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권력 아닌 세대 대변…‘낙하산 공약’에 분노” [與청년 최고위 후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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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권력 아닌 세대 대변…‘낙하산 공약’에 분노” [與청년 최고위 후보 인터뷰]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3.01.21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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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가 외면한 가치 합리적으로 말하고파…외연 확장 필요”
“전장연·강제징용 피해자·이태원 참사 유가족 찾아뵙고 싶다”
“청년정치, 계파·이념 넘고 권력 아닌 ‘세대’ 대변해야”
“타 청년 최고 후보의 철학없는 ‘낙하산 공약’에 분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김영호 국민의힘 전당대회 청년 최고위원 후보가 19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청년 최고위원 후보도 출마 선언을 이어가고 있다. 호남 출신인 김영호 변호사는 2014년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에서 경제법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2014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제46기 사법연수원을 수료했으며 법무부 근무를 거쳐 제21대 국회 개원 직후 장제원 의원 보좌관으로 일했다.

지난 6일 출마 의사를 밝힌 김 변호사는 “멀쩡한 사람이 없어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에 대해 “정책은 없고 인맥팔이만 한다”며 “기성 정치인에게 기대 표를 구걸하는 모습은, 새로운 정치를 해보겠다고 도전하는 청년정치에서만큼은 없어져야 할 구태”라고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가 생각하는 멀쩡한 정치는 ‘상식적인 정치, 세대를 대변하는 정치’다. <시사오늘>은 19일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김영호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 후보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법조인 출신으로 압니다. 정치 입문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저는 정치가 개인과 공동체에 사이의 갈등을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애초에 법조인이 됐던 이유도 사회학적 의사라 불리기도 할 정도로 분쟁 해결에 기여해서였습니다. 

하지만 법적 수단만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시간과 비용, 감정 소모가 너무 크게 든다는 한계를 마주했습니다. 분쟁 해결 수단으로 변호사도 좋지만 ‘정치’가 파괴적일 정도로 큰 효과를 가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 평소 존경하는 정치인 있으신가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입니다.”

- 인연이 있나요. 

“출마 선언 전에 한 번 찾아뵌 적 있습니다. 생각하고 있는 청년 정책에 대해 말씀드리고 조언을 부탁드렸는데, 흥미롭게 들어주셨어요. ‘지금 찬스다. 생각해 볼 나이다’라며 용기를 주셨습니다.”

- 장제원 의원 보좌관 출신입니다. 청년 최고위 출마 관련해 따로 들은 말은 없었나요. 

“따로 연락할 일은 없었습니다. 인터뷰 요청이 올 때 장제원 의원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장제원 의원실에서 나왔다고 해서 돌아서서 비판하거나 하는 일은 도의적으로도 양심상으로도 할 수 없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최고위 후보로 나왔습니다. 앞으로 보여드릴 정책이나 메시지를 통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본인과 다른 후보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청년 최고위원은 기성세대와 다음 미래 세대를 이어주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그 자리마저 당내 다른 목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매듭을 짓겠다는 식의 말로 출마 선언을 한 후보를 보고, 자질이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내가 기성 정치에 줄 섰으니 내 아래 너희들도 줄 서라’고 하는 말로 들었습니다. 보수가 외면했던 가치들에 대해 합리적 이야기를 하고 외연을 확장시킬 수 있는 최고위원이 되고 싶어요.”

- 보수가 외면했던 가치를 구체적으로 말한다면요.

“세 가지 사건을 들어보겠습니다. 첫째, 전장연을 지하철 문턱으로 내몬 것은 국회였다고 바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다음으로 국회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예산안 샅바싸움과 탄핵의 정치쇼에 매몰돼 맹탕 국정조사로 변질된 것에 대해 유가족 앞에 반성해야 합니다. 강제징용 제3자 배상 문제도, 피해자들이 오랜 세월 기다린 건 진정 어린 반성과 사과지 몇 푼 되지 않는 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언급한 세 가지 사안은 여당보다 야권에서 적극적으로 다루는 듯합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를 이루기에 현실적 어려움은 없을까요.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전통적 보수가 주장한 유능한 보수, 강력한 보수를 주장한다면 적어도 청년 최고위원만큼은 계파나 이념에 구속되지 않고 다양한 가치에 대해서 합리적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사진제공=김영호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
김영호 변호사가 지난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김영호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

- 러닝메이트 의원이 있다면요.

“제가 청년 정치에 대해 ‘계파와 이념을 넘어서는 것’, ‘권력이 아닌 세대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누구와 러닝메이트라고 말하는 자체가 다른 후보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역 의원이 동석해야 하는 기자 회견장이 아닌 회견장 밖 브리핑장에 서서 출마 선언을 한 것은 그런 의지를 보이기 위함이었습니다. 정책이나 메시지 면에서 공감대를 이루는 의원이 있다면 같이 선거활동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 출마 선언까지 많은 용기를 필요로 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분노’의 감정이 더 컸습니다. 내가 줄 섰으니 내 아래에서 줄 서라는 후보를 보니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고, 할 말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3호 공약으로 일명 ‘장예찬 방지법’을 내걸었습니다. 비판적인 이유는요.

“장예찬 후보는 출마 선언에서 ‘586 퇴진, 민노총 해체, 가짜보수 청산’을 말했습니다. 이건 누가 봐도 청년 최고 후보로서의 공약이 아닙니다. 철학 없는 낙하산 공약 들고 와서 우리 세대를 대변하겠다는 것을 보니 ‘멀쩡한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더라고요.”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본인과 다른 후보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사법연수원에서 2년, 행정부라고 할 수 있는 법무부에서 3년, 입법부인 국회에서 3년가량 근무했습니다. 세 기관에서 일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 결정의 토양을 제도적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그는 1호 공약으로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시 무기명 투표를 기명 투표로 개정', 2호 공약으로 '막무가내식 기업인 증인 소환 근절' 등을 내걸었다. 

- 당권주자 둘러싼 당내 계파 갈등에 대한 생각은?

“그런 정치를 더 이상 보여드리지 않으려고 시작한 것 같아요. 전당대회가 정책은 없고 계파와 조직만 있는 선거가 돼버린 것 같은데, 이런 모습은 당원뿐만 아니라 국민에게도 짜증스러운 상황일 겁니다. 청년 정치인만큼은 벌써부터 이렇게 계파 갈등, 권력 투쟁하면 어떤 국민이 우리에게 희망을 걸겠냐 하는 문제를 지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남은 50여 일간 활동 계획은요. 

“메시지, 공약 부분에 더 집중하고 싶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전장연, 강제징용 피해자분들 그리고 이태원 참사 유가족 분들을 찾아뵙고 싶어요. 당이 상처 준 분들이라고 생각이 들기에 이념과 계파를 떠나 한 번쯤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된다고 봅니다.”

- 마지막으로 당원에게 한 마디.

“지금은 당원 100% 투표로 지도부를 구성하기 때문에 당심을 등에 업은 지도부가 탄생하겠지만, 그 당심을 가지고 민심에 얼마나 다가갈 수 있느냐가 차기 지도부의 과제가 될 겁니다.

선거철이 돼서야 중도층, 수도권, 무당층 표심을 찾는 정치인이 아니라 청년 최고로서 합리적인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이 되겠습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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