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모델부터 쇼호스트까지…유통가 파고드는 가상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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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모델부터 쇼호스트까지…유통가 파고드는 가상인간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05.31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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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패션 분야도 가상 인플루언서 적극 활용
‘유명인 리스크’ 없지만 마케팅 효과는 물음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쓱닷컴 쇼호스트 가상인간 ‘와이티’(YT), 동원F&B ‘덴마크’ 가상 모델 ⓒ사진 제공=각 사

유통·식품업계가 가상인간을 앞세운 마케팅 활동에 나서고 있다. 상품을 직접 판매하거나 광고 모델로 나서는 등 기존 유명인 모델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데, 얼마나 효용성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은 5월부터 가상인간 와이티(YT)를 쓱티비의 정식 쇼호스트로 활용하고 있다. 와이티는 영원한 스무살(Young Twenty, YT)이라는 뜻의 가상 인플루언서다.

쓱닷컴은 지난 두 달여간 와이티를 활용한 테스트 방송을 수차례 진행, 쇼호스트로서 와이티의 가능성을 시험했다. 3월 13일 공개한 스와로브스키의 ‘MD톡’ 영상은 3만뷰에 달하는 누적 조회 수를 기록했고, 3월 6일 선보인 SK-II의 ‘MD톡’ 콘텐츠를 통해 발생한 매출은 2억 원에 달했다. 와이티가 진행한 콘텐츠는 일반 쇼호스트가 진행한 콘텐츠 대비 평균 30%가량 높은 뷰수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태미 SSG닷컴 서비스기획담당은 “와이티가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하는 여러 상품을 직접 선별하고, 쇼핑 경험담을 담아 소개하는 콘셉트로 콘텐츠를 기획했다”며 “와이티를 앞세워 MZ세대가 선호하는 상품과 서비스, 혜택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F&B는 프리미엄 유가공 브랜드 ‘덴마크’의 모델로 가족 콘셉트의 가상인간을 발탁했다. 그동안 관련 업계에서 시도해왔던 1인 가상인간이 아닌 4인 가족의 구성원 단위로 기획한 게 특징이다. 버추얼 휴먼 가족의 이름은 ‘신선패밀리’다. 신선패밀리를 구성하고 있는 캐릭터는 각각 ‘신선한’(아빠), ‘오신선’(엄마), ‘신선희’(딸), ‘신선해’(아들)다. 이들 캐릭터는 광고에서 세대별로 제품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빙그레의 자체 캐릭터 빙그레우스는 ‘아카페라 스페셜티’ 실제 광고모델로 뽑혔다. 이번 광고에서 빙그레우스는 대역을 통한 모션캡쳐 기술로 실제 사람의 몸짓과 표정을 구현해 냈으며, MZ 세대가 좋아하는 B급 감성을 재치있게 풀어내 기존 가상 세계관과의 스토리텔링을 이어간다.

[참고사진] LF몰 앰버서더 버추얼모델 나온
LF몰 앰버서더 버추얼모델 나온 ⓒ사진 제공=LF

가상인간은 패션 시장으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LF몰은 지난 4월 첫선을 보인 가상패션모델 ‘나온’(NAON)을 공식 앰버서더로 발탁했다. 향후 나온을 활용해 LF몰 내 연계 콘텐츠를 본격 강화할 방침이다. 나온이라는 이름은 ‘세상의 중심은 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엔 나온의 디지털 화보도 공개됐다. LF 신명품 브랜드 ‘빠투’를 비롯해 ‘이자벨마랑’, ‘챔피온’ 등 LF 주요 브랜드와 ‘리바이스’, 던스트‘ 등 MZ세대에서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꾸몄다.

LF에 따르면 나온은 데뷔 이후 꾸준한 활동으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실제 나온의 인스타그램을 살펴보면, 패션 화보뿐만 아니라 일상 공유,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가면서 현실에 존재하는 인플루언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LF 측은 “나온은 LF의 패션 모티브를 담은 ‘패션 콘텐츠 특화 모델’로 기획됐으며 기존 가상 모델과는 차별화된, 개성 있는 마스크의 캐릭터를 구축하고자 각별한 공을 들였다”며 “나온이 LF몰의 공식 앰버서더가 되면서 앞으로 잠재 고객을 겨냥한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콘텐츠를 더욱 다채롭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여러 업계가 가상인간 활용을 시도하는 건 일명 ‘모델 리스크’에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 유명인을 광고모델로 활용했을 때 광고모델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등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회사가 그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가상인간은 이 같은 위험이 사전에 차단되고, 광고모델을 발탁하는 데 드는 시간, 비용 등도 절약할 수 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 향후 광고 계획에 어울리는 모델을 만들어내기도 용이하다. 

특정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확장해나가는 콘텐츠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하나의 요인으로 보인다. 빙그레가 대표적인 사례다. 빙그레는 ‘빙그레 왕국’이라는 가상세계관 속 빙그레 제품을 콘셉트로 한 여러 캐릭터를 등장시킨 이야기를 만들었다. 빙그레 세계관이 SNS 등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마케팅도 다양해졌다. 동원F&B도 이번 가상인간 가족 모델 발탁을 계기로 향후 제품 세계관과 연결 짓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가상인간의 효과에 의문을 갖는 시선도 있다. 광고모델은 소비자 시선을 빠른 시간 내 잡아끌고, 해당 스타의 이미지를 브랜드에 입혀 상품의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는 수단이 된다. 반면 가상인간은 처음엔 호기심이 생길 수 있지만 모델로서의 이 같은 역할을 해내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인간 활용은 실제 연예인 등을 모델로 내세웠을 때보다 단기간 효과는 적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업계 내 새로운 시도, 장기적인 마케팅의 하나로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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