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양자대결서 1위 여론조사도…김도식 “윤석열-安은 운명공동체” [토정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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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양자대결서 1위 여론조사도…김도식 “윤석열-安은 운명공동체” [토정포럼]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3.01.18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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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결선투표 여론조사서 김기현-나경원 제쳐 고무적인 安캠프
김도식, 삼삼구 엑스전법 활용, “안철수라는 메신저 신뢰도 높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가상 결선투표에서 안철수 의원이 ‘김기현-나경원’ 후보군을 모두 제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에브리씨앤알>이 <폴리뉴스>와 <에브리뉴스> 공동의뢰로 지난 14~15일 국민의힘 지지층에게 물은 결과 안 의원(48.4%)은 김 의원(42.8%)과의 일대일 가상 결선 대결에서 5.6%포인트 더 높았습니다. 나 전 의원(41.9%)과의 대결에서는 안 의원이 6.1% 더 많이 받은 48%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다자대결에서는 김기현 29.2%, 나경원 23.5%, 안철수 22.6%, 유승민 9% 순으로 나타났지만, 양자 대결에서는 3위인 안 의원이 1·2위 후보를 모두 이기는 것으로 조사된 것입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안철수 당대표 후보 경선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도식 전 서울시정무부시장이 16일 마포구 공덕동에서 열린 토정포럼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시사오늘 신성일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안철수 당대표 후보 경선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도식 전 서울시정무부시장이 16일 마포구 공덕동에서 열린 토정포럼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시사오늘 신성일 PD

해당 소식이 전해진 날인 지난 16일 오후 마포구 공덕동에서는 격월 간격의 ‘토정포럼’이 계묘년 연초를 시작으로 처음 열렸습니다. 강연자로 나선 안 의원 측 김도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동국대 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은 양자대결 결과에 고무된 표정이었는데요. 20대 대통령직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을 거쳐 현재는 ‘안철수 당대표 경선 캠프’에서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계파 갈등, 安 존재감 


요즘 정가에서 심심찮게 나도는 얘기가 국민의힘 전대를 휘감는 분열 조짐에 대한 우려입니다. 당원 100% 룰 개정 때만 해도 ‘한 명만 빼면 다 되는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한 명 빼고 다 안 되는 모양새’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하다못해 일부 친윤(윤석열)계에 의해 범윤이던 사람도 반윤으로 몰리면서 계파 갈등의 파열음이 커지고 있습니다. 

보수 패망을 불러온 새누리당 때의 ‘진박(박근혜) 감별사’ 논란마저 재소환되고 있습니다. 더 앞서 이명박 정부 시절 친정체제의 일환으로 선출됐던 박희태-안상수 당대표 때와도 비교되고 있습니다. 전당대회에서 친이계(이명박) 중심의 교통정리가 한창이었지만 지금과 같이 과도한 개입은 없었다는 분석입니다. 주류 계파의 개입 의혹이 커질수록 여권이 꼬여가고 있다는 견해도 나옵니다. 

자연스레 당심-민심 피로감이 높아지면서 공천 파동 없이 모두를 품을 만한 스펙트럼이 넓은 후보가 적임자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늘어가고 있는데요. 친윤계 핵심 장제원 의원과의 연대에 힘입어 어대현(어차피 대표는 김기현) 바람이 부는 가운데서도 계파를 아우를 당대표임을 어필하는 안 의원 쪽이 기대감을 품는 이유입니다. 

 

“安, 당심 속으로” 


안 캠프에서도 호기롭다고 판단하는 듯합니다. 불꽃 튀는 격전지를 잠시 빠져나와 몇 달 전부터 약속돼 있던 토정포럼 강연에 임한 김도식 전 부시장 역시 발표 중간중간, 그리고 기자와의 질답에서 안 의원 어필을 자연스럽게 했는데요. 자신감이 녹아있는 담담함이라고 할까요. 그런 게 느껴졌습니다.

