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 설마, 대구가?…20여년만에 달아오르는 달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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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설마, 대구가?…20여년만에 달아오르는 달구벌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4.02.11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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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관전포인트(13)>여권 경선부터 치열…민주 김부겸 ´도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대구는 선거가 일찍 끝나는 도시였다.

새누리당의 후보가 되는 것이 곧 당선이었기 때문이다. 치열한 물밑경합을 통해 공천을 받아내는데 성공하면 실제 선거는 ‘보너스’나 다름없었다. 자연스레 손에 땀을 쥐는 치열한 선거와는 거리가 멀었던 대구다.

과거 대구에서 일어난 ‘이변’은 단 한 차례였다. 지난 1995년 제 1회 지방선거에선 치열한 선거전 끝에 여당인 민자당 조해녕 후보를 누르고 무소속 문희갑 후보가 승리한 바 있다.

그런 대구에서 서서히 열기가 피어오른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번 6 ‧ 4 지방선거는 지난 95년 못지않은 치열한 경선과 ‘본게임’이 예고됐다.

계기는 김범일 대구시장의 불출마 선언이었다. 재선인 김 시장은 한 번 더 출마가 가능했다. 여론조사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지난달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4년이 대구 도약의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비전과 열정을 갖춘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판단했다”고 전선을 이탈한다.

그러자 여권 후보군이 일제히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각자의 경쟁력을 내세우며 벌써부터 민심잡기 총력전에 들어갔다. 뜨거운 ‘경선’의 판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 (왼쪽부터)배영식 전 새누리당 의원, 주성영 전 새누리당 의원, 권영진 전 새누리당 의원 ⓒ뉴시스

이미 권영진 전 의원, 주성영 전 의원, 배영식 전 의원 등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1번’을 달기 위한 레이스에 들어갔다.

공식 출마선언을 한 이들 중 눈에 띄는 이는 주성영 전 의원이다. 지난해 말 일찌감치 출마선언을 한 바 있는 주 전 의원은 대선 때 박근혜 후보의 유세단장을 맡았던 친박계 인사다.

지난 4일 열린 주 전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새누리당 주호영 대구시당 위원장을 비롯해 유승민 · 조원진 · 김상훈 · 김희국 · 이한성 의원 등 대구경북(TK)지역의 현역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3선의 서상기 의원의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최근 당내의 화제인 ‘중진차출론’과 함께 서 의원 등판론이 거론되는 중이다. 서 의원은 11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자진해서 나갈 일은 없다”면서도 “꼭 나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굳이 거절할 이유도 없고 거절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일각에선 진대세 전 정보통신부 장관 추대설도 제기됐다. 그러나 진 전 장관은 최근 <대구신문>과의 통화에서 “(대구시장)출마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여권이 치열한 경선으로 분위기가 뜨고 있다면, 야권은 미리부터 강한 패 하나를 내세워 이변을 일으키겠다는 분위기다.

▲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 ⓒ뉴시스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경북 상주 출신인 김 전 위원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에 출마, 40.42%라는 이례적인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그가 ‘지역주의 혁파’와 ‘인물론’을 내세우며 대구시장에 도전할 경우, 새누리 후보와의 접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김 전 의원은 현재 사실상 출마 의사를 표명한 가운데, 구체적 공약마련과 출마선언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라는 안철수 의원 측에서도 뚜렷한 카드가 보이지 않아, 지역 정가에선 사실상 야권 단일 주자로 자리매김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전 의원은 최근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지난 총선에서 큰 성과를 냈다고 해도 대구의 정치지형은 바뀌지 않았다”면서도 “이번 지방선거, 민주당, 나아가 야권 후보로 연결될 수 있는지는 두고볼 문제지만, 분명 변화의 요구는 들끓고 있다”고 말했다.

당사자의 이러한 신중한 태도에도 정계 일각에선 승산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평이다.

연초에 한 언론기관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그는 김범일 대구시장(29.4%)에 이어 16.0%의 지지로 2위를 차지했다. 김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새누리당의 주성영 전 의원(6.5%), 서상기 의원(6.4%)을 앞서는 수치다.

이러한 상한가에 고무된 민주당도 전폭 지지를 예고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10일 대구에 연 북콘서트 자리에서 “김 전 의원이 대구시장에 출마한다면 누구보다 더 열심히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대구의 민심도 술렁이고 있다.

8일 동대구역에서 만난 한 시민은 “평생 여당(새누리당)을 지지해 왔는데, 이번에는 사람을 보고 김부겸을 찍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범일) 시장이 못한 것도 없다지만 한 일이 없다”고 토로했다.

반면 건설업계에 종사한다는 또 다른 시민은 “에이 설마, 대구가 변하겠느냐. 아무리 사람이 좋아도 절대 민주당을 찍을 수는 없다”며 “지금이야 여럿이 나와서 누굴 찍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이곳(대구)는 새누리당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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