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 “검찰 출신에 친윤?…틀린말은 아니죠” [윤진석의 곤란한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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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검찰 출신에 친윤?…틀린말은 아니죠” [윤진석의 곤란한인터뷰]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3.01.10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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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전 국회의원(국민의힘)
○ 검찰 출신에 친윤…“맞다”
○ 당적 논란…“곤란한 질문”
○ 尹에 서운?…“사적으로는…”
○ 安과 소원?…“네, 하지만 응원”
○ 장경태 수월?…“비범한 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인지도가 높습니다. 오랫동안 정치 방송에서 종횡무진했습니다.

“~했습니까?”

‘깍듯한 다-나-까’ 말투로 상대의 허를 찔러 국정농단 국정조사 당시 청문회 스타가 됐습니다. 대중은 그를 ‘스까 요정’이라고 불렀습니다. 편안한 인상. 친화력 높이는 데 한몫했을 듯싶은데요.

전남 장성군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목격한 청소년 시절을 거쳐 사범시험 합격 후 검사, 인권변호사, 정치인까지 변화무쌍한 삶을 살았습니다. 정치 지형상 주로 3지대, 중도 노선의 길을 걸었습니다. 20대 총선에서는 제3당임에도 광주 북구갑에 출마해 70.8%라는 전남지역 최다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지요. 

“하하하. 안녕하세요.”

네. 김경진 전 국회의원입니다. 6일 헌정회관에서 만났습니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으로 내정됐습니다. 요즘은 지역구 계속 돌면서 한 분 한 분씩 만나며 동대문 사정에 대해 듣고 있다는 김 전 의원. 

 

국민의힘 김경진 전 의원은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으로 내정된 후 지난 6일 국회 헌정회관에서 시사오늘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민의힘 김경진 전 의원은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으로 내정된 후 지난 6일 국회 헌정회관에서 시사오늘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그런데 말이죠. 


- 국민의힘 소속이라 광주에서 동대문을로 옮긴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데요.

“그렇죠.”

수긍부터 했습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윤석열 대통령 참모로 활동했고, 정부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해 동대문으로 지역을 옮기게 됐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뜨거운 성원을 보내줬던 광주 북구갑 지역주민들에게 감사와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 7월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돕는 대외협력특보로 활약했습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되면서 자연스레 입당 절차를 밟은 것으로 보입니다.

- 보수 내에서 호남을 견인할 적임자임을 자임합니까.

“대한민국이 언제까지 특정 지역과 특정 정당이 결합된 정치로 있어야 합니까. 이제는 끝낼 때가 됐습니다. 호남에서 보수 정당을, 대구-경북에서 진보 정당 지지가 자연스러워져야 합니다. 그런 시대가 열리는 첫 단추를 제가 열겠습니다.”

- ‘김경진이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이 된 건 검찰 출신의 친윤(윤석열)이기 때문이다’, 친이준석계인 허은아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틀린 말은 아니죠.”

이번에도 긍정했는데요.

“검찰 출신인 것도 맞고, 윤 대통령 당선을 위해 열심히 뛰었는데 친윤이 아니면 누가 친윤이겠습니까? 그런데 그 이유만으로 뽑힌 게 아니고 외연을 넓힐 수 있는 중도확장력 면에서 제가 더 낫다고 평가된 거죠. 20대 국회의원으로서 보여줬던 전문성과 식견도 높이 평가받았고 말이죠.”

조강특위 7명 전원 모두 김 전 의원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정치적 상황 때문에…”


국민의힘 김경진 전 의원은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으로 내정된 후 지난 6일 국회 헌정회관에서 시사오늘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민의힘 김경진 전 의원은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으로 내정된 후 지난 6일 국회 헌정회관에서 시사오늘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스까 요정’으로 유명했을 때부터 중도확장력이 보증돼있다는 평가가 있기는 합니다. 

“그건 곤란한 질문이 아닌데요? (웃음).”

- 민주당, 국민의당, 민주평화당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잖습니까. 

“하하. 이건 정말 곤란한 질문이네요.”

잠시 난감한 빛이 흘렀습니다. 

- 잦은 당적 논란이 야기될 수 있다면요?

“사실 잘했다고 할 수는 없죠. 더는 그런 과정이 없을 거라는 다짐을 먼저 하겠고요. 일정 정도는 정치적 상황 때문에 옮길 수밖에 없던 부득이한 측면이 있었다는 점을 양해해 주면 좋겠습니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이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으로 갈라지면서 김 전 의원은 양자택일해야 했습니다. 

- 그때마다 가치와 소신을 지켰다 vs 아니다. 

“‘지켰다.’”

- 지금도 마찬가진가요. 

“네. 그렇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가 가치와 소신의 핵심이어야 합니다. 지난 국회 때 ‘타다 금지법’ 발의 등 약자를 위해 거대 플랫폼의 과잉 수수료를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정치의 본질은 가난하고 힘없는 서민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 것인가에 있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 과연 보수 토양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는데요.

“어느 진영이든 극단적 지지자들이 있잖습니까. 중간쯤 서 있는 사람들은 다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를 도와 정계 입문했을 때부터 ‘3지대 맨’이었다는 평가입니다. 

 

“김한길·안철수도 마찬가지”


- 윤석열 정부 탄생의 기여자임에도 취임 후 중요한 자리를 맡지 못했습니다. 서운할 법도 한데 외부에서는 항상 윤 대통령에 대해 좋은 점만 어필하더라고요. 

