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호 “자유 소중함 뼛속까지 느껴…北 변화 이끌 청년최고 뽑아달라” [풀인터뷰]
스크롤 이동 상태바
지성호 “자유 소중함 뼛속까지 느껴…北 변화 이끌 청년최고 뽑아달라” [풀인터뷰]
  • 진행 윤진석 기자|정리 김자영 기자
  • 승인 2023.02.01 18:5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성호 국회의원
“‘자유’ 소중함을 뼛속깊이 아는 사람…대한민국에 온 것 감사”
“가난한 탄광촌 출신, 청년최고 되면 北 정권 충격·주민에 희망”
“北, 국가 아냐…노동 대가 없이 강제 노역·가고픈 곳도 못가”
“‘북한 정권’과 ‘북한 주민’ 나눠서 생각해야…주민은 피해자”
“대한민국은 희망의 땅…무엇이던 꿈꾸고 도전할 수 있어”
“안철수 의원에 러닝메이트 선언, 중도·청년 세대 마음 알아”
“난 약속 지키는 사람…국제 교류 프로그램 정례화·청년국 신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진행 윤진석 기자 |정리 김자영 기자]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이 지난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이 지난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은 스스로를 “‘자유’의 소중함을 뼛속까지 알고 있으며, 자유가 숨 쉬는 대한민국에 감사함을 느끼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한 다리, 한 팔로 목발에 의지해 1만 km를 넘어왔고, 정착금 100만 원에서 브로커가 가져간 95만 원을 제한 5만 원으로 정착을 시작했다. 만 24살에 대한민국에 온 뒤 생계, 교육, 결혼, 주거 등 한국의 청년들과 똑같은 난관을 앞에 두고 헤쳐 나왔기에 청년의 어려움을 잘 안다고도 강조했다.

1982년 함경북도에서 태어난 지 의원은 석탄을 훔쳐 살았던 북한의 꽃제비였다. 2006년 대한민국에 들어와 북한인권가로 활동하며 수많은 탈북민을 구출했다. 

그는 처음에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2018년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국정 연설에서 “현재 서울에 거주하면서 다른 탈북자들을 돕고, 북한에 북한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진실을 알린다”며 지 의원에 대해 설명한 것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러브콜이 오기 시작했다.

그즈음 집단 탈북한 여성 종업원 12명에 대한 북송을 검토하는 사건, 2019년 관악구에서 탈북민 모자가 굶주림으로 아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탈북민에 대한 국가의 소극적 지원을 평소 문제의식으로 갖고 있던 지 의원은 정치를 통해 이들을 돕겠다는 생각을 갖는다.

염동열 전 자유한국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우리 보수가 탈북민들을 위해 애쓴다고 하지만 자신의 일처럼 할 수는 없지 않냐. 당사자가 와서 그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게 정치다. 정치를 나쁜 시각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함께 하면 좋겠다”고 설득한 끝에 지 의원은 당의 1호 영입 인재로 합류했다.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외교통일위원회를 거쳐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위원으로 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2023년 1월 8일, 지 의원은 “북한에서 온 흙수저 청년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서 국회의원이 됐다. 나는 이것이 우리 대한민국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이라 믿는다”며 국민의힘 전당대회 청년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1월 8일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일이기도 했다. 

<시사오늘>은 지난 26일 지성호 의원을 만나기 위해 국회 의원회관을 찾았다. 지성호 의원실의 보좌진은 탈북민과 남한에서 태어난 국민이 함께 일하고 있었다. 한 보좌진은 지 의원실에는 생일 날 하루 쉬는 복지가 있다며 다른 곳에는 없는 복지를 갖고 있다고 넌지시 자랑했다. 활짝 웃는 얼굴로 기자를 맞은 지 의원으로부터 남북한 문제와 자신이 청년 최고위원에 출마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지성호를 만나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지성호 의원이 지난 26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탄광촌에서 가난하게 살던 내가 청년 최고위원이 된다면 북한 주민에게는 희망, 북한 정권에게는 충격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표정이 밝다. 

“어떤 생각을 가지는가에 따라 가지고 결과가 바뀌는 것을 알게 돼서 힘들어도 웃으며 살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일상이 된 것 같다.”

- 대한민국 청년들이 겪어보지 못한 것들을 경험했다. 탈북하고 청년 최고위에 출마하는 과정까지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탄광촌에서 가난하게 살던 내가 청년 최고위원이 된다면 북한 주민에게는 희망, 북한 정권에게는 굉장한 충격이 될 것이다. 내 가족은 김 씨 정권으로 인해 죽었다. 살아남은 값을 했다고 생각될 것.”

- 보수당은 특히 대북 정책을 중요하게 여긴다. 국민의힘에서 지 의원을 청년 최고위원으로 뽑는 것은 명분 면에서 설득력이 있을 것으로 보나. 

