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이어 오아시스도 ‘IPO 백기’…험난한 1호 이커머스 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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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이어 오아시스도 ‘IPO 백기’…험난한 1호 이커머스 상장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02.15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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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마켓 상장철회…외형성장後 재도전
SSG닷컴·11번가, 투심 악화에 시장 관망 중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컬리, SSG닷컴, 11번가, 오아시스마켓 CI ⓒ사진 제공=각 사 

이커머스업계의 기업공개(IPO)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컬리에 이어 국내 1호 상장 이커머스 타이틀을 거머쥘 줄 알았던 오아시스마켓까지 상장을 철회하면서 관련 시장이 얼어붙는 분위기다. 당분간 이커머스 기업의 증시 입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마켓은 최근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향후 흑자를 유지하면서도 외형적 성장을 갖춘 뒤 상장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오아시스마켓 측은 “현재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해 코스닥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면서 “이번 상장을 추진하며 자사 본질과 혁신적인 물류시스템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알릴 수 있었음에 큰 의의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공모가 확정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가 부진한 데 따른 결정으로 해석된다. 오아시스는 지난 7~8일 양일간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공모가를 결정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희망 공모가 범위(3만500~3만9500원)를 크게 밑도는 가격에 투자 수요가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투자자들은 오아시스의 적정 공모가를 2만 원 안팎으로 판단했는데, 이는 당초 회사가 제시한 공모가 하단보다 30% 이상 낮은 가격이다.

오아시스가 강점으로 내세운 업계 내 유일한 흑자기업이라는 장점도 시장 반응을 크게 이끌어내지 못했다. 오아시스는 친환경, 유기농 상품을 전문 소싱하는 기업으로 시작해 지난 2018년 온라인 플랫폼 오아시스마켓을 바탕으로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확장해 왔다. 대다수의 이커머스, 새벽배송 기업들이 적자 더미에 빠진 상황에서도 흑자를 내며 주목받았다. 

이는 매출 규모가 적다는 측면에서 향후 성장성에 의문 부호가 붙어서로 보인다 . 오아시스의 2021년 별도기준 매출은 3570억 원을 기록했고, 2022년 1~3분기 누적 매출은 3118억 원으로 전년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쟁사에 비하면 덩치가 작다. 비슷한 시기 상장을 추진했던 컬리의 2021년 매출액은 1조5614억 원에 달한다. 때문에 향후 덩치를 키운다고 해도 꾸준히 흑자를 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 견해다.

이밖에 구주매출 비중이 컸던 것도 악재가 됐다. 오아시스가 공모 예정인 주식은 523만6000주였는데, 이중 30% 가량인 157만1000주가 대주주인 지어소프트의 구주 물량이었다.

오아시스마켓에 앞서 증시 입성에 도전했던 컬리도 지난달 상장을 연기했다. 당시 컬리는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을 고려해 한국거래소(코스피)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컬리와 오아시스마켓 모두 상장을 철회하면서 이커머스 1호 상장 타이틀 레이스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현재 컬리, 오아시스마켓 이외에 11번가, SSG닷컴도 상장을 준비 중이다. SSG닷컴과 11번가는 각각 2021년 10월과 지난해 8월 주관사 선정을 마쳤지만, 이후 진행 상황은 더딘 것으로 전해진다. SSG닷컴의 경우 당초 지난해 상장이 목표였지만 이를 연기했다.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추진 시기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11번가 역시 연내 상장이 목표지만 우선 시장 분위기를 지켜보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선 이커머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를 재확인한 만큼 상장 물꼬 틀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대내외 경제 상황 악화로 증시가 침체된 데다 온라인 업황도 부진한 상황이다. 각 업체들은 과거와 달리 무리한 투자보다는 성장과 수익성 모두를 고려해전략을 재정비 중이다. SSG닷컴과 11번가 모두 올해는 내실에 기반한 성장을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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