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결선투표제’의 역설 [정치 Li-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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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 ‘결선투표제’의 역설 [정치 Li-view] 
  • 정치라이뷰팀|정세운 기자,윤진석 기자
  • 승인 2023.01.29 2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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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과 데스크의 시각 ‘정치를 본다’
이번 편은 친윤주자 옹립위한 결선투표
알고 보니 반작용 되고 만 이유에 관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치라이뷰팀|정세운 기자, 윤진석 기자]

정치는 살아있는 생명이라고 한다. 기자들과 데스크의 시각 ‘정치라이-뷰(Li-view)’는 취재를 녹인 분석들의 조합이다. 라이-뷰는 살아있는 정치를 바라본다는 뜻이다. <편집자 주>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3월 8일로 예정된 가운데 판세는 김기현vs 안철수 2파전 양상으로 굳어지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안철수 의원, 김기현 의원이 한 행사장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3월 8일로 예정된 가운데 판세는 김기현vs 안철수 2파전 양상으로 굳어지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안철수 의원, 김기현 의원이 한 행사장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조직보다 무서운 게 바람입니다. 바람보다 무서운 게 운(運)입니다. 운이 안 좋으면 잘 가던 배도 역풍을 맞아 난파됩니다. 반대로 운이 좋으면 목적지까지 순풍 타고 순항할 수 있겠습니다.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대입하면 현재까지 운이 좋아 보이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를 둘러싸고 요즘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어부지리(漁夫之利).’

안철수 의원입니다. 

왜 이런 상황이 됐을까요? 

결선투표제가 안 의원에게 힘이 돼주기 때문입니다. 

우선 배경부터 설명해 보겠습니다. 

국민의힘에서 전당대회를 준비할 때만 해도 일부 반윤(윤석열)을 제외하면 구성원 모두가 범윤에 친윤이었습니다. 그런데 과거 진박(박근혜) 감별사 논란을 연상케 하듯 특정 친윤 그룹이 나서면서 요지경 판세로 변하고 맙니다. 자신들이 내세운 주자 외 경쟁자들을 반윤인양 몰아간 것입니다. 상황이 소수의 주류와 다수의 비주류로 양극화돼 갔습니다. 

명실상부 친윤임에도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파가 아니란 이유로 모 행사장에 초대받지 못한 권성동 의원의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이후 그는 불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본인은 친윤인 줄 알았는데 정작 출마하려고 보니 배신자로 몰리고 반윤으로 공격당한 나경원 전 의원도 있습니다. 초선 40여 명한테 거부 당한 그는 초반 지지율 1위였음에도 장고 끝에 “오늘의 정치 현실이 낯설다”라는 말을 남기며 출마를 접었습니다.

이처럼 당내 파열음이 높아지면서 김장연대를 중심으로 한 친윤의 파이가 점점 좁아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결선투표제를 눈여겨 봐야 합니다. 처음 당원 100% 투표 룰로 변경된다는 소식이 들릴 때만 해도 친윤그룹에서 당권을 잡을 것이란 예측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룰이 추가되면서, 앞서 언급한 당내 역학 구도에 맞물리면서 상황은 오리무중으로 돌아갔습니다.

당초 결선투표제는 반윤 만큼은 돼서는 안 된다(1), 친윤 주자 옹립(2) 차원에서 마련됐을 거라는 추측을 해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특정 세력 패권이 두드러지면서 김장연대를 견제하는 비주류 중심의 견제심리 역시 커졌다는 점입니다. 또한 이들을 바라보는 또다른 주류 내부의 시선도 곱지 않습니다. 이들의 표심이 자연스레 안 의원 쪽으로 모일 수 있다는 가정이 가능합니다.

전대 양상이 3파전 흐름으로 전개돼 갔던 것도 그에게 유리한 국면이 됐습니다. 나 전 의원이 주류 측 십자포화와 출마 타이밍을 놓친 끝에 지지율이 떨어질 무렵 안 의원은 가상 양자 대결에서 김기현-나경원 모두에 앞선다는 다수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결선 가면 안철수가 불리하지 않다’는 공식을 만들게 된 셈입니다.

운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나 전 의원만 뜻을 접으면 결선까지 갈 필요 없이 김기현 의원의 승리로 끝날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막상 출마를 고사하고 보니 전혀 다른 양상이 벌어졌습니다. 김 vs 안 양자 대결로 좁혀지고 있습니다. 

물론, 김기현-안철수 양 측 모두 ‘결선 가기 전 우리가 과반으로 이긴다’며 자신하고는 있습니다. 언감생심입니다. 황교안-윤상현-조경태-강신업 등의 주자들이 기본으로 챙길 퍼센테이지란 게 있습니다. 

컷오프(예비경선) 인원수가 정해지지 않아 변수가 있긴 합니다만, 결선투표는 예고된 사실상의 수순일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종합하면, 일부 친윤에서 자신들이 미는 주자를 옹립하기 위해 만든 룰이 결선투표제라는 가정을 전제로 하면, 이는 김기현 의원의 발목을 잡고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결선투표제의 역설, 아닐까요? 

이런 라이뷰 어떤가요. 
독자 여러분의 댓글 환영합니다. 

담당업무 : 정치, 사회 전 분야를 다룹니다.
좌우명 : YS정신을 계승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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