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대오 무너진 민주당, 향후 앞날은? [박지훈의 발로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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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대오 무너진 민주당, 향후 앞날은? [박지훈의 발로뛴다]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3.03.04 1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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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최악의 상황 모면했지만 리더십 흔들
대표직 유지 여부와 원내대표 선거도 변수로
분당 가능성은?…구심점 없으면 어렵단 전망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시사오늘(=김유종 기자)
민주당의 단일대오가 무너진 가운데, 앞으로의 민주당은 어떻게 될까요?ⓒ시사오늘(=김유종 기자)

“총 투표수 297표 중 가 139표, 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서 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지난달 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습니다. 국회 출석의원 297명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 169명이 전원 참석했음에도 찬성표가 더 많이 나왔습니다. 최소 31표가 이탈한 상황이죠.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과 양아들(양심의 아들)은 분노와 함께 이탈한 의원들 색출에 나섰습니다.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이유입니다. 이들은 관련 민주당 의원 목록을 만들어 공유에 나섰습니다. 총선 낙마 운동을 펼치겠다는 의도인데요. 자신의 지역구 정치인에게 직접 찬성했냐고 추궁하고 의원들은 이에 부정하는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로서는 당대표가 체포되는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당 소속 의원 169명이 전원 참석한 무기명 투표에서 상당수가 가결에 표를 던짐으로써 리더십이 실추됐다는 분석입니다. 2일 <시사오늘>이 취재한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은 그 원인 관련해 이구동성으로 불안정한 지지기반을 꼽았습니다. 

그가 중앙정치를 시작한 것은 불과 1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오랜 기간 원외에서 ‘행정가’로 활동했던 이 대표가 민주당 전체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게 된 것은 지난 대선 경선부터였습니다.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대통령 후보가 됐죠. 하지만 경선 과정에서 이낙연 전 의원과 난타전하며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친낙계 의원들의 소극적인 유세 참여에 아직도 갈등이 해소되지 않았냐는 의혹이 나왔을 정도로 갈등을 봉합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지난 6월 재보궐 선거를 통해 여의도에 입성했는데요. 전당대회에서 77.77%라는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 대표에 올랐습니다. 최고위원 후보 역시 친이재명을 외친 이들이 지도부를 꿰찼죠. 그러나 ‘정치인’으로서의 ‘협상가’가 아닌 ‘행정가’로서의 ‘보스’ 같은 모습에 중앙 정치인들은 거부감을 느낀 듯합니다. 잡음 역시 끊이지 않았습니다. 비명계 의원들은 꾸준히 현 지도부와 반대되는 입장을 표명했고, ‘민주당의길’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앞날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법리스크가 끝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의견이 중론입니다. 계속되는 검찰과의 줄다리기에 지친 의원들이 이 대표에 사퇴 압박을 넣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번 체포동의안은 무산됐으나, 여전히 이 대표는 검찰에 출두하며 조사를 받아야하는 입장입니다. 당 내에서도 언제까지 대표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야할지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대표를 비호하기 위해 당 전체가 검찰에 끌려가는 모양새에 우려를 표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비명계 의원들이 내부 투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대표로서는 여론을 고려해 당대표직을 내려놓는 선택지도 존재합니다. 지속되는 사법리스크로 국민 피로감도 상당해진다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패배 위험 또한 커지고 맙니다. 이에 대표에서 내려오는 대신 복심을 내세워 비대위를 출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죠. 이탈표가 많지 않기에 이재명 대표 스스로 당대표 직에서 내려올 확률은 적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이 대표가 받는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면 내년 총선까지 이 대표의 영향력이 절대적일 거라는 관측도 존재합니다.

오는 5월 진행될 원내대표 선거 역시 이 대표 앞날의 변수가 될 것으로 가늠됩니다. 친명계와 비명계 간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당의 2인자를 선출하는 선거인만큼, 파벌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 민주당 당직자는 관련해 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친명계와 비명계 원내대표 선거 구도를 ‘세력’ vs ‘선수’로 표현했습니다. 친명계는 의원들이 많지만, 원내대표로 출마할 만한 중진급 의원 수가 적은 한편, 비명계는 중진급 인사가 많이 포진돼있어도 세력이 적어 선거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평입니다.

원내대표 선거 또한 친명계가 승리한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박상병 인하대학교 교수는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의 의중과 함께하는 사람이 70%의 확률로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반이재명 깃발을 들고 나와서는 당 내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분당 가능성도 주목되는 일입니다. 현재까지는 낮다는 시각이 더 많은 듯합니다. 한 예로 과거 국민의당 사태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인데요. 당시 국민의당에는 안철수라는 거물 정치인이 있었고 이를 뒷받침하는 호남 토호 의원들이 있습니다. 반면 현재 비명계 내에선 중심을 잡을 만한 인물이 없으며 대부분 지역구가 탄탄한 중진 의원들이기에 탈당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다음으로 민주당은 이미 분당하면 선거에서 필패한다는 뼈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승자독식형 정치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당제로 간다면 표가 분산돼 결국 분당한 측에서 패배한다는 것이죠. 여당이 분당하지 않는 한 민주당 또한 사실상 제로인 셈인 것입니다.  

야당 정가의 한 인사는 관련해 “2015년 분당 당시에는 호남이라는 지역적 요소가 있었지만, 지금은 지역으로 묶인 것도 아닐 뿐더러 당시 탈당했던 의원들 상당수가 우리 당으로 다시 복귀했다”고 전했습니다. 

민주당의 분당 가능성은 낮다고 쳐도 ‘이재명의 리더십’이 흔들리면서 단일대오가 무너진 상황인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과연 어떻게 될까요? 앞날이 궁금한 이유입니다.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확실하고 공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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