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빠른 충전·가격 경쟁력 ‘필수’…K-배터리 청사진 들여다보니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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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빠른 충전·가격 경쟁력 ‘필수’…K-배터리 청사진 들여다보니 [르포]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3.03.16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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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7일까지 코엑스서 ‘인터배터리2023’ 전시회
실리콘 음극재·셀투팩 등 차세대 소재·기술 한 눈에
삼성SDI·LG엔솔, ‘LFP’ 시장 도전…가성비 잡는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인터배터리2023' SK온 부스에 관람객들이 모여있다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인터배터리 2023' 내 꾸려진 SK온 부스에 관람객이 모여있다. ⓒ 시사오늘 권현정 기자

"이게 그거죠? 차세대 배터리"

지난 15일 오전 '인터배터리 2023'에서 한 관람객이 동행에게 질문을 던졌다. 단상 위에 설치된 전고체 배터리 모형을 두고서다. 또 다른 관람객은 '셀투팩'(Cell to Pack) 등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전기 트럭을 들여다보면서 "이렇게 배터리가 많이 들어간다고?"하며 놀라워했다.

인터배터리는 매년 한 차례 열리는 국내 대표적인 이차전지 산업 박람회다. 올해는 3월 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포스코케미칼 등 배터리 관련 200여 개 기업의 참여로 진행된다.

올해 현장은 ESS(신재생에너지 저장장치), 전기자동차 등 각 시장에 새롭게 내놓을 배터리 신제품을 소개하는 자리로 꾸려졌다. 더불어 포스트 리튬이온 배터리, 실리콘 음극재가 적용된 리튬이온 배터리 등 'K-배터리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는 제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더 빨리 충전하고, 더 안전하게 작동하는 배터리


왼쪽부터 삼성SDI 부스에 설치된 볼보 픽업트럭과 적용 배터리 모듈
왼쪽부터 삼성SDI 부스에 설치된 볼보 픽업트럭과 적용 배터리 모듈 ⓒ 시사오늘 권현정 기자

이날 관람객의 이목을 잡아끈 것은 단연 국내 배터리사 부스에 설치된 전기자동차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사 파우치 형 배터리가 적용된 포드의 머스탱 마하-E와 루시드 모터스의 루시드 에어를, 삼성SDI는 자사 브랜드 프라이맥스(PRiMX)의 원형 배터리가 적용된 볼보 픽업트럭을 공개했다.

이중 프라이맥스 전지가 적용된 볼보 픽업트럭은 '셀투팩'(Cell to Pack) 기술이 적용됐다. 셀투팩은 한 개 기기에 더 많은 배터리를 넣기 위해 버려지는 공간을 줄이는 기술이다.

배터리는 가장 작은 전지 단위인 '셀', 여러 개 셀이 들어가는 방인 '모듈', 모듈이 들어가는 마지막 방인 '팩'으로 구성된다. 다시 말해, 셀투팩은 모듈의 개수를 줄이고 면적은 넓혀서, 하나의 모듈에 더 많은 셀을 넣는 기술인 셈이다.

SK온 역시 자사 셀투팩 기술이 적용된 전기자동차 모형을 전시장에 공개했다. 모듈이 줄어들면서 생길 수 있는 안정성 문제는 화재 위험 감지 기술인 'BMIC'를 적용해 극복했다. 

SK온 관계자는 "셀투팩은 양산 전이고, 개발은 완료한 상태"라고 부연했다.

삼성SDI 역시 '안전'을 잡기 위한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삼성SDI 부스는 셀과 모듈에 적용한 냉각 기술 소개에 역점을 뒀다. 모듈 하부에 냉각판을 설치하고, 셀 수준에서는 '벤트(누액 시 배터리를 보호해주는 장치)'를 설치해 안정성을 더했다는 설명이다.

SK온 부스에 설치된 셀투팩 적용 전기자동차 모형
SK온 부스에 설치된 셀투팩 적용 전기자동차 모형 ⓒ 시사오늘 권현정 기자

 

K-배터리, LFP 첫 삽…차세대 전고체 배터리도 '속도'


배터리 소재 관련 기술도 이목을 끈다. 이날 배터리 3사는 주요 고객사인 완성차에 요구되는 '더 빠른 충전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된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나란히 소개했다.

배터리는 음극과 양극으로 나뉘는데, 음극에는 흑연을 주로 사용한다. 다만, 흑연만 이용할 경우엔 전기가 움직이는 길이 구불구불진다. 이를 일직선으로 뻗게 하고자 실리콘을 사용하는 기술이 현재 상용화돼 있다. 길이 곧아지면, 충전시간은 빨라진다.

삼성SDI 관계자는 "지금은 10분 충전에 500km 이상 주행하는 배터리 기술을 갖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술 확보를 위해 소재사와의 협업도 확대하는 모습이다.

배터리 3사와 나란히 부스를 꾸린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양극재, 음극재 공급뿐 아니라 연구개발 단에서도 배터리사와 합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실리콘 음극재 같은 차세대 소재도 독자개발이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이나 삼성SDI 등 배터리사와 협의하고 있다. 우리 연구소와 고객사 연구소가 함께 일 년에 한 번 정도 협의를 진행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부스에 설치된 실리콘 음극재 설명 모형. 왼쪽이 흑연만 적용된 것, 오른쪽이 실리콘 음극재가 적용된 모습
삼성SDI 부스에 설치된 실리콘 음극재 설명 모형. 왼쪽이 흑연만 적용된 것, 오른쪽이 실리콘 음극재가 적용된 모습 ⓒ 시사오늘 권현정 기자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의 개발 계획도 구체화됐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전해질이 고체다. 전기(이온)가 흐르는 길을 만드는 것이 액체 전해질보다 까다롭기는 하지만, 화재 위험 등에선 안전하고, 에너지 밀도가 더 높다는 강점을 지닌다.

이날 삼성SDI와 SK온은 각각 각형, 파우치형의 전고체 배터리 모형을 공개했다. 삼성SDI는 2024년 시제품 생산을 목표로, SK온은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를 2026년까지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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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부스에 설치된 리튬이온배터리 셀과 전고체배터리 셀 비교 모형 ⓒ 시사오늘 권현정 기자

높은 가성비로 최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LFP 배터리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시도도 포착된다.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대명사인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은 게 사실이다. 다만 기술 확보가 비교적 쉽고 원자재 값이 낮아 가성비가 높다. 이 같은 강점으로 최근 현대차, 포드 등 완성차 기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하는 중이다.

박람회에선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LFP 배터리 시장 진출을 알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택용 ESS용 LFP 배터리셀과 팩을 공개했다. 병원, 학원 등 소규모 상업시설에 설치가 가능한 제품으로, 한 사람이 팩 단위 배터리를 옮기고 쌓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2023년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SK온은 2025년 양산을 목표로 LFP 배터리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업계는 LFP 해당 배터리셀이 전기차용 배터리로 활용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SK온 관계자는 "용처는 다양할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왼쪽부터 SK온 LFP 배터리셀, LG엔솔 LFP 배터리셀 및 LFP 배터리팩
왼쪽부터 SK온 LFP 배터리셀, LG엔솔 LFP 배터리셀, LG엔솔 LFP 배터리팩 ⓒ 시사오늘 권현정 기자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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