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 속도 심각…전체 인구 33.4% [일상스케치(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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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증가 속도 심각…전체 인구 33.4% [일상스케치(63)]
  • 정명화 자유기고가
  • 승인 2022.12.11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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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집 중 3집은 1인 가구…2050년 40% 육박
가장 많은 연령대는 ‘29세 이하’ ‘70대 이상’ 순
1인 가구의 50.3% 미혼…“결혼 자금 부족” 이유
1인 가구 42% ‘무직’…42.3%는 ‘월세’ 거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명화 자유기고가)

슬픈 시대다. 갈수록 '나 혼자 산다'라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단순히 TV 예능 프로그램 얘기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닥칠 엄연한 현실이다. 물론 대가족 제도가 저물어가고 혼자 사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다. 다만 '혼자'라는 삶 속에서 어떤 이는 자유를, 어떤 이는 끝없는 고립감을 느낄 것이다.

1인 가구가 급속도로 늘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1인 가구가 급속도로 늘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세 집 가운데 한 집은 1인 가구

7일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1인 가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716만 6천 가구로 1년 전보다 52만 2천 가구(7.9%) 증가해, 전체 2144만 8000가구 가운데 가장 많은 33.4%를 차지했다.

2005년까지만 해도 20%에 그쳤던 1인 가구 비중은 2019년 처음으로 30%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이후 2050년에는 1인 가구 비중이 4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속도가 점입가경으로, 거스를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흐름이 됐다.

연령별로 보면 29세 이하가 전체 1인 가구의 19.8%(141만 8000가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70세 이상(18.1%) 30대 (17.1%) 60대(16.4%) 50대(15.4%) 40대(13.3%) 순이다.

성별로는 남자가 30대(21.8%), 29세 이하(20.2%) 순이었고 여자는 70세 이상(27.3%), 29세 이하(19.4%) 순이었다.

2020년 전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의 1인 가구 비중은 15%를 상회하고 있다. 영국, 한국, 프랑스, 일본 등은 1인 가구 비중이 30%를 넘었고 독일, 스웨덴은 40%를 상회했다.

1인 가구 44%는 '결혼 안 해도 된다'

우선 1인 가구의 혼인상태는 미혼(50.3%), 사별(20.5%), 이혼(16.1%), 배우자 있음(13.2%) 순이었다. 즉 1인 가구 중 절반(50.3%)은 2020년 기준으로 미혼인 것이다.

결혼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결혼 자금 부족'(30.8%) 때문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이외에 직업이 없거나 고용상태 불안정(14.4%), 결혼 상대를 만나지 못해서(13.4%), 출산양육부담(12.0%)도 주요한 이유로 꼽혔다.

무엇보다 전체 1인 미혼 가구 절반 가까이는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예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라고 응답한 사람도 12.3%였다. 이제 더 이상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인 시대가 되었다.

과거에는 ‘무조건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는 것’을 삶의 기본적인 형태로 보아왔지만, 시대가 변하고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1인 가구에 대한 시각이 바뀌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싱글(Single)로 살아가는 청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결혼보다는 부모로부터 경제적 자립을 원하는 2030세대가 급속도로 늘면서다.

그러나 스스로 혼자 살기를 원해서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지만 결혼비용이 부담스러워 차마 결혼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도 상당수인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오랜 취업난으로 직장을 구하기 어려운 2030세대는 가정을 꾸릴 경제적인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결혼을 미루고 있는 경우도 많다.

고령화의 빈 둥지 70대 증가

앞으로 1인 가구의 모습도 더욱 바뀔 예정이다. 노년층 비중이 점차 높아진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결과다. 2035년이 되면 4명 중 1명이 이러한 ‘빈 둥지 노인’의 입장에 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지난 2005년 17.3%에 불과했던 70세 이상 1인 가구 비율은 2050년에는 42.9%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성인이 된 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배우자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뒤 홀로 지내는 소위 ‘빈 둥지 노인’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1인 가구 중 가장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는 형태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사실 1인 가구라는 용어보다는 주로 배우자와의 사별로 인해서 홀로된 세대들, '독거노인'이라는 이름으로 해서 사회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취약계층이었다.

이들 중 단순히 자녀들과 따로 지내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녀들이 경제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함께 살지 못하는 딱한 사정이라 알려져 있기에 더 문제인 것이다.

1인 가구 수도권 월세 가장 많이 산다

주거 지역별 비중은 경기가 21.5%로 가장 높고 서울(20.8%), 부산(6.8%), 경남(6.3%) 순이었다. 29세 이하와 30 대 1인 가구는 서울, 경기, 부산 비중이 높고 40대, 50 대 1인 가구는 경기, 서울에 이어 경남이 세 번째로 많았다. 60 대 1인 가구는 경기, 서울에 이어 부산, 70세 이상 1인 가구는 경기, 서울, 경북 비중이 높았다.