우선 어떤 점부터 주되게 발표했는지 강연 내용부터 전해보겠습니다. 김 전 부시장은 자신의 전문 분야인 문화콘텐츠학 분야의 크리에이티브 플래닝(creative planning) 교육 이론을 적용한 커뮤니케이션 방법론, 즉 ‘설득의 공식’을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하거나 유권자의 표심을 얻는 등 상대의 마음을 구하려면 3*3=9(求) 공식인 삼삼구 기법을 적용해 엑스(X) 전법의 스토리텔링을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만족도를 엿볼 수 있는 정량ㆍ정성적 평가와 △체험형 웹다이어리 조사 △심층 면접인터뷰 FGD(Focus Group Discussion)와 같은 3가지 접근법을 활용해 환경분석부터 한 뒤 시사점을 얻게 되면 하나의 콘셉트(엑스전법)로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나아가 상대의 마음을 구하려면 전달력이 좋아야 한다는 건데요. 설득의 3요소이자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인 △에토스(메신저에 대한 신뢰도) △로고스(데이터) △파토스(감정)를 중요도 순위에 따라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소비자의 인사이트를 강조할 때는 세탁기 투입구 높이를 고객의 허리에 맞춰 판매율을 높인 LG 세탁기 마케팅 사례를 들어 이해를 도왔습니다. 대표 콘셉트를 만드는 방법으로는 철두철미한 전략으로 선풍적 인기를 끈 원더걸스나 소녀시대의 예를 들었습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안철수 당대표 후보 경선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도식 전 서울시정무부시장DMS 16일 마포구 공덕동에서 열린 토정포럼에서 엑스 전법 활용이 설득에서는 유용하다고 말했다. 사진은 PPT 화면.ⓒ시사오늘 신성일 PD
국민의힘 전당대회 안철수 당대표 후보 경선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도식 전 서울시정무부시장DMS 16일 마포구 공덕동에서 열린 토정포럼에서 엑스 전법 활용이 설득에서는 유용하다고 말했다. 사진은 PPT 화면.ⓒ시사오늘 신성일 PD

감정적 영역을 파고들어야 하는 ‘파토스’ 대목에서는 안 의원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전해줘 화기애애함을 안겼는데요. 

“안철수 대표께서는 본인 스스로 감정에 호소하는 ‘파토스’가 부족하다고 여겨 이를 보완하고자 유머를 많이 쓰세요. ‘아재 개그’만큼은 저와도 평상시 라이벌입니다. 웃기는 건 서로 양보 못 하거든요.”

“하하.”

“예로 ‘개문발차(開門發車)’일 경우 안 대표는 ‘개가 문을 발차고 나가나?’ 그럼 저는 ‘대표님, 한국전력에서 여의도 전력량이 급감했다고 합니다.’‘왜?’ ‘여의도에 너무 자가발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요.’” 

일동 웃음이 번졌습니다. 

김 전 부시장은 상대의 감정에 잘 스며드는 방법으로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녹여 호소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역시 설득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본 건데요.

“안 대표께서 당원들을 만나며 ‘제 지역구가 대장동이다. 이재명 잡으러 갔는데 인천으로 달아났다’ 고 위트를 던지곤 한다. 본인 경험담에 비춰 말했기 때문에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메신저 신뢰도의 중요성 


‘메신저에 따라 신뢰도가 달라진다.’ 에토스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자신이 겪은 어린 시절 일화에 대해 들려줘 집중력을 높였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장난기가 많은 아이였습니다. 선생님께는 신뢰도가 없던 아이였죠. 모처럼 열심히 해도 ‘네가 웬일이야?’ ‘어쩐 일이야?’ 말을 들었습니다. 안 되겠다. 인식을 바꿔주자는 각오로 어린 나이임에도 밤을 꼬박 새워 국사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시험지 풀면서는 거의 다 맞췄는데 마지막 문제를 도저히 모르겠는 겁니다.”

‘장보고의 해상기지가 어디냐’는 질문이었다고 합니다.

“실제 답은 청해진인데, 그땐 해룡도라고 적었습니다. 뒷자리에 앉은 여학생은 착하고 예쁘고 모범생인 반장이었습니다. 시험이 끝난 뒤 선생님이 저를 불러요. ‘장난치는 것도, 뭣도 다 좋은데 제일 나쁜 게 커닝하는 것’이라며 혼내는 거였습니다. 알고 보니 반장 여학생도 ‘해룡도’라고 쓴 거였어요.”

“반장이 베낀 거예요?” 

