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실패로부터 배워 경기도지사 도전에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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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실패로부터 배워 경기도지사 도전에 나서나?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3.10.10 0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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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주목할 정치인 (17)> “진보정치를 혁신하고 잘 키워서 폭 넓은 재편을 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 진보진영의 유력한 경기도지사 후보로 관심받는 심상정 의원 ⓒ 뉴시스

심상정 정의당 원내 대표는 대표적인 진보 여성정치인이다. 심상정 의원은 지난 9월 16일 자신의 저서인 '실패로부터 배운다는 것'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 책에서 심 의원은 25년 노동운동과 10여 년 간의 정치생활을 되돌아봤다. 심 의원은 버릴 것과 지킬 것 사이에서 계속 배우며 대중적 진보정치로 나아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역정가는 심 의원의 이번 출판기념회를 내년 경기도지사 선거를 위해 기지개를 펼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해 후보 사퇴의 용단을 내리기도 했다. 노회찬 전 의원과 더불어 진보정치권의 일익을 담당한 심상정 의원이 대한민국 최대 지자체인 경기도지사에 재도전할지 여부에 정치권과 국민들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노동운동의 철의 여인, 심상정

심상정 의원은 1959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났다. 서울 명지여고를 거쳐 1978년 교육자의 꿈을 안고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에 입학했다.
심 의원은 대학에 들어가면 독서와 여행, 그리고 연애를 마음껏 하겠다는 소망을 품었지만 유신말기의 불안정한 정치상황이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그는 학생운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가부장적인 학생운동의 문화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서울대 최초의 총여학생회를 만들어 초대 총여학생회장이 됐다.

이어 심 의원은 교육자의 길 대신 노동운동에 투신한다. 그는 1980년 구로공단에서 공장노동자의 생활을 체험하게 됐다. 노동현장의 참담한 실상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어린 여공들이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등 열악한 노동 환경 속에서 일하다가 끔찍한 산재를 당하면서도 아무런 권리도 보장 받지 못하는 현실을 경험하고는 그들과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

심 의원은 구로 공단의 공장에 취업해 ‘어용노조’에 맞서 노동자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동조합을 건설하고자 ‘민주노조운동’에 투신했다. 세 차례 취업했다가 해고된 그는 ‘민주노조’를 강화하기 위해 지역 노조들의 연대 활동을 펼치던 중, 1985년 6월 5공 정권의 노조 탄압에 맞선 구로 지역 민주노조들의 동맹파업인 이른바 ‘구로동맹파업’의 주동자로 지목돼 전국적인 지명수배자가 된다. 그가 이끈 구로동맹파업은 625 이후 최초로 벌어진 노동자들의 연대파업으로 알려졌다.

심 의원은 당시 상황을 회고한 적이 있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파업 닷새쯤 되던 날 텔레비전 9시 뉴스를 보던 중 화면에서 ‘1계급 특진, 현상금 5백만원’이 걸린 내 얼굴을 보았다. 그것은 내가 언론과 처음으로 맺은 인연이었다.…당시 나는 국가보안법 위반혐의까지 걸려 있었다. 붙잡히면 물고문, 전기고문 등 극악한 인권 탄압이 횡행하던 시절이었다.”

심 의원은 노동운동계에서 ‘철의 여인’으로 통했다. 그는 6?25 이후 최초의 민주노조 결집체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에서 쟁의국장과 조직국장을 맡았다. 또 민주노총 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어 최초의 산업별 노동조합인 전국금속노동조합의 사무처장을 맡아 리더십과 합리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도권 최초의 진보 지역구 국회의원이 되다

노동운동가 심상정은 2004년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한다. 25년간의 노동운동계를 떠나,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17대 국회에 입성한다. 정치권에선 그의 국회진출에 대해 원내에 진보정치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회의원 심상정은 재벌 중심 경제구조 비판의 선봉장이 된다. 특히 심 의원의 칼날은 대한민국 최대의 재벌 삼성을 향했다. 삼성의 편법·탈법·불법 행위를 들춰내며 순환출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밖에도 금산법 개정을 추진해 삼성의 간담을 서늘케했다. 

