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지원 복당 승인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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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박지원 복당 승인한 까닭은?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2.12.20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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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대비 내부 정비 들어간 민주당, 대승적 차원에서 몸집 키우기 시작
자타공인 ‘정치 9단’ 박지원, 빅마우스 역할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어떻게 복당할 수 있었을까요?ⓒ시사오늘 김유종 기자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어떻게 복당할 수 있었을까요?ⓒ시사오늘(그래픽= 김유종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의 복당을 19일 승인했습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결과 박 전 원장의 복당을 허용한다고 밝혔습니다. 

박 대변인은 “지금까지 최고위에서 복당 논의 찬반이 팽팽해 결정을 못 했는데 오늘 대승적·대통합 차원에서 당 대표가 박지원 전 원장의 복당을 수용하자는 의견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불과 하루 전인 18일, 정청래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전 원장의 복당을 반대하는 5가지 이유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만큼 치열하게 반대했던 것과 달리 돌연 복당을 수용해 궁금증을 낳았는데요. 이유가 무엇일까요? <시사오늘>은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에게 배경이 될 만한 연유를 물었습니다.

 

이재명의 정치력 확장…총선 승리 위한 전략가 영입


종합해 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력 확장에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박 전 원장은 호남에 기반을 둔 정치인입니다. 김대중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 주요 관직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사법 리스크를 앓는 이 대표로서는 당의 몸집을 부풀리고 싶을 겁니다. 박 전 원장을 비롯해 정동영·정대철·권노갑 등 구민주당계를 복당시킴으로서 지역기반을 확실히 다지겠다는 셈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복당을 대거 허용시킴으로서 상징적으로 범야권 세력을 규합할 수 있다는 심산입니다. 

무엇보다 박 전 원장의 복당에는 그의 ‘빅마우스’ 역할론에 대한 기대가 컸다는 게 중론입니다. 쉽게 말해 ‘전투력’을 보강하겠다는 것입니다. 총선에 대비해 ‘오피니언 리더’ 유형의 참모진이 필요하다는 시각에서 당에서는 정무적인 정보력을 갖춘 국정원장 출신인 박 전 원장이 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는 견해입니다.

박 전 원장은 자타공인 ‘정치 9단’이라는 별명을 가진 인물입니다. 때문에, ‘빅마우스’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로서 현 정부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을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나아가 대국민 소통과 언론과의 관계에서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 전 원장은 국정원장 자리에서 내려와 왕성한 방송 활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빼어난 말솜씨로 여러가지 부담스러운 문제를 능숙히 다룰 수 있고 특히 이 대표의 아킬레스건인 사법 리스크를 방어할 수 있는 논리를 펴는데 적극적입니다.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는 달변가라는 부분은 대여 관계에 있어서도 매력적인 스피커라고 보는 것이죠. 

민주당 관계자는 대화에서 “정치 경력만 30년이 넘어가는 거물에다가 민주당에 몇 없는 국정원 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박 전 원장이 가진 말솜씨로 민감한 사안들을 풀어낼 수 있고 뛰어난 전파력을 가지고 있어 여권에서는 긴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예현 시사평론가도 “대국민 소통과 언론 대처 능력이 뛰어난 박 전 원장을 영입함으로서 민주당이 화력을 보강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빅마우스, 여론 전문가 역할 기대감 커


이재명 대표의 당내 장악이 완전하지 않은 점도 복당을 승인한 요인으로 꼽힙니다. 같은 당 일부 586 정치인이 이 대표에게 비협조적이라는 평가입니다. 그의 날개 역할을 맡던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부연구원장이 구속됐습니다. 체제 면에서 동력을 상실해 가고 있습니다.  박지원이라는 새로운 카드로 구심점을 갖추려는 움직임일 수도 있다는 판단입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에 대해 “민주당의 정치력 확장을 위해서다. 이미 민생당 출신 주요 인사는 전부 복당한 상황”이라며 “사법 리스크를 지니고 있는 이 대표로서는 당의 몸집과 지역 기반을 키울 의도로 박 전 원장을 받아들인 것이 아닌가”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박지원의 영입은 민주당이 진영 싸움을 위한 선택”이라며 “국민의힘을 상대로 지지율이 밀리자 한 명이라도 더 진영으로 영입해 와, 이겨보려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복당을 불허할 명분에서도 밀린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화에서  “복당을 불허할 명분이 없다. 반대 명분이야 지난 2016년 안철수가 신당을 창당하면서 이를 주도했던 이들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지만, 박 전 원장은 주 멤버가 아니었다. 나아가 더는 ‘당에서 분란을 만들지 않겠다’고 말한다면 반대할 명분도 적어진다”고 봤습니다.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확실하고 공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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