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찌라시>와 이인제…˝누가 이인제를 죽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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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찌라시>와 이인제…˝누가 이인제를 죽였나˝
  • 정세운 기자
  • 승인 2014.03.09 2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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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대선부터 2014년 당권도전까지, 실체 없는 소문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정세운 기자)

영화 <찌라시>는 제목 그대로 ‘찌라시’라고 하는 정보지를 소재로 삼은 영화다. 근거도 없고, 실체도 없는 찌라시의 한 줄 내용 때문에 스타로 발돋움하던 여배우가 죽게 되고, 그의 매니저가 루머의 최초 유포자를 찾아나서는 과정을 그렸다.

루머로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길 수 있는 사람은 배우가 전부는 아니다.
잘 나가던 정치인도 루머로 주저앉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이다.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이인제 의원은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40%가 넘는 지지율을 얻어 수위를 달렸다. 이회창 김대중 등을 포함한 3자 가상대결에서도 항상 1위를 달렸다.

1위를 달리던 이인제를 주저앉힌 건 근거도 실체도 없는 소문 때문이었다. ‘김영삼(YS) 대통령이 이인제 후보 측에 200억 원을 지원했다’는 풍문이 돌았고, 한 언론은 이를 그대로 담아냈다. 보도 후, 이인제 지지율은 반토막이 났다.

YS 기질을 감안하거나 이인제 주변에서 일한 사람이라면 이 같은 풍문이 실체가 없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는 사실.

당시 이인제가 이끄는 국민신당은 여의도 VIP빌딩에 입주했는데, 당직자들은 퇴근 후 돈이 없어 식권을 모아 저녁 술자리를 가졌다. 당시 출입기자였던 필자 또한 이러한 광경을 자주 목격했다.

이인제는 “단돈 1원도 받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믿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은 1997년부터 2014년 지금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악성루머에 시달렸다. ⓒ뉴시스

이인제를 향한 끊임없는 악성루머, 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에도 이인제는 대세론을 구가했다. 이인제의 발목을 잡은 것은 밑도 끝도 없는 소문이었다.

‘이인제가 대통령 후보가 되면 동교동 사람을 찍어낼 것이다. 살생부 명단이 있다.’

소문이 돌자 권력의 핵심들은 여론공작에 나서 이인제를 낙마시켰다.

재미있는 점은 동교동 핵심을 찍어낸 사람은 이인제가 아니라 노무현이었다. 노무현은 대통령에 당선된 후 민주당을 둘로 쪼개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열린우리당에 동교동 핵심인사들은 참여할 수 없었다.

2014년에도 이인제를 향해 근거 없는 말들이 돌고 있다.

‘이인제가 차기 국회의장이나 충남도지사에 나설 것이다.’

이 같은 후문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다가 이인제 의원이 당권도전을 선언하면서 수면아래로 내려갔다.

영화 <찌라시>를 보면 근거 없는 소문을 만드는데 분명한 목적이 숨어있다. 여배우의 매니저는 목숨을 걸고 소문의 근거를 찾아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누가 왜, 이인제를 향해 이런 거짓 소문을 유포했는지 아직까지 밝혀지지 못하고 있다.

다만 짐작은 가능하다. 그건 독자의 상상에 맡기기로 하고, 새누리당 내 차기 유력 대권주자 중 한사람은 지난해 초 필자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들려줬다.

“차기 대권 주자 중 가장 무서운 상대는 이인제다. 그가 어떻게 새누리당에 들어왔는지를 생각해보면 된다. 정치생명이 끝날 것 같았지만 돌아돌아 여기까지 왔다. 변화무쌍하고 다이나믹하다.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담당업무 : 정치, 사회 전 분야를 다룹니다.
좌우명 : YS정신을 계승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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