“그렇다. 나는 비례대표로 당선될 때 5000만 명의 의원이 아닌 7500만 명이 바라보는 의원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를 미사일 시험 발사장에 데리고 나왔다. 이것은 ‘핵을 만들겠다, 미사일 소형화도 하겠다’는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깨어있는 국민이야말로 핵미사일 보다 강한 대응 수단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소비에트 연방이 핵이 없어서 붕괴한 것 아니지 않냐.”

- 지난 얘기지만 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이후 300만 명의 아사자가 생겨났단 이야기가 있었다. 신빙성 있는 얘기일까. 

“정확한 통계는 없다. 당시 북한의 주민등록 시스템이 붕괴됐다. 위성 사진으로 봤을 때 수많은 묘지가 만들어졌고, 집단 매장도 많았다. 전시 상황처럼 길거리에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다. 나의 경우도 할머니가 굶어죽는 것을 봤다. 학교 음악 선생님, 학교 친구들, 뒷 집 가족이 굶어 죽는 것을 봤다. 그중 일부는 행방불명 됐고, 일부는 중국 등 제3국에 떠돌아다닌다.”

 

국가란 무엇인가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지성호 의원이 지난 26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국가라고 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태영호 의원 선거사무소에서 눈물로 애국가를 부르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혹시 그 심정 이해하나.

“울컥한다. 어제도 천안함 피격사건 희생 장병 추모식에 다녀왔는데, 그분들을 뵈니 울컥하더라. 대한민국에 대한 감사함이 느껴졌다.”

- 그 장면을 지켜본 입장에서는 국가란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한 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거대한 단어다. 중국에 있는 탈북민은 나라 없는 서러움을 겪었다고 하더라. 중국이 자신의 나라는 아니지만 북한에도 갈 수 없고, 남한의 도움도 기대하기 어렵다. 

국가란 개인에게 반드시 지켜야 할 조국이기도 하지만, 국민에게도 조국을 지켜야 할 만큼의 가치가 있게끔 느껴지게 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자기 국민이 위험에 처해있으면 어디에 있어도 데려오지 않나. 그런 믿음, 국가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 

- 북한은 국가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나는 국가라고 하지 않는다. 일하면 노동의 대가를 줘야 하는데 주지 않는 것은 강제 노역 아니냐. 가고 싶은 곳을 못 가게 하는 곳은 감옥 아닌가. 조직적으로 비트코인 해킹해서 당당하게 쓰면 도둑 아닌가. 국제사회에서 봤을 때 법도 지키지 않는다. 여러모로 국가의 형태를 띠지 않고 있다.”

- 남북한 체제야말로 양극화다. 양극단의 체제를 경험한 사람으로서 북한 주민을 만난다면 해주고 싶은 말은.

“대한민국은 희망의 땅, 정의로운 땅이자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무엇이던 꿈꿀 수 있고 도전할 수 있는 게 이 땅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 남한 내 자발적 간첩 현황도 무시 못 하는 것 같다. 그런 것 보면 아이러니하지 않나.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 우려. 부활돼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지?

“국정원도 다 잘한 것은 아니다. 특활비 문제나, 과거 산업화 시절 공권력으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당했던 것이 사실이다. 21세기 들어와서는 개선되고 있다. 기업 정보 유출, 산업스파이 등 문제를 잡아내지 않으면 사회가 생존할 수 없다. 대공 수사권은 경찰보다 국정원에 있어야 한다. 인력, 규모, 전문성을 봤을 때 국정원보다 나은 곳은 없다.”

- 미국이 6년 만에 줄리 터너 국무부 과장을 북한인권특사 지명했다. 다시 북한인권 정책이 화두로 올라선다고 보면 될까.

“줄리 터너는 북한 인권에 헌신적인 분으로 알고 있다. 탈북민들이 제일 좋아하는 미국 관리 중 한 사람이다. 탈북민 내부 상황, 여성과 장애인, 아동 인권 실태에 대해 잘 알고 눈물이 많은 사람이다. 바이든 정부가 더 일찍 인준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 어느 정권이 들어서느냐에 따라 북한 인권 정책이 달라진다. 탈북민 사회에서는 윤석열 정부 탄생을 반기는 경향이 많았나. 

“하지만 문재인 정부 터널을 지나오며 산소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터널 속에 있는 듯했다. 정부 정책에 따라 공무원 입장과 태도가 바뀌는 것을 느꼈다. 물론 탈북민이라고 다 보수인 것은 아니다.”

