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銀, 단독응찰에 협상력 저하 우려
농협 “상호간 협상 진행…기술검증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NH농협은행을 중심으로 한 농협금융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디지털금융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는 슈퍼앱 구축 사업이 닻을 올린다. 다만, 1000억 원에 달하는 사업규모에도 불구하고 참여희망 업체가 한 곳 뿐이라, 초대형 프로젝트 입찰 흥행 실패로 인해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워졌다.
16일 IT업계와 <시사오늘> 취재 등을 종합하면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디지털금융 플랫폼 전환 구축 사업’ 1·2차 입찰등록에서 SK C&C 1곳만 참여했다. 실제로 농협은행 IT부문은 이달 3일 재공고를 올렸다. 지난 2일 자로 마감된 1차 입찰등록이 단독응찰로 마무리됨에 따라 2차 입찰등록을 진행한 것이다.
그러나 이어진 2차 입찰등록 과정에서도 SK C&C만 단독응찰하면서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됐다. 이미 IT 업계에서는 SK C&C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었다.
이는 SK C&C가 농협은행 디지털전환에 참여한 전적이 이미 있기 때문이다. SK C&C는 NH농협은행의 차세대 뱅킹앱 ‘뉴NH올원뱅크’ 앱 시스템 구축에 참여해 최근 관련 작업을 마무리한 바 있다. 이번 농협금융의 디지털금융 플랫폼 전환도 농협은행을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인만큼, 농협은행과 이미 디지털플랫폼 구축 작업 과정에서 손발을 맞춰봤다는 건 강점으로 꼽힌다.
문제는 지난 15일 마감된 2차 입찰등록도 SK C&C 단독응찰로 마무리되면서 NH농협은행이 충분한 협상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졌다는 점이다. 협상과정에서 가격 등 민감한 계약 부분에서 끌려다닐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IT업계에서는 우선협상자 선정 뒤에도 가격 등을 두고 치열한 물밑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에서 농협은행이 제시한 사업예산은 약 984억 원(부가세 포함)이며, 사업소요 기한은 약 2년(23개월)이다.
이와 관련해 농협은행 관계자는 “단독입찰에 따라 가격에 불리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될 수 있으나, 계약추진 시 시장에 형성된 개발인력 단가 등 금액을 참조해 상호 간 협상에 의한 계약을 수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농협은행은 협상단계에서 가격협상과 아울러 기술협상을 진행해 가격뿐 아니라 기술력 검증도 진행해 협상력을 제고하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농협금융지주 이석준 회장은 취임 후 꾸준히 디지털 부문 경쟁력 강화를 강조해온 바 있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17일 NH농협금융 본사에서 열린 2023년 ‘제1차 농협금융 DT추진최고협의회’에서 ‘초일류 디지털금융’이라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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