하지만 그가 속한 정당이 위기에 빠지자 구원투수가 된다. 2007년 17대 대선 패배에 충격을 받은 민노당은 심각한 내분에 휩싸인다. 결국 당은 중앙위원회 결정을 통해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됐다. 심 의원은 민주노동당의 전면적 혁신을 제기했지만 당내 양대 계파인 PD와 NL세력의 깊은 갈등과 반목으로 혁신안이 부결되는 아픔을 겪는다. 결국 민노당은 분당의 길을 걷는다. 심 의원은 노회찬 의원과 더불어 진보신당을 창당했다. 하지만 MB정권 출범 직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손범규 후보에게 패배해 재선에 실패했다.

비록 낙선의 고배를 마셨지만 심 의원은 바쁜 나날을 보냈다. 고양시에 혁신교육기관인 ‘마을학교’를 만들었다. 2009년 12월에는 한국정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정책연구와 정치교육, 정치실천을 통합하는 모색으로 사단법인 ‘정치바로’를 출범시켰다. 이 연구소가 올해 초부터 개설한 '정치바로아카데미'는 국내 최초의 정치인양성기관으로서 100명이 넘는 진보정치 지망생들을 배출해왔다.

2010년이 되자 심상정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이번에는 경기도 지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심상정은 야권 단일화를 위해 유시민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 사퇴의 용단을 내렸다. 하지만 후보 등록 후 사퇴를 했기에 투표용지에 그의 이름이 명기됐다. 심 의원의 사퇴를 모르는 유권자들이 그에게 던진 표는 무효 처리됐다.

지방선거가 끝나자 그는 진보진영이 정치적 독자성을 유지하면서도 대중정당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진보진영의 통합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하며 진보통합운동에 나선다. 결국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통합연대(진보신당의 통합지지세력) 등 3자간의 통합이 이뤄졌다. 2011년 12월 초에 통합진보당이 출범했고, 그는 공동대표가 됐다.

2012년 심상정은 드디어 국회에 재입성하게 된다. 그는 19대  총선에서 4년 전 낙선의 아픔을 안겨준 손범규 후보를 170여 차로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수도권 최초의 진보정당 지역구 국회의원이라는 영예도 함께 얻었다.

▲ 통합진보당 분당 사태 당시의 심상정 의원ⓒ 뉴시스

하지만 그에게는 또 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총선 이후 비례대표 선거를 둘러싼 부정·부실사태로 인해 다시 구 당권파와 결별의 길을 선택한다. 그해 10월 21일에 통합진보당 내 혁신파 당원들과 함께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진보적 정권교체를 주장하며 "진보정의당"을 창당했다. 진보정의당 제18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지만 낮은 지지율를 극복하지 못하고 11월 26일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전격 사퇴했다. 그에게는 두 번째 후보직 사퇴의 쓰라린 기억이다.

경기도지사 재도전 여부, 아직은 글쎄?

아직까지 심상정 의원은 경기도지사 도전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진보진영의 대표적 여성정치인인 그는 항상 주목을 받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심 의원은 유력한 제3의 후보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6월 시사주간지 <시사IN>은 여론조사기간 <리얼미터>를 통해 내년 경기도지사 후보군의 가상대결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는 불출마 의사를 밝힌 김문수 지사와 김진표 의원을 민주당 후보로 상정한 가상 대결 결과 김문수 45.3%, 김진표 22.2%, 심상정 15.3%의 성적표를 받았다.

지방언론인 기호일보가 지난 7월 여론전문 조사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 후보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이 출마하고 민주당 후보로 원혜영 의원이, 진보정의당 후보로 심상정 의원이 출마한 가상 대결에서 유 후보 41.8%, 원 후보 22.2%, 심 후보 13.4% 순으로 나왔다.

심 의원의 홈페이지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있다. “내가 추구해 온 가치나 비전을 세워가는 정치를 하고 싶어요. 보수냐 진보냐 그 규정보다는 국민다수의 삶에 착근하는 정치를 해서 20대 청년들, 30대, 40대 여성들에게 희망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진보정치를 혁신하고 잘 키워서 폭넓은 재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길이 가장 전도 유망한 길이 아닐까요?”

담당업무 : 산업1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人百己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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