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안철수의 새정치, 보다 선명해야
스크롤 이동 상태바
<김동성 칼럼>안철수의 새정치, 보다 선명해야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3.11.30 03: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젠 구호뿐인 새정치는 더 이상, 국민적 신뢰를 받을 수 없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안철수 의원이 새로운 정치를 표방하며 창당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 28일, 새정치 국민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켜 향후 신당으로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안 의원은 창당 배경에 대해, 동북아의 변화하는 정세와 국민적 삶의 요구 등을 들며 새로운 정치를 펴기 위해 창당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정치’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이다. 더욱, 이를 실현하는 것이 오늘날 정치세력의 화두가 된 것처럼 정치개혁은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하지만, 안 의원의 바램대로 정치권이 새로운 시대를 맞을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는 그의 정치적 실험이 성공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가르는 중요한 문제다. 실제로 안 의원이 ‘새정치’라는 화두를 꺼내들기 전에도 많은 정치인들이 이 말을 써왔던 전례가 있다.

97년 대선에 나섰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당시, 당명을 새정치국민회의로 정하고 정권 창출에 도전했었다. 또 같은 시기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도 낡은 정치의 틀을 고쳐보겠다며 대권 출사표를 던지며 ‘새로운 정치’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2008년 대선에서도 엇비슷하게 재현됐다.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가 기성 정치권에 반발해,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고 국민들에 지지를 호소했다. 문제는 이러한 대부분의 인물과 정파들이 내건 새정치 실험이 실패라는 쓴 잔으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다. 마땅한 이론적 근거도 없이 그저 정치적 슬로건으로 이 용어를 사용했다거나, 이 슬로건을 내건 인물과 정파도 기성 낡은 정치와 결별하지 못했거나다.

또 많은 이들의 새정치 실험이 실패를 한 이유에는 기성 정치권의 강한 저항도 있을 수 있다. 기득권을 내려놓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만큼, 새정치라는 구호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번 안 의원의 창당 선언을 바라보며 든 생각이 바로 이러한 과거의 모습을 반복하는 것은 아닐지 한번쯤 의구심을 가져 볼 필요는 있다. 그가 밝힌 ‘새정치’의 개념이 여전히 모호하고, 막연하다는 말이 많다. 이는 여야에 구분없이 나오는 반응 중 하나다.

이러한 의문이 든 것도 그리 무리는 아니다. 지난 2010년 갑작스럽게 불어 닥친 안철수 돌풍으로 안 의원의 위상과 입지는 크게 달라졌고, 급기야 정치에 뛰어드는 계기가 된 바 있다.

안 의원이 정치적 이념을 미쳐 내놓기 전에 국민들의 요구가 있었던 것이다. 바로 이점이 그의 장점이자 약점이다.

정치적 뜻을 내비치기도 전에 지지율부터 치솟았다는 것은 그의 토대를 취약하게 만드는 것일 수 있다. 물론 반대로 그만한 인물이니, 높은 지지율을 구가한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그에 대한 판단은 조금 미뤄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러나, 안 의원은 국민적 기대가 큰 이 화두를 보다 분명히 해야 할 의무가 있다.

구호뿐인 새정치는 더 이상, 국민적 신뢰를 받을 수 없다. 그의 도전과 실험을 주목이 어떤 결과로 귀결될지 자못 귀추가 모아진다. <월요시사 편집국장(부사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