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올드보이 전성시대?…5년 이상 대표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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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올드보이 전성시대?…5년 이상 대표 수두룩
  • 유채리 기자
  • 승인 2023.02.28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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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수장 대부분 5년 이상…장매튜 페퍼 대표 11년차
19년 취임 권종로 한국투자 대표, 지난 12월 유임 확정
업계 “상황 급변…리스크 관리 위해 대표 교체 가능성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유채리 기자]

김문석 SBI저축은행 신임 대표를 제외하고 대형 저축은행 대표 모두 임기 5년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오래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는 이는 장매튜 페퍼 대표로 2013년 취임 후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다. 5대 저축은행 대표 중 비교적 늦게 취임한 권종로 한국투자 대표 역시 지난해 12월 유임이 결정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표 교체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대형 저축은행 대표 대부분이 임기 5년 이상을 기록했다. 장매튜 페퍼 대표가 가장 오래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로 11년차에 접어들었다. 5대 저축은행 대표 중 비교적 늦게 취임한 권종로 한국투자 대표 역시 지난해 12월 유임이 결정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표 교체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대형 5대 저축은행 대표의 장기 집권이 당분간 계속되는 가운데 향후 리스크 관리 등을 이유로 이들의 연임이 막을 내릴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김문석 SBI저축은행 신임 대표를 제외한 5대 저축은행(자산 규모 상위 5개사 SBI, OK, 웰컴, 한국투자, 페퍼저축은행, 이하 저축은행 생략) 대표 모두 ‘올드보이’ 명단에 이름 올리게 됐다.

현재 대형 저축은행 수장들의 임기는 기본 5년 이상이다. 저축은행 대표 중 ‘터줏대감’인 이는 페퍼의 장매튜 대표다. 장 대표는 2013년 페퍼가 설립될 때 취임해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금은 ‘김문석 대표 체재’로 바뀌었지만 이전 SBI 수장들도 대표적인 ‘올드보이’였다. 임진구 전 각자대표는 2015년부터 8년 간, 정진문 전 각자대표는 2016년부터 7년 간 수장으로 SBI를 이끌어왔다.

OK(정길호 대표)와 웰컴(김대웅 대표)도 장기 집권 중이다. 정길호 대표는 2016년 취임해 지난해 4연임이 확정돼 8년차에 접어들었다. 이듬해 취임한 김대웅 대표 역시 2020년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5대 저축은행 대표 중 가장 최근인 2019년 취임한 권종로 한국투자 대표 역시 지난해 12월 유임이 확정되며 임기 5년차에 접어들었다.

이로써 이들 저축은행 대표 대부분이 임기 5년 이상의 장기 집권 대표가 된 셈이다.

업계는 저축은행 대표들의 장기집권에 대해 ‘안정’을 주요 이유로 꼽고 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회사를 정상화하는 장기과제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일관성 있게 회사를 이끌어 갈 리더십이 중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사태 일어나고 업권이 거의 망가지다시피 했다”며 “대표 임기가 짧았다면 변동성이 커 회사 정상화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시중은행보다 규제가 강력하다는 점도 대표들의 장기집권 원인으로 분석된다. 엄격한 규제는 저축은행이 사업을 확대하거나 투자하는 데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예금보험료율을 살펴봤을 때, 시중은행은 0.08%, 보험·증권은 0.15%, 상호금융은 0.2%인데 반해 저축은행은 0.4%다.

유가증권 투자 한도 역시 저축은행에는 더 엄격한 규정이 적용된다.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에 따르면 저축은행은 50% 한도를 넘어 투자할 수 없다. 반면 은행법은 시중은행이 60% 한도 내로 투자가 가능하다고 정해놓고 있다.

그렇기에 대표 교체에서 오는 리스크를 감수하기보다는 일관된 체제 아래 안정성을 추구하는 게 최우선 과제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형 저축은행 수장들의 장기집권이 막을 내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 사정이 녹록치 않아서다.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01억 원 감소했다.

대형 저축은행 5개사 중 무려 4곳이 지난해 3분기 기준 BIS비율에서 업계 평균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한 점도 눈에 띈다. BIS란 자기자본 대비 위험자산의 비중을 의미한다. 웰컴 12.59%, OK 10.81%, 페퍼 10.49%, 한국투자 9.77%로 모두 업계 평균 12.88%보다 적다.

이익은 감소하고 보유하고 있는 자본 중 위험자산은 늘어가고 있어 미리 위험에 대비하는 리스크 관리 능력 제고를 위해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둘러싼 환경이 매우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며 “모든 저축은행이 리스크 관리를 중요하게 여기며 상황에 맞게 대응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대표 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보험·저축은행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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