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이유 [기자수첩]
스크롤 이동 상태바
청년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이유 [기자수첩]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3.02.03 0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청년 정치인들에 대한 박한 평가가 연신연일 나오고 있습니다. 무대 위로 올라왔지만 정치인으로서 기량이 부족하다는 비판이죠. 정치적 이해관계에 대한 계산이 부족하고 때로는 처신과 언행이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어찌 보면 정치 초년생의 필연적인 코스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 정치인에게 늘 기대를 품게 됩니다. 신예 정치인인 만큼 기성 정치권인과 다른 행보를 기대하는 심리가 적용된 것이죠. 또한 자세히 알려지지 않은, 청년들이 공감할 수 있고 개선을 바라는 부분을 법제화 시키는데 늘 앞장선다는 것 또한 기대를 품게 만듭니다.

현재 대표직에서 내려온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도 한 사례입니다. 당대표 직을 역임했지만 자당 소속 정치인들과의 좋은 관계를 가지지 못한 탓에 당 내는 물론 밖에서도 마찰을 빚었습니다. 그러다가 과거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게 됐죠.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죠. 

하지만 10년 동안 보수정당에서 활동하며 꾸준히 얼굴을 내밀고 자신을 알려온 이 전 대표가 2021년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에서 당선됐던 당시에는 그에 대한 인기는 상당했습니다. 탄핵을 거치며 무기력한 모습의 당을 젊은 당수가 새롭게 바꿔줄 것이라는 지친 지지자들의 기대감이었겠죠.

이준석 대표가 지휘권을 잡고 나면서 당의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공감을 얻지 못하던 오래된 진영논리가 아닌 유권자들의 니즈를 잘 짚어냈죠. 그 결과 재보궐 선거를 시작으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3연승을 거뒀습니다. 시류를 잘 탄 탓도 있지만 지휘관이 이준석 대표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죠.

또한 그 동안 국민의힘과 거리가 있던 20대 남성의 지지율을 끌어왔습니다. ‘공정과 상식’에 목마른 이대남들의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줬고, 실제로 그 당시 20대 당원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용기 의원 역시 정치평론가들에게서 혹평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한 평론가는 그를 향해 “청년 정치인의 이미지 추락시키는, 외모 빼면 최악의 정치인”이라고 평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전 의원이 발의한 법안들을 살펴보면 청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자 노력한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군인 재해보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있습니다. 이른바 ‘느그아들방지법’이라고도 불리죠. 

기존 법안은 군에서 장해를 입은 장병들이 지나치게 까다로운 심신장애 판정기준으로 인해 제대로 된 보상을 지급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개정안은 이 판정기준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장해기준으로 확대해 장병들의 억울한 문제를 풀어주기 위함이었죠. 

실제로 해당법안이 발의되자 누리꾼들은 여야를 떠나 해당 법안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지지하는 정당을 떠나 국방의 의무를 이행한 청년들 모두가 공감하는 문제였기 때문이죠.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등이 드러난 보라색 원피스를 입고 타투 스티커를 붙이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해당 타투 퍼포먼스를 보고 눈살을 찌푸린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타투라는 것이 아직 대중적으로 쉽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반면 오랜 기간 폐기됐던 타투업법이 그의 퍼포먼스로 인해 공론화될 수 있었습니다.

류 의원은 2022년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퍼포먼스는 기획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성과가 있었냐는 질문에 “그 동안 관심을 못 받다보니 계속 회기 만료로 폐기됐던 법안인데, 퍼포먼스를 통해 공론화 시킬 수 있었어요”라고 답했습니다.

비록 류호정 의원의 퍼포먼스가 대한민국 정치언어에서 동떨어진 매우 파격적인 행보였지만 자신의 몸을 ‘간판’으로 사용하면서 타투 합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효과적으로 응답할 수 있었습니다. 기성 정치인이었다면 결코 하지 않았을 선택이었죠.

이처럼 청년 정치인의 효능은 분명히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청년 정치인들은 분명 산전수전 다 겪은 중장년층 의원들에 비해 미숙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의 사례처럼, 젊은 유권자들의 수요를 확실하게 캐치하고 파악하는 능력 또한 부정할 수 없죠. 나아가 기성세대에서 놓치는 부분을 잡아내 소수의 권리도 챙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청년 정치인들에게 늘 기대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아는 정치문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저마다의 방식으로 젊은이들과 소수자의 권리를 대변해주는 그 모습이요. 앞으로도 다양한 청년 정치인들이 정치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확실하고 공정하게!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