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주춤하니, 수입차 잘나가네…‘희비’ 엇갈린 고급車시장 [장대한의 데: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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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주춤하니, 수입차 잘나가네…‘희비’ 엇갈린 고급車시장 [장대한의 데:자보]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3.01.26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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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지난해 내수 판매량 13만5045대로 정체…고속 성장 3년 만에 감소 전환
5000만원 이상 수입차는 두 자릿수 증가율…막판 물량 확보로 고급차 주도권 강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기자가 활동하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통계를 이해하면 좁게는 각 차급별, 모델별 고객 수요와 니즈를, 넓게는 시장 트렌드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데:자보] 코너는 이 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데자보는 '이터로 동차시장 기' 줄임말이다. 자동차 시장의 유의미한 데이터를 찾아, 흥미로운 사실들을 짚어내고자 한다. 〈편집자주〉

지난해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 제네시스는 주춤했던 반면, 5000만 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은 크게 늘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지난해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 제네시스는 주춤했던 반면, 5000만 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은 크게 늘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지난해 고급차 시장 경쟁에서 제네시스와 수입차의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두 자릿 수 성장률을 지속해 왔던 제네시스는 물량 부족 등 영향으로 판매량이 3년 만에 감소했다. 반면, 5000만 원 이상 수입차(제네시스 가격대 고려한 기준 책정) 판매량은 최근 3년 새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고급차 시장을 주도했다.

26일 현대차 실적 데이터에 따르면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2022년 내수 판매량은 2021년 대비 2.7% 감소한 13만5045대를 기록했다. 제네시스는 직전년인 2021년까지 30% 가까운 성장률에 내수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우는 등 호조를 이룬 바 있다. 다만 지난해 들어선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물량 부족 여파에 시달리며, 판매 확대세에 제동이 걸렸다. 

모델별 실적을 살펴보면 전반적 부진 속 신차에 속하는 플래그십 세단 G90과 전기차 GV60만이 판매량 증가를 이뤘다. G90은 356.5% 확대된 2만3229대, GV60은 373.9% 늘어난 5639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기존 주력 모델이었던 GV70과 G80은 각각 28.0% 줄어든 2만9497대, 20.7% 감소한 4만7154대를 판매했다. 신차 효과가 주력 모델들의 부진을 상쇄하긴 했으나, 상승 전환을 이끌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제네시스의 내수 부진은 지난 2020년부터 이어진 고속 성장기 이후 처음 맞는 일이어서 위기감을 높인다. 다양한 신차 출시와 차급별 라인업 완성을 통해 첫 10만 대 고지를 밟은 2020년을 기점으로 우상향 흐름을 지속해 온 것인데, 지난해엔 반도체 수급난 벽에 부딪히며 기세가 한풀 꺾이게 됐다.

BMW 5시리즈의 모습. 지난해 BMW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린 5000만 원 이상 차량은 BMW 520(1만445대)로 확인된다. ⓒ BMW 코리아
BMW 5시리즈의 모습. 지난해 BMW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린 5000만 원 이상 차량은 BMW 520(1만445대)로 확인된다. ⓒ BMW 코리아

제네시스가 주춤한 사이, 고급차 시장 주도권 다툼을 벌여 온 수입차 시장은 오히려 더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갔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5000만 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해 23만7011대 규모로, 2021년 대비 11.2% 증가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8만4928대 수준에서 매년 6~8%의 증가세를 지속해오다, 지난해엔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판매 확대세를 보다 견고히 했다.

수입차 브랜드 중에선 만년 1위 벤츠와 매서운 증가세를 보인 BMW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5000만 원 이상 기준 벤츠 판매량은 지난해 7만8430대로 2021년 대비 8.6% 늘었다. 벤츠를 바짝 뒤쫓고 있는 BMW는 23.3% 늘어난 7만5854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고급차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이어 볼보도 13.6% 오른 1만1803대를 판매하며 고급차 시장의 넘버3 자리를 다졌다.

업계는 수입차 시장의 대항마로 평가받는 제네시스가 지난해 만성적 출고 적체에 시달림에 따라, 고급차 시장 수요가 수입차 시장으로 대거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들도 연말 물량 확보 총력전을 벌이며 판매량을 효과적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벤츠의 경우에는 지난해 4분기에만 5000만 원 이상 차량을 2만3972대 출고시켰다. 전년 동기 대비 1만 대 늘어난 수치다. BMW도 같은 기간 7500여 대 늘어난 2만192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업계 전반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제네시스의 경우에는 글로벌 수출 물량 증가로 인해 내수 시장 공급 여력이 떨어져 더욱 고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올해는 반도체 수급난·물량 부족 해소가 본격화되는 만큼, 제네시스와 수입차 대표 브랜드들간의 고급차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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