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태평양제약 '상폐'시키려는 속사정은
스크롤 이동 상태바
아모레퍼시픽, 태평양제약 '상폐'시키려는 속사정은
  • 방글 기자
  • 승인 2012.12.07 1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계 트렌드 vs 제약시장의 철수…의견분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기자]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태평양제약을 자회사로 편입키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4일 태평양제약 주식 전부를 넘겨 받았다.

이를 두고 '화장품과 제약의 만남'이라는 업계 트렌드를 따른다는 긍정적인 시각과 제약시장에서 철수하려는 의도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대립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은 5일 아모레퍼시픽은 태평양제약 주주로부터 주식 전부를 넘겨받는 대신 자사주를 양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환 비율은 보통주 1대 0.0638710, 우선주 1대 0.119224이고, 교환청구는 내년 2월 7일부터 27일 사이에 가능하다.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하고 있던 태평양제약의 보유 지분율은 65.13%이다.

이번 결정을 반대하는 지분율이 20%가 넘으면 주식교환을 할 수 없게 된다. 반대 주주는 내년 1월 23일부터 2월 5까지 의사표시를 하고, 2월 7일부터 26일까지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매수 청구가는 3만 935원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회사의 이익이 되는 결정이었기 때문에 반대 주주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따라서 아모레퍼시픽의 태평양제약 자회사 편입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홍보ⓒ뉴시스
이번 아모레퍼시픽의 결정에 주식시장은 긍정적인 반응이다. 5일 직전 거래일에 비해 아모레퍼시픽의 주식은 4.01%올라 48만 원에 거래되었고, 태평양제약의 주식 역시 2.8% 올라 지주사와 함께 상승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선임연구원도 "단기적으로 기업가치가 변하지 않겠지만 그룹이 제약과 화장품 간 시너지 효과를 성장동력으로 삼고자 한 목적이 커보인다"며 호평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의약품 시장에서 물어나나…부정적 시각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의 이번 결정에는 아픈 속사정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적지 않다.

태평양제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9억 원으로 이는 2010년의 반밖에 되지 않는다. 투입한 연구개발비 또한 74억 원으로 매출의 5.3%에 불과했다. 대기업 계열 제약사의 실적으로는 초라하다.

이런 실정을 이유로 업계는 아모레퍼시픽이 의약품 시장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의 상황이 리베이트 규제 강화, 약가 인하 등으로 고전 중이기 때문이다.

사실 태평양제약의 의약품 축소는 지난해부터 예견됐다. 작년 초 영업조직을 메디컬뷰티와 제약사업 부문으로 나누면서 의약품 분야의 비중이 줄어든 것이다.

인력 충원도 하지 않아 직원 수도 줄었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직원 수는 368명으로 2년 전 500명보다 26%가량 감소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그룹차원에서 제약사에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결정된 일이고, 기존 사업의 수익성 강화 뿐 아니라 메디컬뷰티분야의 신규 사업 추진에도 효율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의약품 분야가 축소될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서는 "주식교환 완료시 지배구조와 관련한 경영권의 변동은 없으며, 태평양제약은 존속법인으로 계속 남아 있게 된다"며 "기존 사업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아모레퍼시픽과 태평양제약이 하나의 회사를 이뤄 기업 간 시너지 효과를 얻을 지 제약사의 도태로 끝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생각은 냉철하게, 행동은 열정적으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