이렇듯 서울과 경기도에 거주하는 1인 가구가 전체 1인 가구의 42.3%로, 혼자 사는 10명 중 4명은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셈이다.

젊은 세대와 1~2인 가구는 직장과 가까운 곳을 선호함에 따라 서울 등 수도권으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대학과 양질의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주거 형태는 월세가 가장 많았다. 월세에 사는 1인 가구 비중(42.3%)은 전체 가구(23.4%)보다 18.9% 포인트 높았다. 그리고 자가(34.3%), 전세(15.5%)가 뒤를 이었다.

특히 29세 이하 1인 가구의 64.1%가 월세로, 1인 가구의 20%에 달하는 20대 이하는 3가구 중 2가구꼴로 월셋집에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20대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아 목돈 마련이 어렵다 보니 월세 거주 비중이 높다. 결국, 전체 소득의 상당 부분을 주거비로 써야 하는 만큼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30대와 40대의 월세 비중도 각각 45.6%, 45.4%에 달했다.

1인 가구 주거 유형으로는 주거환경이 취약한 다가구주택이 42.2%로 가장 많았고 아파트 33.1%, 연립·다세대 주택이 11.5%였다. 전체 가구보다 단독주택, 고시원 등 주택 이외의 거처 주거 비중이 높은 반면, 아파트 주거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주거 환경이 열악하다는 뜻이다.

노령층 1인 가구도 수도권 집중

한편, 은퇴를 하면 서울을 떠나 자연에 가서 살고 싶다고 하지만 막상 통계를 살펴보니 그렇지가 않다. 수도권에 사는 고령층 1인 가구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실제 통계청 조사 결과 서울과 경기도에 거주하는 60대 1인 가구는 36.9%, 70세 이상도 32.5%로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우선 일자리 측면에서 서울이 건설 노동직 기회가 많고 의료 시설 또한 서울이 지방보다 낫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의료, 복지, 행정 서비스 등이 집중돼 있는 수도권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1인 가구, 평균 2691만 원 번다…빚은 3583만 원

지난해 1인 가구 가운데 취업자는 414만 가구(57.8%)로 조사됐다. 남자는 56.1%, 여자는 43.9%가 취업 상태였다.

취업 1인 가구의 연령별 비중은 50~64세가 26.1%로 가장 높았고, 30 대 23.3%, 15~29세 21% 40~49세 17.7% 순이었다. 65세 이상의 취업 비율은 12%에 불과했다. 게다가 나머지 302만여 가구(42.2%)는 무직이었다.

1인 가구의 연간 소득은 평균 2691만 원으로 집계됐다. 1인 가구 10가구 중 7가구는 연 소득이 3000만 원 미만인 셈이다.

소득 구간별로는 1000만∼3000만 원 미만(46.7%)이 가장 많았고, 이외 1000만 원 미만(21.0%), 3000만∼5000만 원 미만(19.8%) 등의 순이었다.

반면 1억 원 이상 구간에 속하는 1인 가구는 1.7%로, 전체 가구 17.8%보다 16.1%포인트 낮았다.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40만 9000원으로 249만 5000원인 전체 가구 대비 56.5% 수준이었다.

소비 항목별로 보면 주거·수도·광열이 18.4%로 가장 많았고, 음식 및 숙박 16.6%,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가 13.8%였다. 다시 말해, 주거비에 가장 많은 돈을 썼다는 의미다. 주거비보다 식료품‧외식 지출 비중이 더 높은 전체 가구와 가계부 형태가 달랐다.

1인 가구 부채는 전년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요즘 들어 대출금리까지 오르면서 전·월세 비중이 60%에 이르는 1인 가구의 어려움은 더 크다.

한편, 국민 기초 생활 보장 수급을 받은 1인 가구가 116만 1000가구로 전체 수급 대상 가구의 70.9%를 차지했다.

지난해 전체 1인 가구가 716만 6000가구임을 고려하면 1인 가구의 16.2%가 기초 생활 보장 수급 대상이다. 2010년대 중반만 해도 11%대 중후반을 유지해왔는데 2018년 13.2%, 2019년 14.3%, 2020년 15.2%로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1인 가구 수도권 월세 가장 많이 산다. ⓒ연합뉴스
1인 가구 수도권 월세 가장 많이 산다. ⓒ연합뉴스

삶의 만족도

1인 가구 가운데 '몸이 아파서 집안일을 부탁할 때 도움받을 사람이 있다'라고 응답한 경우는 67.7%로, 나머지 32.3%는 도움받을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우울할 때 도움받을 사람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도 26.3%였다.

