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온라인 패션 플랫폼들이 취급 상품을 늘리면서 신규 소비자 모시기에 나섰다. 기존 패션 상품에서 나아가 최근엔 가구 등 리빙 카테고리와 반려동물 용품까지 품목을 확대하는 업체까지 생겼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온라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는 고가 가전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대표 상품은 이탈리아 종합 가전 브랜드 스메그로, 냉장고를 비롯해 오븐, 인덕션, 커피 머신, 식기세척기 등을 선보인다.

패션·뷰티몰인 에스아이빌리지는 명품을 즐기는 고객들이 고가의 음향 기기나 럭셔리 생활가전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을 것으로 보고 지난해부터 관련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실제 고급 가전을 판매하는 테크 카테고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했고, 2021년 말 기준 17개였던 가전 브랜드 수도 1년여 만에 52개까지 늘었다.

LF는 LF몰을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관련한 종합몰로 키우고 있다. 현재 LF몰에선 패션뿐 아니라 리빙, 뷰티 등 다양한 카테고리 8000여 개의 브랜드 제품을 판매 중이다. 지난 1월엔 항공권 예약 서비스도 론칭했다. 항공권 예약 전문 업체 ‘와이페이모어’와 연계해 LF몰에서 예약, 발권, 변경, 취소 등 여행에 필요한 항공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의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는 최근 반려동물용품을 판매하는 펫 카테고리를 오픈했다. 펫 카테고리에서는 반려견·반려묘가 착용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뿐만 아니라 장난감, 쿠션, 식기 등 상품도 판매한다. 입점한 반려동물 관련 브랜드만 총 80여 곳에 이른다.

패션 플랫폼으로 출발한 에이블리도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을 표방하고, 패션·뷰티·라이프 관련 상품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사용자 니즈에 특화된 상품 구성으로 카테고리 확장을 지속 꾀하고 있다는 게 에이블리의 설명이다. 특히 ‘패션과 뷰티’, ‘뷰티와 라이프’ 등 고도화된 카테고리 간 교차 추천 서비스를 통해 락인 효과까지 노린 눈치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자체 판매 데이터 분석 결과, 운동복과 홈트레이닝 용품, 닭가슴살 도시락과 이너뷰티 상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 상품을 연계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하나의 앱에서 추천 기술을 통해 원하는 카테고리 상품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어 고객 만족도가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패션 전문 플랫폼의 종합몰 변신은 온라인 플랫폼 전반적인 현상과도 맞닿아 있다. 소위 전문 영역에 집중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던 버티컬 플랫폼들은 최근 전문 영역에서 벗어나 카테고리 다양화로 몸집을 키우는 추세다. 

온라인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특정 상품만으로는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는 데다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서도 영역 확장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특히 가전, 가구, 항공권 등 상품은 매출액을 늘리는 데 효과적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사례는 컬리다. 신선식품 전문몰로서 자리잡은 컬리는 외형 성장을 위해 비식품군인 화장품, 레저, 리빙 등 상품으로까지 눈을 돌렸다. 

하지만 일각에선 문어발식 영역 확장은 오히려 기존 충성 고객들의 반발을 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컬리 역시 사업 다각화가 가속화되며 기존 정체성을 잃어버렸다는 지적들이 지속됐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패션 플랫폼에서 연관성이 높은 뷰티 상품에 먼저 접근하는 이유”라면서 “무조건적인 영역 확장보다는 기존 충성 고객들의 수요를 파악해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상품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