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광양·새만금 찾는 배터리 소재 기업들…국내 투자 활황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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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광양·새만금 찾는 배터리 소재 기업들…국내 투자 활황 이유는?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3.05.02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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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국내 전구체 자급률 56% 전망
中 제련기업도 ‘탈중국’…韓서 답 찾아
LG화학·퓨처엠, 밸류체인 내재화 속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포스코케미칼 광양 양극재 공장 ⓒ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케미칼 광양 양극재 공장 ⓒ 포스코케미칼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포항, 광양, 새만금 등 국내 대표 산업단지로 모이고 있다.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대응을 위해 미국 FTA(자유무역협정) 체결국을 찾아나선 중국 전구체 제련 기업들은 물론, 이들과 손잡고 원재료 내재화에 나서려는 국내 양극재 기업에게 매력있는 선택지로 조명받고 있다.

 

새만금 찾는 화유코발트, 포항 찾은 CNGR…국내 양극재 기업 ‘맞손’


2일 QYR리서치 코리아 등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삼원계 전구체 국내 생산능력은 50만 톤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021년 10만 톤 이하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다섯 배 이상 급증하는 셈이다. 이를 통해 자급률도 26%에서 56% 수준으로 오를 전망이다.

전구체는 배터리 양극재 원가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원재료로,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여러 광물을 제련해 만들어지는 혼합물이다. 여기에 리튬을 더하면 양극재가 되고, 여기 음극재, 분리막 등 부품을 더하면 배터리가 된다.

이처럼 전구체 생산이 급증하는 배경으론 중국 제련 기업의 국내 투자 및 이에 따른 국내 양극재 기업의 국내 투자 증가가 꼽힌다. 실제로 화유코발트, CNGR 등 중국 전구체 제련 기업은 최근 국내 배터리 및 소재 회사들과 손잡고 국내 투자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론 화유코발트는 LG화학과 손잡고 전북 군산 소재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배터리 전구체 합작공장 건설에 나섰다. 총 투자금은 1조2000억 원 규모다. 오는 2029년부터 연간 5만 톤의 전구체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화유코발트는 포스코케미칼과도 손잡았다. 합작회사인 ‘포스코HY클린’을 통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으로 전구체 원료를 생산한다.

CNGR의 경우엔 지난해 포항시와 1조 원 규모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030년까지 포항 영일만산업단지에 전구체 및 황산니켈 공장을 설립하는 것이 골자다. 연산 목표는 전구체 10만 톤, 황산니켈 25만 톤이다.

중국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 거린메이(GEM)는 국내 배터리사 SK온,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손잡고 새만금 산단에 전구체 생산공장을 설립한다. 2024년 말까지 연간 5만 톤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이같은 중국 제련기업의 국내 투자 증가 원인을 IRA 대응 목적에서 찾고 있다.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조항에 따르면, 북미 시장 보조금 혜택이 주어지는 전기차는 생산 과정 내 일정 밸류체인을 북미 혹은 미국 FTA 체결국에서 수행한 모델이어야 한다.

오는 2024년부터는 IRA 추가 조항인 해외우려국가(FEOC) 조건이 발효될 전망이다. 중국 제련 기업들로서는 생산 거점의 ‘탈중국’을 서둘러야 하는 셈이다.

해외우려국가 조항은 IRA에서 정한 중국, 북한, 러시아 등 우려국가의 통제 아래에 있는 기업에서 생산한 광물(2025년), 부품(2024년) 등을 포함한 경우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기준이 생산거점 위치인지 기업 출신지인지를 두고 명확한 발표는 없었지만,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구체 내재화 나선 양극재 기업…밸류체인 내재화 통한 ‘시너지’노려


이에 따라 전구체 내재화(자체 생산화)를 위해 중국 제련기업과 손잡아왔던 국내 양극재 기업들도 국내 생산거점 마련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해외우려기업 요건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중국과의 협업을 이어가는 한편, 국내 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자급할 수 있는 환경도 다져나가고 있다.

지난 2021년 화유코발트와 손잡고 중국 퉁샹시에 양극재 및 전구체 생산 합작법인 ‘절강포화’를 설립하는 등 중국 현지 투자에 나서왔던 포스코케미칼은 화유코발트와 협업을 계속하는 한편, 국내 자급화 시도에도 나섰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부터 전남 광양 세풍산업단지에 연산 10만 톤 규모 전구체 공장에 대해 단계적 투자를 진행 중이다. 투자금은 약 6000억 원 규모다. 해당 투자는 광양만권 밸류체인 마련의 일환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케미칼은 최근 광양만권 내에 양극재 공장, 포스코리튬솔루션, 포스코HY클린 등과 연계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LG화학 역시 고려아연 계열 전구체 제련 기업 켐코와 협업을 강화하며 국내 밸류체인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양사는 지난해 합작법인 ‘한국전구체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총 2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울산 온산 산업단지 안에 전구체 생산 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연간 2만 톤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로, 2024년 2분기부터 제품을 양산해 LG화학 청주 양극재 공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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