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계 증권사, 작년 실적 부진…비은행부문 맏형 자리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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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계 증권사, 작년 실적 부진…비은행부문 맏형 자리 내줬다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02.1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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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사·보험사·카드사比 실적 비중↓
PF 익스포저 대응 대규모 충당금 적립
PF 영업수익·주식매매 규모 감소 영향
은행 부문 호실적으로 지주 실적 방어
증권사 중심 한국금융지주는 어닝쇼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지주계열 증권사 실적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주식 그래프 등을 담은 이미지이다. ⓒ연합뉴스

지난해 금융지주 연간 실적이 잇따라 발표된 가운데 비은행부문 맏형으로 자리를 잡아가던 증권사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각 금융지주 2022년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주계 증권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급감해, 캐피탈, 카드사는 물론 생보사에도 밀리면서 실적 내 비중이 급격하게 줄어든 모습이다. 지난해 비은행부문 실적 비중이 가장 높았던 증권사의 위상을 생각하면, 그만큼 증권업계가 공통적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먼저 하나금융그룹 계열 하나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260억 원으로 전년(5066억 원) 대비 75% 이상 급감했다. 이에 따라 하나증권은 2021년 비은행부문 당기순이익 실적 1위에서 지난해 하나캐피탈(2983억 원), 하나카드(1920억 원)의 뒤를 이은 3위로 비중이 떨어졌다.

KB금융그룹 계열 KB증권은 지난해 206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비은행부문 비중이 5위로 하락했다. 앞서 2021년에는 594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보험, 캐피탈, 카드 부문을 따돌리고 비은행부문 실적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지방금융지주의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BNK투자증권의 경우 2021년에도 BNK캐피탈에 밀려 비은행부문 2위를 차지하긴 했으나 지난해 격차가 더 벌어졌다.

BNK금융그룹 계열 BNK캐피탈은 2021년 1332억 원에서 지난해 1710억 원으로 당기순이익이 28.4% 늘어난 반면, BNK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1161억 원에서 573억 원으로 50.6% 감소했다.

DGB금융그룹 계열 하이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1674억 원에서 420억 원으로 무려 74.9% 급감하면서 지주 내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하이투자증권의 지주 내 당기순이익 비중은 비은행부문 중 DGB캐피탈(702억 원)에 밀린 2위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비은행부문 실적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지주계 증권사의 실적 부진은 부동산 PF 등 취약 익스포저에 대한 충당금 적립, PF영업 축소에 따른 수익 감소, 주식매매 수수료 감소, 주식시장 침체에 따른 유가증권 운용평가 손실 등이 공통된 원인으로 꼽힌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희망퇴직비용도 반영되면서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그나마 이들처럼 탄탄한 은행 부문을 기반으로 호실적을 기록한 금융지주들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은행 계열이 없고 증권사가 주요 수익 기반인 한국투자금융지주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이익(지배주주 순이익 기준)은 6728억 원에 불과하다. 2021년 순이익은 1조 7646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지주 핵심 수익원인 증권사가 자금조달시장 악화, 부동산 리스크 증가 등으로 실적 부진이 지속된 영향이 컸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중 자금조달시장 악화로 인한 IB부문 수익 급감, PF 부실가능 자산에 대한 충당금 및 평가손실 계상으로 부진한 실적이 어어졌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지주 당기순이익은 985억 원으로 양호해보이지만, 이는 대규모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탓이다. 법인세 산정기준 변경으로 인해 환입액 약 2200억 원(세전) 가량이 이익으로 잡혔다. 세전이익은 1173억 원 적자였다.

한국투자금융지주 전망과 관련해 NH투자증권 윤유동 연구원은 “그룹사 기준 PF 잔액 4.6조 원 수준이 유지되고 있어 올해 1분기 추가 충담금 설정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면서 “펀더멘털의 완전한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한편, 올해 증권사 영업환경 전망에 대해서는 지난해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전년 대비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의미일뿐, 우호적 영업환경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교보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2023년 증권업 영업환경도 녹록치 않겠지만, 증권사들이 그동안 수익구조 다변화 및 자기자본 확대 등으로 인해 기초 체력을 올린 만큼 대응력도 과거 대비 좋아져 올해 국내 증권사 실적은 과거 경제 위기 보다 나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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