-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북한 인권단체들이 사무감사를 받고, 핍박받고…. 탈북민 북송 상황도 목격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나라가 아닌데, 포기할 것처럼 이야기하고. 간첩이 눈앞에 있는데도 대북관계를 위해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평양 순방 후 북한으로부터 송이버섯을 받은 사실을 말하기보다 탈북민을 데려오는데 노력했어야 한다고 본다. 북한 실상을 아는 사람으로서 안되겠다 싶어서 탈북민 3만여 명 정도가 윤석열 정부를 도왔다.”

 

통일 이후 살아갈 세상, 준비 안하면 누가 만들어주나


지성호 의원이 지난 26일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라고 말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지성호 의원이 지난 26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 주민은 나눠서 생각해야 한다”며 “북한 당국은 나쁘지만 주민들은 나쁘지 않다. 그들은 피해자”라고 말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하면서 통일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등을 보면 요원해 보이기도 하는데. 

“사실 통일 자체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 정부를 떠나서 시대정신에서 벗어나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것은 북한이다. 좋은 쪽으로 진심을 가지고 다가가도 미사일·핵실험으로 보답한다. 북한 주민을 억압하며, 겉과 속이 다르다. 어떻게 통일하나 싶다.”

- 대안이 있나.

“북한 정권과 북한 주민은 나눠서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북한 당국은 나쁘지만 주민들은 나쁘지 않다. 그들은 피해자다. 통일이 필요한 건 그들을 위해서다. 그렇다고 준비를 안 하면 누가 통일을 주고, 통일 이후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상은 누가 만들 수 있냐고 되묻고 싶다.”

- 지 의원은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 

“나는 대한민국에서 받은 사랑이 있기에 열심히 보답할 거다. 물론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탈북민 중에도 정착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데, 국가 차원에서 이들을 인재로 키워낼 필요도 있다. 정치 활동도 분단 현실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가지고 해야 한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그리고 청년 최고위원 출마


“”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지성호 의원이 지난 26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청년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진 뒤 요즘 전국을 돌고 있다. 민심을 돌아보면서 안철수 의원과 전당대회 러닝메이트를 자청한 것에 대해 잘했다는 생각이 드나

“정당은 국민 지지 받으면서 선거에서 승리도 해야 한다. 정당이 정권을 창출해 여당이 되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중도부터 진보적 사람까지 먹고 살 수 있게끔 하는 책임이 있다. 중도확장성과 2030 청년 세대 표심, 이 모든 것을 잘 아는 사람은 안철수 의원이라고 생각한다.”

- 국민의힘 전당대회 어떻게 전망하나. 

“양자대결이 될 것 같다. 체감으로 안철수 후보가 유리하다고 본다. 계파를 아우르면서 가는 후보가 바람직하다. 계파가 뭐가 그리 중요한가라는 생각도 든다. 이번 전당대회는 많은 의원이 함께하는 축제 장이었으면 좋겠다.”

- 안 의원 공약처럼 수도권서 70석 확보, 전체 170석 가능한 목표라고 보나.

“안철수 의원은 공천을 합리적으로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170석 자신한다. 충신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거다.”

- 청년 최고위 후보로 나선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을 강적이라 보나. 

“누구를 강적이라 생각한 적 없다. 한 분 한 분 존경한다. 현장에서 만나도 먼저 가서 인사한다. 네거티브보다 정책대결하며 함께 재미난 장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 장 후보는 ‘친윤’에 어필하고 있는데, 본인은 어떤가.

“이유 없이 비윤으로 분류되는 것 같은데, 나 또한 윤석열 정부 탄생에 진심을 다했다.”

- 청년 최고위원이 된다면 하고 싶은 일은.

“나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다. 발이 먼저 움직이고 그 뒤에 정책을 만드는 스타일의 정치인이다. 미국 정치권이 공당에서 청년들을 키우는 것처럼 청년들이 자유 민주주의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아카데미 등을 열고 싶다. 대한민국과 중국, 북한 관계 등을 넓은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국제 교류 프로그램을 정례화하고 싶다. 또한 청년국을 신설해 중앙청년위, 미래세대위, 대학생위 등이 잘 굴러가게 해서 청년 당원이 활동하는 기틀을 만들고 싶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지 의원은 “대한민국은 국제기준으로 봐도 정의롭고 따뜻한 나라, 공정한 나라가 분명하다”면서도 감사의 부재가 아쉽다고 했다. 

“나에게 선택권이 있었다면 북한이 아닌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을 것. 하지만 많은 이들이 대한민국에 태어났다는 사실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고 있는가’, ‘자유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가’되묻게 된다. 이승만 대통령이 자유 민주주의 국가를 세웠고,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 김영삼 대통령이 민주화를 이룩했다. 선진국에서 태어난 것에 대한 감사함을 회복하고 선배 세대가 이뤄놓은 성장을 이어받아, 청년들이 잘 살아갈 미래를 만들고 싶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강정욱 2023-07-26 14:50:34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 탈북민들의 정치 활동 지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