고령화 시대에 노후 대비를 못한 노인들, 저성장 시대에 취업난과 맞닥뜨린 청년들이 한국 1인 가구의 힘겨운 삶을 버텨가고 있다. 이런 삶은 계속 늘어갈 것이다.

소득‧주거형태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만족스러운 상황이 아니었다. 올해 진행된 사회조사에서 가족관계에 만족한다는 응답 비중은 1인 가구 57.7%로 전체(64.5%)보다 6.8%포인트 낮았다. 친척‧친구‧이웃 등 인간관계에 만족하는 응답자 역시 1인 가구(46.7%)가 전체(52.8%)보다 6.1%포인트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적 추세와 대응방안

오래전부터 가족 구성원의 변화를 경험한 선진국들의 경우 주거, 세금 등의 측면에서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다. 새로운 ‘1인 가구’라는 삶의 형태를 새로운 변화의 물결로 받아들이고 대응하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주거비용이 급등하고, 1인 가구 또한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추세에 있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나온 주거형태가 ‘코하우징(Co-housing)’과 ‘쉐어하우스(Share House)’다.

‘코하우징(Co-housing)’은 거주자의 개인적인 생활이 보장된 공간과 공동생활의 이익을 위한 공동공간이 함께 계획된 주거형태다. ‘쉐어하우스(Share House)’는 둘 이상의 사람이 하나의 주택을 공유하는 주거형태이며, 대체로 집주인이 기본적으로 필요한 가구와 집기를 구비해둔 상태에서 공유할 인원을 모집해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

1인 가구가 인구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주택, 식품, 가전 시장 등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과 도시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의 주택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도시형 생활주택’ 개념을 도입하였고, 오피스텔과 고시원을 준 주택으로 지정하였다. 물론 아직 미진한 상태이긴 할지만 말이다.

식품 시장에서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가정 간편식 매출이 급증하고, 가전 시장에서는 1인용 전기밥솥 등 작은 규모의 제품이 출시되거나 가전을 직접 구매하기보다는 빌려서 사용하는 것이 새로운 추세가 되었다. 국내가 전 렌털 시장(Rental Market)이 성장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가장 시급한 정책은?

잘 사는 1인 가구든, 소위 말해서 삶의 질이 좋은 1인 가구든 아니든 상관없이 1인 가구들은 홀로 있다 보니 건강 위험에 처하게 되는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 '혼밥' '혼술'을 한다든가, 편의점이나 배달음식 등 간편식 사다 먹는 경우도 잦아 영양 불균형이 생긴다.

또 아플때 옆에서 챙겨주거나 위급 시에 119를 불러준다든지 병원에 같이 동행할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조력자들이 옆에 있지 않으니 병을 더 키우거나 또 골든타임을 놓치거나, 이런 경우들이 상당히 많다.

따라서 1인 가구 가장 큰 어려움은 건강 문제 그리고 또 여성 1인 가구는 안전 문제다. 최근에 스토킹 관련해서도 사건들이 많이 있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어 후미진 골목으로 가게 되기도 하고 또 빌라, 다세대 주택에 살게 된다든지 하면서 안전 위험이나 그런 부분에 노출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다양한 1인 가구가 있기는 하지만 기존에 우리가 취약했다고 생각하는 노인들이라든지 장애인 등이 1인 가구가 되면 사각지대에 놓이는 부분들이 있다. 그런 부분들은 사회에서 더 특별하게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

시급한 것은 안전망을 갖추는 일이다. 갈수록 늘어나는 고독사를 비롯해 여러 안타까운 죽음에서 보았듯이 1인 가구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조건을 가졌다. 기초생활수급자의 70%가 1인 가구일 만큼 경제적으로 취약한 터에 사회적으로도 단절돼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1인 가구가 우리 사회에서 파편화되고 또 홀로 고립되어 있는만큼 사회와 직접 더 연결되고 싶은 욕구도 강하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는 서로가 서로에게 좀 더 관심을 갖고 좀 더 연결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어느 누구도 장담 못할, 우리 모두 언젠가는 1인 가구가 될 수 있다. 개인 스스로가 준비해야겠지만 국가 차원에서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홀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정책적 접근법을 찾아야 할 때다.

정명화는…

1958년 경남 하동에서 출생해 경남 진주여자중학교, 서울 정신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연세대 문과대 문헌정보학과 학사, 고려대 대학원 심리학 임상심리전공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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