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 국민들 돈줄 갖고 딴죽 걸지 말자
스크롤 이동 상태바
<김동성 칼럼> 국민들 돈줄 갖고 딴죽 걸지 말자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3.10.11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쟁의 수렁에 국민 끌고 가면 되레 역풍 맞는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동성 자유기고가)

어지간해서는 멈출 것 같았던 2007년 남북정상회담 NLL 포기 발언 논란, 이른바 ‘대화록 논란’이 쉽게 꺼지지 않는 모양새다.

당초 수사를 진행해 온 검찰과 지난 참여정부의 주축이었던 친노무현계의 진실게임을 벗어나 여야로 나뉜 정치권의 정쟁으로 확대되면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쉽게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행 정치권은 그야말로 벌집을 쑤셔 놓은 듯 어수선하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뜩이나 정기국회를 맞아, 할 일도 많은 시국에 때아닌 지난 정부의 문서가 진위를 넘어 일대 격전의 원인이 됐다는 점이 못내 아쉽기도 하다. 실제로 여야는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오는 12월까지 국정감사를 비롯해 내년 예산안 처리 등 해야 할 일이 산적하다.

특히 최근까지 논란이 됐던 기초노령연금 논란에 따른 복지예산 책정 여부는 여야를 떠나 국민적 관심사 중 하나로 여겨진다.

국회의 예산 편성에 따라 정부 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이 나서서 본래 정부가 약속한 예산으로 집행할 것을 강조한 만큼, 사태 추이는 초미의 관심사다. 하지만, 논란에 논란을 거듭하며 대화록 논란이 정국을 휩쓸면서 그마저도 여야간 논의의 시간이 짧아졌다는 점도 정책의 방향을 가늠하기 힘든 대목이다.

자칫 반목을 거듭하다, 법정 시한을 넘기는 것은 물론이고 시간에 쫓겨 부실 예산이라는 후유증이 생기지나 않을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여기에 더해, 해를 넘기지 않고 예산안을 마무리 짓을 수 있겠느냐도 의구심으로 남는 대목이다. 대화록을 통해 위기에 몰린 야당이 여당의 입장을 그리 간단히 들어줄 것 같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이는 현 정부와 집권여당의 운영의 묘가 절실히 요구되는 대목이다. 제 아무리 야당이 강하게 나온다고 해도, 국민들의 돈줄을 갖고 딴지를 건다는 것은 되레 역풍을 맞을 소지가 크다.

자연스레 민심의 향배에 맡길 수 있는 사안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어쩌면 더 큰 화를 부를 수도 있을 듯 하다. 여당은 형님의 입장에서 아량으로 야당에 목소리를 기울이고 야당은 새 정부의 첫 예산을 넉넉하게 보아주는 정치문화가 요구된다 하겠다.

정쟁이 쓸고 간 뒤에는 감정의 골만 남는다. 여든 야든, 국민을 그 깊은 수렁으로 몰아가는 정파는 국민의 심판으로부터 그리 자유롭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월요시사 편집국장(부사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