 이에 대한 입법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 제도적 금지가 안된다면 사후적 처벌을 강화시켜야 한다. 천화동인 4호가 1007억 원을 가져갔는데, 남욱 변호사는 위례 신도시 개발사업에서도 큰 수익을 봤다. 나도 남 변호사가 얼마만큼의 처벌을 받을 것인가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긴 하다.”

- 다른 지자체에서도 사업이 이런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나.

김경율 “기초자치단체의 패악성이라고 할까, 부정적인 면이 대장동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본다. 지역마다 인허가권이 있으니. 김혜경 씨 비서인 배 씨 관련 문제 제기도 10년도 더 전에 국민의힘 시의회의원, 지역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나는 고향이 해남인데, 해남과 옆 지역 청도만 봐도 민선군수 6~7명 중 70~80%가 구속됐더라. 이 외에도 군수, 시장 등 기초자치단체장 구속 사례가 많다.

정치인의 권력을 통해 비리가 발생하고, 비리를 통해 얻어진 이익을 기반으로 정치인이 정치적 성장을 꾀하는 메커니즘이라면, 민주주의가 풀뿌리부터 고사되는 게 아닌가.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서민 “돈을 추구해 비리 저질렀다면 적어도 큰 권력을 얻으려고 하면 안 된다. 그런데 이재명은 나쁜 사례다. 부정부패를 저지르면서 그걸 발판으로 권력을 얻어 정치적으로 성장했다. 다 깨끗하면 물론 좋지만 지방에서 저지른 소소한 비리까지 어떻게 다 잡나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중앙에 들어가 대통령 하려고 하는 건 더 심각히 봐야 한다.”

김경율 “서 교수가 돈만 좇고 정치의 꿈은 배제했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지금 우리나라 정치는 금권과 정치권력이 떼려야 뗄 수 없이 상호작용하며 부양하는 메커니즘이 됐다. 그 자체가 문제이지 않나. 정치권이 금권 선거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서민 “나는 상대적으로 중앙정치는 전보다 훨씬 투명해졌다고 본다. 대장동 자금이 드러난 것도 예전보다 돈 세탁이 어려워졌다는 방증이다. 최근 불거진 문제도 경선 자금 관련해서다. 앞으로 돈 없이도 정치할 수 있는 세상으로 나아가긴 할 것 같다. 현역에서도 얼마 안 되는 돈을 가지고 정치하는 사람들이 있다.”

김경율 “민주당 노웅래 의원 집에서 현금 3억 원이 발견된 것도, 그보다 더 광범위하고 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 않나 싶다.”

김 회계사는 지난 4월 한국은행에서 발행된 5만 원권 환수율이 17.4%라는 통계가 나온 사실을 언급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2019년 60.1%에서 2020년 24.2%로 떨어졌는데,  이 통계를 두고 고액권을 집에 쌓아두는 수요가 증가해서 환수율이 낮아진 것 아니냐, 탈세 등을 위한 지하경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김경율 “외관이 합법적일 수는 있다. A가 B에게 2억을 준다고 치자. B는 ‘주길래 받았는데, 이거 채무다. 채무로 신고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사인간 채무로 해준다. 노웅래 사건 댓글 보면 이재명은 3억 신고해뒀는데 너도 하지 그랬냐 이런 말이 있더라.”

서민 “그래도 중앙의 경우 20~30년 전보다 액수는 오히려 줄었다. 돈의 가치는 떨어졌는데. 전처럼 뿌리고 하는 일은 없다.”

김경율 “그건 맞다.”

 

“대선후보 구속시킨 사례 없다? 시대적으로 다르고 사건 본질과도 무관 ”
“차떼기, 보고 신고하면 되지만 ‘대장동 사건’은 알아차리기도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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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율 회계사가 지난달 21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시사오늘

- 과거 한나라당 차떼기 사건,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불법 자금 수사 등이 계속 있어왔다. 이 사건들과 차이는.

서민 “대장동 사건은 굉장히 치밀하고 과거보다 현대화된 방식이다. 한나라당 차떼기 사건의 경우 그냥 보고 신고할 수 있는데, 대장동은 일반 사람들은 알아차리기도 쉽지 않다.”

김경율 “그게 주로 한겨레가 이용하는 논점이다. ‘대선 자금 수사에 있어서 단 한 번도 대선 후보를 구속시킨 바는 없다’고 말하더라. 자세히 보면 시대적으로, 사건 속성 측면에서 할 수 없는 주장이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선거 공영제를 말한 이후로 선거 자금 관련 수사 내지 스캔들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비교하기엔 시대적 상황이 너무 달라졌다.

또 대장동 사건 핵심은 대선자금이 아니다. 지방 기초자치단체장이 본인의 인허가권을 남용해 횡령·배임을 일으킨 토착 비리 사건이다. 대장동 사건의 일부가 경선과 대선 자금 사건과 얽힌 것이지, 사건의 본질과는 전혀 다르다. 과거 사건과 등치 시켜선 안된다. 이를 두고서 대선 후보 구속시켜선 안된다는 취지의 발언은 굉장히 부적절하다.”

- 여당이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를 제기하면,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꺼내든다. 두 의혹의 심각성 정도를 비교한다면. 

김경율 “여러 언론이 그렇다. <경향신문>은 지난 20일 헤드라인에 ‘이재명 옭아맨 검찰…김건희 사건은 1년째 감감무소식’이라고 내걸었다. ‘시효’의 문제가 있다. 김 여사 의혹의 경우 윤 대통령의 결혼 전 사건이다.

또 윤 대통령에 대해 반대하는 세력이 10년 넘게 건드렸고, 문재인 정부 막판 약 2년 반 동안 집중 수사가 이뤄졌지만 뚜렷한 혐의가 특정되지 않았다. 두 사건을 등치 시킨다는 자체가 우리나라 현재 정치의 부적절한 면을 웅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다.”

 

“尹 정부, 기대치 비해 불만 많은 건 사실…李 수사는 국민 판단에”
“합리적 중도 배제돼 안타까워…진영싸움보다 ‘국민 요구’ 봐야”
“시민사회, 권력이 눈치 보도록 질문하고 문제 제기해야”


- 윤석열 정부 6개월을 평가해본다면.

김경율 “기대치에 비해선 불만이 많다. 민주당과 싸워가는 속에서 닮아가지 않나 싶다. 민주당을 극우세력이라 지칭했는데, 싸우며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극단적 정치 세력이 준동하는 걸 보면…. 양 극단 목소리만 커져가고 합리적 중도의 목소리는 잦아들고 배제되는 게 안타깝다. ”

- 윤석열 정부에게 바라는 점은.

김경율 “민주당과 싸우는 것을 당면한 목전 과제로 삼기보다 일반 국민 이해와 요구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지 않나. 일부는 좀 양보하면서 피하는 게 어떤가. 민주당과의 싸움은 정치 영역이 아니라 비리 사범, 부패와 싸움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국민 판단에 맡기고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목소리, 경제 위기로 힘들어하는 소수자들 목소리를 듣고 대변하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이러한 시민 사회 운동을 계속할 건가.

김경율 “나는 전부터 재벌 개혁 운동을 해왔다. 정치권에서 비리가 계속된다면 계속 지켜볼 수 밖에 없다. 시민사회 사람들이 권력을 조금은 귀찮게 하고, 질문하고 문제를 제기해해 권력이 눈치 보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권력이 올바르게 사용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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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llin 2022-12-06 04:47:13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