옆에 있던 참석자가 물었습니다. 김 전 부시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제 것을 베낀 거였죠.” “허허….” “저는 커닝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선생님은 ‘더 나쁜 건 거짓말’이라며 저를 더 때리는 거였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기억이 또렷하게 남았는지, 김 전 부시장은 이 얘기를 하면서 “메신저에 대한 신뢰도가 없으면 어떤 미사여구를 붙여도 믿음을 줄 수 없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안철수 당대표 후보 경선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도식 전 서울시정무부시장이 16일 마포구 공덕동에서 열린 토정포럼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시사오늘 신성일 PD
국민의힘 전당대회 안철수 당대표 후보 경선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도식 전 서울시정무부시장이 16일 마포구 공덕동에서 열린 토정포럼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시사오늘 신성일 PD

이 점을 전제로 그는 다시 안 의원에 대해 어필해나갔는데요.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민심이 원하는 바를 실행으로 옮기는 분입니다. 누구보다 정치인으로서 선한 삶을 살아왔고 본인 자신의 전문성을 논리적으로 잘 정리하고 있는 분이기에 메신저로서의 신뢰도와 주목도가 가장 높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심 속에 잘 스며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김 전 부시장은 안 의원이 정치권에 입문할 때부터 비서실장으로 있으면서 십 년이 지나오기까지 한결같이 동행해온 인물입니다. 결도 비슷해 보입니다. 안 의원이 젊은 시절 의료 봉사활동에 여념 없었다면 김 전 부시장은 장애인들을 위한 야학 교사로 활동했습니다. 안 의원이 1500억 원을 기부해 사회공헌에 나선 것이 익히 잘 알려진 내용이라면 김 전 부시장은 정계 입문 전 자신이 대표로 있던 기획사 지분을 직원들 앞으로 돌려 그들이 실제 경영주가 될 수 있도록 도왔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안 의원이 영혼을 팔지 않고 정치하겠다는 초심을 일관되게 지킨다고 자부하는 경우라면 김 전 부시장은 정치권에 있음에도 학생들과의 수업 날짜를 십 년간 한 번도 어긴 적이 없다는 것에 뿌듯해함이 엿보였습니다. 

 

총선 승리 170석V 출정식


한편, 학계·언론·정치권 인사들로 구성된 토정포럼은 국민의힘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인 김경진 전 의원이 고문을 맡고 있습니다. 김 전 부시장과는 과거 3지대에서 정치를 함께한 적이 있는 만큼 다시 만나 반갑게 인사하는 현장의 풍경이 여운을 더했습니다. 

마침 질의응답 시간에 한 청중 사이로 노선 관련 질문도 나왔는데요. “보수 진영에서 궁금한 것 중 하나가 안 의원이 계속 국민의힘에 남아 있을까 하는 점”이라는 얘기였습니다. 김 전 부시장은 더 갈 곳이 없다는 취지로 이곳이 종착지임을 못 박았습니다. 그런 각오인 만큼 3·8 전당대회를 앞둔 긴장감이 만만치 않을 거로 가늠됩니다. 

안 의원이 당 대표 네 번을 하면서 모든 선거를 치르는 동안 김 전 부시장도 함께했고 이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안 의원은 영남에 뿌리를 둔 수도권 3선 의원인 점과 청년·중도층 지지가 높다는 강점을 내세워 내년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을 견인, 170석의 승리를 국민의힘에 안겨주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캠프 이름도 170V입니다. 나경원-윤상현 당권주자와는 수도권 연대론을, 오세훈 서울시장과는 외연 확장에 필요한 수도권 정책을 논의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총선에서 승리해야 개혁의 골든타임을 잡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인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의 얼굴이 돼 앞에서 이끈다면 자신은 당대표가 돼 뒤에서 밀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래야 인수위원장 시절 밑그림 그린 윤석열 정부의 110개 국정과제를 성공시킬 수 있고, 실질적으로 윤 대통령에게 힘이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중입니다. 

18일 오후 캠프 출정식을 앞둔 가운데 김 전 부시장도 안 의원이 강조하는 지점을 뒤따르는 모습입니다. 안 의원과 함께 오 시장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 김 전 부시장은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안철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연대보증인이자 운명공동체”라고 거듭 밝혔습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됩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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