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초등학교 위클래스, 2곳 중 1곳에만…학폭 관리·예방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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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초등학교 위클래스, 2곳 중 1곳에만…학폭 관리·예방 사각지대
  • 유채리 기자
  • 승인 2023.03.15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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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고등학교 위클래스 80% 이상…초등 약 53%
전문상담(교)사 배치율도 초등학교는 약 56%에 그쳐
장경은 “학교폭력 발생 연령대 ↓…발달상 중요시기”
구축률 자료 공개는 시·도 재량에…개선 확인 어려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유채리 기자]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학교폭력 근절대책 마련을 위한 인성교육 전문가들과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 왼쪽)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오른쪽)과 함께 ‘학교폭력 근절대책 마련을 위한 인성교육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초등학교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해 학생들이 상담할 수 있는 위클래스 서울시 구축률은 중·고등학교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클래스는 학교, 교육청, 지역사회가 연계해 학생들의 건강한 학교생활을 지원해주는 위프로젝트의 일환 중 하나다. 학교 내 설치되는 기관으로 위기학생 발굴과 관리, 학교폭력 예방 교육 등을 한다.

15일 <시사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 중·고등학교에는 사실상 전면적으로 위클래스가 구축된 반면, 초등학교에는 2곳 중 1곳에만 설치돼 있는 걸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2023년도 위(Wee) 프로젝트 운영 계획’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특수학교를 제외하고 서울 내 초등학교 606곳 중 320곳에만 위클래스가 설치돼있다. 구축률로 보면 52.8%에 불과하다. 반면 중학교 396곳 중 384곳에 설치돼 구축률 96.9%, 고등학교 331곳 중 292곳에 설치돼 구축률 88.2%다.

전문상담(교)사 배치율도 비슷한 상황이다. 서울시 중학교 전문상담(교)사 배치율은 95.7%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 고등학교 배치율도 79.2%였다. 초등학교의 경우, 배치율 55.8%에 그쳤다.

문제는 초등학교 내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2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은 2017년 2.1%에서 2018년 2.8%, 2019년 3.6%까지 증가했다. 이후 2020년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이뤄지며 1.8%로 하락했지만 점차 등교가 정상화되며 2021년 2.5%, 2022년 3.8%로 다시 증가했다.

물론 초등학교 피해응답률이 조사가 시작된 때부터 꾸준히 중·고등학교보다 높은 수치로 나타나고 있어 보다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초등학생이 중·고등학생에 비해 학교폭력 감지 민감도가 높아 응답률 역시 높게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해당 의견에서처럼 초등학생의 경우, 학교폭력을 더 민감하게 감지하고 영향 받는 정도가 크고 지속성도 길 수 있어 심리 지원 방안이 보다 필요하고 시급하다고 볼 수 있다.

장경은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학교폭력이나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최근 초등학교 저학년 사이에서도 학교폭력 문제들이 많이 보고되는데 이 시기에 어려움을 겪으면 이후에도 심리적인 문제들이 계속 생겨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초등학생의 경우, 또래문화가 중요해지기 시작하는 단계다. 학교폭력은 또래문화에서 소외되고 배제되는 것이기에 정서적으로 파급효과가 크고 이후 학교와 사회에서의 생활·적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 교수 역시 “이 시기는 개개인에게 또래가 가지는 의미가 큰 때다. 소속감이 중요하다. 또 또래와의 관계가 학교 적응과도 관련 있다. 이 외에도 학업 스트레스라던가 하는 문제들도 함께 발생하며 문제가 중첩되기 때문에 위클래스 운영을 통해 학생들이 심리정서 문제를 호소하고 관리하는데 도움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위클래스 구축률과 상담교사 배치율이 저조한 것에 대해 교육부는 다른 학교급에 비해 초등학교 위클래스 구축을 늦게 시작해서라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처음 구축이 논의될 때,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학교폭력 피해 강도가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피해학생 보호와 지원을 위해 중·고등학교에 먼저 배치했다”며 “중·고등학교가 안정됐다는 상황 판단 하에 초등학교 위클래스 구축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로 초등학교 위클래스 구축률이 증가하고 있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교욱부와 위프로젝트를 운영하는 한국교육개발원이 각 지역의 학교급별 위클래스 구축현황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시작 단계다보니 지역마다 학교급별로 구축현황 차이가 적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시·도별로 차이가 있다. 비교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공개하지 않는다”며 “알려면 지자체에 직접 문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시 자료 같은 경우에도 서울시 교육청이 재량으로 게재해 확인할 수 있게 된 사례다.

한편, 위클래스는 위기학생을 발굴하고 관리, 상담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예방 교육 등을 하는 1차적인 안전망으로 평가되고 있다.

고려대학교 연구팀(심재휘, 이기혜)이 발표한 ‘Wee클래스 운영이 학교폭력 가해경험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따르면 위클래스를 운영 중인 학교는 일반 학교에 비해 학생 대상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보다 활발하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전의 학교폭력 가해경험이 현재의 학교폭력 가해행동에 미치는 영향도 완화해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장 교수는 “학교폭력이 사라지기 위해서는 방관자의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선생님이 함께 하지 않는 순간에서 생겨나는 문제들을 아이들이 해결할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위클래스에서 이뤄지는 학교폭력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보험·저축은행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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