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의 아름다운 '고백'…"나의 명예회복은 박근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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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의 아름다운 '고백'…"나의 명예회복은 박근혜 대통령"
  • 정세운 기자
  • 승인 2012.11.09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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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과 리더십> 6선 의원 정무장관 당 대표 등 성장배경 뒤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세운 기자]

서청원 한나라당 전 대표의 정치시작은 11대 국회다.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1년 민한당 후보로 나와 당선됐다.

당시 민한당은 집권 여당이던 민정당 ‘2중대’ 소리를 들었지만, 공천을 관장했던 유치송 신상우 등이 야성을 강화하기 위해 6.3 세대에 속한 사람들을 대거 공천했다. 홍사덕 김도현 고영구 최혜성 등이 이때 공천을 받았다. 서 전 대표도 같은 케이스다.

▲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 ⓒ시사오늘
서 전 대표는 12대 총선 때 낙선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이끄는 신민당 돌풍 때문이었다.

서 전 대표와 YS 집은 불과 500M 거리에 있었다. 김덕룡과는 6.3 시위 때 옥고를 치르면서 알던 사이고, 장학노는 중앙대 후배였다. 장학노를 통해 홍인길을 알게 됐고 시간이 흘러 이들은 ‘술 한 잔을 걸칠 수 있는 친구’로 발전했다.

서 전 대표는 13대 국회 때 원내로 진입한 뒤 통일민주당 대변인과 김영삼 총재 비서실장을 맡으며 상도동 핵심 직계 인사가 됐다.

이후 서 전 대표는‘YS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다. 1990년 내각제 각서 파동이 불거지자 ‘노태우가 YS를 죽이려 한다’는 판단에 따라 최형우 최기선 강삼재 김운환 등과 함께 탈당이라는 배수진을 쳤던 일은 이미 잘 알려진 일화다.

문민정부에서 서 전 대표는 정무장관에 등용됐고, 2002년 대선을 앞두고는 한나라당 대표를 맡으며 거물정치인으로 성장했다.

그의 이런 성장배경에는 ‘긍정의 리더십’이 존재한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2002년 당 대표를 맡았을 때 그는 모든 인사권을 이회창 대선 후보에게 양보했다. 어떤 누가 기용된다고 해도 ‘화합’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 전 대표가 얼마나 낙천적인 사고를 가졌는지 잘 알려지지 않은 일화가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옥고를 치른 서 전 대표는 출소한 뒤 2011년 YS 상도동 자택으로 새해 인사를 하러갔다. 서 전 대표는 그 자리에서 의정부 감방 생활을 얘기하며 “의정부는 서울이 아니라서 공기가 맑다. 건강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다소 억울할 수 있었던 옥중 생활을 ‘건강을 되찾은 것’으로 위안 삼았다.

“나의 명예회복은 박근혜 대통령”

그는 지난 6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 중 2007년 4월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YS 자택을 방문했던 일화도 털어놨다.

당시 한나라당에서는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치열하게 경쟁했다. YS는 공개적으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다.

서 전 대표는 YS와 만나 무릎을 꿇었다. 그러고는 “박근혜 후보가 집까지 찾아와서 도와달라고 해서 약속을 했다. 내가 한 번도 각하의 말을 거역한 적이 없다. 솔직히 각하가 이명박 후보를 도와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YS는 “왜 이리 고집이 세노”라며 웃었다. 서 전 대표는 당시가 또렷이 기억난다고 회고했다. 그는 '내가 그렇게 말하니까, YS가 문 앞까지 나오더라’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서 전 대표는 “나는 영원한 상도동계”라며 YS가 재평가 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금융실명제를 간단히 봐서는 안 된다. YS가 아니면 불가능했다. YS가 며칠 만에 정치군인들을 다 잘라냈는데, 그 양반 용기와 결단은 알아줘야 한다. 정치군인들이 숨 못 쉬게 한 것은 역사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잘 나가면 이에 대한 YS의 공이 일정부분 있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아무런 직책을 맡지 못한 무관의 정치인으로 전락한 서 전 대표를 지지하는 ‘청산회’ 회원이 무려 7만 명에 이른다. ‘서청원’을 지켜주기보다는 ‘서청원이 살아온 정치인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숫자라는 생각이 든다.

‘명예회복은 하고 정치인생을 마무리해야 하지 않느냐’는 필자의 질문에 서 전 대표는 “나의 명예회복은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짧게 답했다.

 

담당업무 : 정치, 사회 전 분야를 다룹니다.
좌우명 : YS정신을 계승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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