“하하. 그랬습니까?”

- 솔직히 서운했지요?

“저라고 한자리 안 받고 싶겠습니까. 그러나 서운한 것은 개인적인 느낌이고요.”

잘라 말했습니다.

“큰 틀에서 보면 이재명보다 윤석열 대통령이 탄생하는 게 대한민국을 위해 지극히 바람직한 상황 아니겠습니까. 윤 정부가 성공해야 하니 그에 필요한 말들을 하는 거지요.”

- ‘김한길-안철수’ 등 같은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도 국민의힘 안으로 많이 들어왔습니다. 기분이 이상할 것도 같은데 왜 이렇게 됐다고 보나요. 

“민주당의 자업자득이죠.”

순간 검사의 눈빛이 레이저처럼 나왔습니다.

“진보 진영이 자기 식구들의 부정과 부패 비리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감싸주고 숨기려는 것을 조국 사태 때 봤지 않습니까. 대선 때 여러 의혹이 드러났음에도 ‘이재명’을 자당의 후보로 뽑았습니다. 건전하지 못한 사고의 정치 집단이라는 것이 분명해진 상황입니다. 대한민국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윤석열’에게 지지를 모아줘야겠다가 당시 민심의 큰 틀이었습니다. 그 흐름을 따라 ‘김한길-안철수’, 저나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 국민의당 분당 과정을 겪으며 안철수 의원과 좀 소원해졌다는 얘기가 있던데 맞나요.

“그런 면도 있죠.”

역시나 솔직한 편.

“그분이 갖춘 전문 지식과 식견,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선도 정치는 대단히 놀랍고 존경스럽습니다. 정치적 리더십 면에서 조금 아쉬워 소원해진 점이 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당을 같이 했고, 지금 다시 한솥밥을 먹고 있기에 마음속으로 애정을 갖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도울 것이 있으면 도왔으면 좋겠습니다.”

- 몇 가지 더 질문하면 현재 동대문을 현역 의원은 민주당 장경태 의원입니다. 험지이긴 합니다만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생각하지요?

“아니요.”

처음으로 ‘No.’ 고개부터 저었습니다.

“젊은 나이에 국회의원할 정도면 우리가 모르는 대목에서 뭔가 비범한 역량이 있다고 봅니다. 김경진이다, 장경태다, 허은아다가 핵심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지역 주민들의 민심’이죠.”

동대문을은 6선한 ‘김영구’, 이곳에서 3선한 ‘홍준표’ 이후 민주당에서 내리 됐습니다. 

- 3·8 전당대회 판세는 어떻게 전망하나요. 

“모르겠습니다.”

진짜 모르는 표정입니다.

전당대회는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황교안이 이미 출마해 경쟁하고 있고, 나경원·유승민은 고심 중에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당에 대한 장악력이 만만치 않은 것만은 분명하지요.”

장차 윤심을 얻을 후보가 경쟁력이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로 들렸습니다. 

- 권성동 전 원내대표 불출마, 친윤계 교통정리로 보나요.

“글쎄요. 인위적으로 하기가 참….”

 

“尹정부 최우선 과제는…”


국민의힘 김경진 전 의원은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으로 내정된 후 지난 6일 국회 헌정회관에서 시사오늘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민의힘 김경진 전 의원은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으로 내정된 후 지난 6일 국회 헌정회관에서 시사오늘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정리할 겸,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느 때로?’ 

“지금이 제일 좋아요.” 

담담하니 답했습니다. 

그동안 김 전 의원과는 세 번 정도 인터뷰를 했던 듯합니다.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환경에서 비롯된 세상을 향한 절망적 생각이 들었을 무렵 부인과의 슬하에서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순간 아기의 얼굴을 보는 순간 모든 부정적 감정이 눈 녹듯 사라졌다고 하는데요. 이 말을 하던 그의 표정은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습니다.

- 당시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하. 그런가요.” 

관련해 대한민국의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윤 정부에 거는 기대를 물었습니다. 

“세계 6대 강국에 진입했고, 건강보험, 교통, 질병 대응 능력 등 시스템이 좋기에 이민 갔던 세대들도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외국과 달리 카페에서 노트북 놔두고 화장실 가도 안 잃어버리고요. 이런 수준 높은 국가 번영이 한 20년 정도는 간다고 봅니다.”

좋은 점부터 전제하며 덧붙여 나갔는데요. 

“문제는 뭐냐면 저출산입니다. 작년에 26만 명 태어났습니다. 인구는 5000만 명인데 출산율은 고작 0.75%밖에 안 되고 있습니다. 같은 해 78만 명 태어난 일본보다 훨씬 못 미치는 형편인 거죠. 빛나는 한반도 역사상 대한민국이 성취한 것들이 많잖습니까. 20년 후에는 그 영광이 유지될 수 없을지도 몰라요. 지금의 영예가 100년, 200년은 가야 하는데 말이죠.”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이것을 해결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봅니다.”

이상으로 ‘곤란한 인터뷰’ 김경진 전 의원 편이었습니다. 
 

※ 으레 인터뷰할 때 듣는 말이 ‘이 질문은 빼주세요’ 입니다. 제일 듣고 싶은 답인데 말이죠. 하지만 영상과 함께하는 ‘곤란한 인터뷰’ 에서는 ‘직격’ 합니다. 회피하지 않는 용감한 인터뷰이들, 취재원들과 함께하니까요! 영상(편집 |신성일PD)은 유튜브 <시사오늘>에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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