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그룹 두 형제의 지분경쟁, 왕자의 난 벌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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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그룹 두 형제의 지분경쟁, 왕자의 난 벌어지나?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3.10.04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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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측 ˝이미 후계구도 결정돼 큰 변화 없이 경영해 나갈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 롯데그룹 로고 ⓒ롯데그룹 홈페이지

신격호(91) 한국롯데 총괄회장 겸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의 지분 대부분이 두 아들 신동주(59), 동빈(58) 형제로 넘어감에 따라 경영권의 우위를 차지하려는 움직임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겸 일본 롯데 상사 사장은 일본 롯데를 맡아 경영하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한국 사업을 각각 운영하는 것이 원칙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신동주 부회장은 롯데제과 주식을 지난 8월과 9월 각각 643주(9억9,700만 원), 620주(9억 9,759만 원)씩 매입하면서 지분율을 3.48%에서 3.57%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초에는 롯데푸드 2만6899주(1.96%)를 사들이는 등 신 부회장은 10년 만에 개인 돈을 투자해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 지분을 모으는 모습을 보였다.

▲ 신동빈 한국 롯데 회장 ⓒ뉴시스

신동빈 회장 역시 지난 6울 26일 100억 원 가량을 들여 롯데제과의 지분율을 4.88%에서 5.34%로 늘렸다. 또 9월에는 9~13일 지분이 전혀 없던 롯데손해보험 주식 100만 주를 확보하고 롯데케미칼 주식 202억 원 어치를 올해 두번에 걸쳐 매입하기도 했다.

롯데 그룹은 복잡한 순환출자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큰 그림을 그려보면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그룹이 움직이고 있다. 〈CEO 스코어〉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51개의 순환출자 고리에서 43개에 관여하고 다음으로 롯데칠성음료 24개, 롯데제과 12개 참여하고 있다. 즉 이 3개 계열사를 지배하면 그룹 전체를 움직일 수 있는 거나 다름없다.

현재 롯데쇼핑의 지분율은 신동주 부회장이 14.58%, 신동빈 회장은 14.59%를 보유하고 있지만 신 부회장이 지배하는 롯데호텔이 쇼핑을 9.58% 가지고 있어 쇼핑에서 만큼은 신 부회장이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신 회장이 주요 계열사들의 주식을 매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 롯데가 그룹의 순환출자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경영권을 탄탄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신동주 부회장이 쇼핑을 장악하고 있어 쉽지가 않았던 것이다.

이에 신 회장이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고 이를 주축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려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채이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신회장의 최근 주식 취득이 외부로부터의 경영권방어 차원이 아닌 만큼 지주회사 체제로 가기 위한 수순을 밟으면서 신 회장이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신동주 부회장은 순환출자구조를 잘 다져 현재의 지배구조를 확실히 하려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국 롯데의 매출규모(7조 2300억 엔,약 82조 원)가 일본 롯데의 매출규모(5219억 엔)를 훨씬 상회하고 있는데다 동남아 시장마저 한국 롯데가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 롯데는 1980년대 후반 동남아 제과시장에 발을 들여놨지만 이렇다 성과를 할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 마저도 일본의 다른 제과회사들도 뛰어들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 한국 롯데는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그룹이 운영되고 있다. ⓒ뉴시스

반면, 롯데그룹은 외부의 시선과는 달리 신동주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지분확보가 '투자'차원의 매입 이라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한국 사업은 신동빈 회장이, 일본 사업은 신동주 부회장이 맡아 안정적으로 잘 하고 있어 최근 지분 교환 정도로 경영권 확보라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항간에 떠도는 '롯데그룹의 계열분리'에 대해서도 확대해석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내부적으로 모든 후계구도를 정리해 놓은 상태로, 질서가 잡혀 있어 큰 변화없이 경영을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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