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시장 안착에…‘진로’ 아성 흔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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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시장 안착에…‘진로’ 아성 흔들릴까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12.09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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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대 롯데칠성 경쟁 연말 분기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28일 오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무설탕 소주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 제공=뉴시스

롯데칠성음료가 신제품 소주 ‘새로’를 앞세워 시장을 본격 공략 중이다. 일상회복 후 맞는 첫 연말로, 그동안 주춤했던 소주 시장에도 활기가 돌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진로’를 내세운 하이트진로와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류 기업들은 연말을 맞아 늘어나는 각종 송년회와 회식 수요를 잡기 위한 마케팅에 한창이다. 특히 코로나19 유행으로 숨죽였던 유흥 시장도 점차 회복되고 있어 소주 매출을 끌어올리기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 새로의 등장도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 9월 선보인 새로는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 슈거(Zero Sugar)’로 출시됐다. 알코올 도수는 16도로, 희석식 소주에 증류식 소주를 소량 첨가했다. 특히 롯데가 2006년 ‘처음처럼’을 선보인지 16년 만에 내놓은 소주 신제품이라는 측면에서 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업계 관심이 쏠렸다.

출시 3개월가량 지난 현재 업계 안팎에서는 새로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부드러운 목 넘김과 특유의 알코올 향이 느껴지지 않는 깔끔한 맛으로 입소문을 탔다. 실제 출시 한 달 만에 1200만 병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하이트진로의 흥행작 ‘진로이즈백’이 출시 72일 만에 1000만병 판매를 돌파했는데 이보다 빠른 속도다.

롯데칠성음료는 기세를 몰아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중심 상권을 시작으로 새로의 입점률을 높여가고 있으며,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한 이른바 ‘세계관 스토리텔링’에도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 전래동화 속 구미호를 활용한 ‘새로구미(새로+구미호)’를 브랜드 홍보 캐릭터로 앞세워 제품 전면에 배치했다.

이를 활용한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다. 최근 롯데칠성음료 유튜브 채널에는 소주 새로의 탄생과 새로구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상을 올렸다. 그룹 에이핑크 소속 가수 겸 배우 정은지가 출연해 새로구미를 표현했다. 관련 콘텐츠의 조회 수는 약 한 달간 1500만뷰를 달성했다.

하이트진로는 진로이즈백을 앞세워 점유율 지키기에 나섰다. 지난달엔 새로운 TV광고를 선보였다. 이번 광고는 MZ세대가 진로의 두꺼비 캐릭터를 본인 또는 친구와 동일시한다는 점에 착안해서 제작했다. 다양한 모습의 MZ세대가 본인과 똑같은 모습의 두꺼비로 변하는 모습을 재미있게 담았다. 굿즈와 이종업계 간 협업 등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또 다른 주력 제품 참이슬도 리뉴얼하고 있다. 최근 ‘참이슬 후레쉬’ 페트 제품 패키지는 기존 녹색틀을 과감히 없애고, 라벨 하단을 깨끗하고 은은한 산수화 느낌으로 연출하는 변화를 줬다. 이와 함께 연말을 맞아 오리온 ‘아이셔’와 협업한 과일 리큐르 ‘아이셔에이슬’을 한정수량 재출시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아이셔에이슬을 올해 가장 인기 있었던 제품으로 선정, 감사의 마음을 담아 다시 한번 선보이게 됐다”며 “집에서 연말을 보내는 소비자들을 위해 편의점과 대형마트, 슈퍼마켓까지 판매처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올 연말 어느 때보다 소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하이트진로의 아성은 당분간 공고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이트진로는 진로이즈백과 참이슬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 60% 중반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3분기 기준 시장점유율 15.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새로 출시 이후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제품인 새로가 기존 주력제품인 처음처럼 점유율을 빼앗아오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신제품 흥행이 롯데칠성 입장에선 장기적으로 유흥시장 외형 성장과 실적 개선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장 잠식을 고려해도 오는 2024년에는 20%대 수준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새로 누적 매출액은 172억 원으로 출시 이전 목표치인 100억 원을 크게 웃돌 것이며, 향후 미입점 채널에 추가로 입점되면 내년 매출액은 1000억 원 이상이 예상된다”면서 “처음처럼과의 카니발을 감안해도 롯데칠성의 소주 시장점유율은 올해 3분기 15.4%에서 내년 18%로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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